2024년 8월 20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우리나라의 한센병(나병) 환자를 위해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이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고 앞장섰던 사람이 있습니다.
1912년 미국에서 온 선교사 서서평(본명: 엘리자베스 요한나 셰핑)입니다.
그녀는 32세에 간호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특별히 한센병 환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온몸을 바쳤고, 그 결과 현재의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들이 머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선교, 교육, 구제에 온 힘을 쏟습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일해서일까요?
광주, 제주도까지 돌면서 봉사에 매진한 그녀는 1934년 여름에 주님 곁으로 가고 맙니다.
장례식날에 많은 여성이 운구 행렬을 따랐고, 특별히 그녀가 남긴 유품에 모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요 반 장, 쌀 두 홉, 현금 27전이 전부였던 것입니다.
한 장이었던 담요도 어려운 사람에게 찢어주었기에 반 장만이 그녀의 유품으로 남은 것입니다.
심지어 죽기 직전에는 자기 시신까지 세브란스 병원에 기증했습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Not success, But service”(성공이 아닌 섬김으로)
그녀는 이 문구를 매일 보면서 기도했다고 합니다.
평생 성공을 바라보기보다는 섬김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이 기도를 받으신 주님께서는 크게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평생을 사랑으로 사셨고 또 그렇게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도는 과연 어떤가요?
우리의 기도가 과연 주님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의 기도는 너무나 세속적인 기준에 맞춰 있습니다.
욕심이 담겨 있고, 이기적인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과연 자기를 낮추는 겸손과 사랑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깜짝 놀라지요.
부자는 절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 시대에는 그래도 넉넉한 사람이 많은 봉헌을 했고, 이런 봉헌에 대한 평가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얼마나 깜짝 놀랐겠습니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힘이라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부자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데 집중할 때는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Not success, But service”(성공이 아닌 섬김으로)
이 말씀을 우리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박노해).
사랑합니다~♡♡♡
조명연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