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에 수소 양이온과 염소 음이온이 따로 따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두 이온을 모아서 결합시키면 염산 즉 위산이 만들어지지요. 이 과정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수소 양이온과 염소 음이온을 결합시켜 생성된 염산을 필요한 농도로 농축시키는 작업에 에너지가 소모되지요.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는 주로 음식을 섭취한 후 소화하여 얻어진 영양소 특히 포도당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입니다. 이 에너지는 아데노신삼인산(ATP)에 저장되어 필요할 때 사용되지요. 물론 기후의 차이 즉 온도, 습도 등에 의한 기초대사 량의 차이는 당연히 있지요. 우리 역시 젖을 먹여 아기를 키우는 포유동물이므로 기온이 내려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많은 음식을 필요로 합니다. 즉 포도당의 연소에 의한 에너지이외에도 태양에너지를 직접 흡수하는 경우도 있지요. 사고실험을 해봅시다. 실제로 670년대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미 브라질 등지로 이민을 갔지요. 그들이 추운 우리나라에서 먹고 있었던 음식물의 양만큼 더운 나라 브라질에서 먹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 브라질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교포들의 식사량을 우리들과 비교하면 약간 적을 것입니다. 물론 열대지방에 거주한다고 하더라도 안 먹고 살 수는 없지만. 그리고 포도당의 연소에 의하여 얻어진 에너지는 어떻게 사용될까요? 성장, 신진대사, 체온유지 등에 사용되겠지요. 앞에도 말하였듯이 이렇게 귀중한 에너지 중 일부가 위산을 제조하는 과정에 투입됩니다. 당연히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겠지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에너지를 사용하여 위산을 제조할까요? 위산이 필요하니까! 어디에 필요할까요?”
우리의 피부, 모발, 뇌, 내장, 허파, 염통, 콩팥, 피, 혈구, 효소 등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얻기 위해서는 고기, 생선, 곤충, 콩 등을 섭취하여야 합니다. 이들 음식에 포함된 단백질을 소화시켜 간단한 구조를 가진 아마노산으로 분해하여야 합니다. 특히 발린, 루신, 이소류신, 메티오닌, 트레오닌, 리신, 페닐알라닌, 트립토판, 히스티딘은 우리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음식에서 얻을 수밖에 없지요. 다시 말하면 음식물에 포함된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물질들이 필요한 것이지요. 다양한 생물 교재에 의하면 위산에 의하여 불활성인 펩시노겐이 활성을 가지는 펩신으로 변화되며 펩신에 의하여 단백질이 펩티드 결합을 가진 분자로 바뀐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펩티드 결합을 가진 분자?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의문을 가졌지만 별 관심 없이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 와서야 집중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자료를 더 찾아서 보다 정확한 의미를 알아내어야 하겠지만 지금은 추정한 것을 간단하게 소개할게요. 아미노산의 축중합에 의하여 만들어진 고분자가 바로 단백질인데 실제로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이루어진 기관들 예를 들면 피부, 모발, 혈구, 내장 등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아미노산에서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일정한 모양을 가지도록 변형됩니다. 이것을 단백질의 4차구조라고 하지요. 우리가 소의 근육을 먹게 되면 입,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오게 되지요. 물론 소 근육을 열로 조리하는 동안에 약간의 변형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본래의 4차구조를 유지한 채로 위산과 펩신과 접촉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펩신에 의하여 단백질이 분해되어 펩티드 결합을 가진 분자로 변한다는 의미는 이 4차구조가 무너져 2차 또는 3차구조로 바뀐다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위에서 단백질의 분해가 일어납니다. 실제로 이 분해를 관찰한 기록이 남아 있지요. 1822년 미국 중서부 매키넥 마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6월 실수로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산탄총을 발사하여 모든 총탄이 19세의 프랑스계 캐나다 청년이었던 알렉시스 생 마르탱의 몸속에 박혔지요. 다행히 의사인 윌리엄 보먼트의 치료로 그는 죽지 않고 기적적으로 회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위에 생겼던 구멍 위로 일종의 뚜껑이 만들어졌지요. 보먼트 박사가 이 사실을 발견하고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 것입니다. ‘과학사의 뒷얘기 Ⅲ ● 생물학 의학’에 적혀있는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4월 9일 오후 3시 오후 3시, 그는 점심으로 건대구찜, 감자, 네덜란드방풀나물, 버터바른 빵을 먹었다. 3시 30분에 나는 그의 위를 조사하여 그 속에서 일부를 꺼냈다. 그것은 반쯤 소화되어 있었으나 먹은 것 중에서는 감자가 가장 소화되지 않았다. 대구는 작은 줄기로 풀려 있었다. 빵과 네덜란드방풍나물은 이미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4시에 나는 다시 그 일부를 꺼내 조사하였다. 소화는 규칙적으로 진행되어 생선의 알맹이도 본래의 조직을 갖고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감자의 알맹이는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약간 있었다.
4시 30분에 나는 다시 일부를 꺼내 살펴 보았다. 전부가 완전히 소화되어 있었다.
5시에 위는 텅 비어 있었다.』
그가 일종의 마루타가 된 것이지요. 이 기록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도 있고 부정적인 의견도 있지요. 물론 그에게는 대단히 불행한 사건이지만 아무튼 귀중한 기록을 얻을 수 있었지요.
이렇게 하여 우리는 위산이 소화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산은 다른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지요. 바로 음식에 묻어 들어오는 세균, 바이러스 및 기생충 알 등입니다. 이들이 입, 식도를 거쳐 위에 들어오면 위산에 의해 파괴되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수인성 전염병이 계속 전염되어 퍼져 나가고 있으며 기생충 역시 죽지 않고 살아서 귀중한 영양분을 탈취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들이 가공할 위력을 가진 위산의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우리의 위벽이 위산의 침해를 받지 않기 위하여 치밀한 구조를 가진 생체 고분자로 위벽이 보호됩니다. 이런 보호 기능을 가진 생체 고분자를 세균, 바이러스, 및 기생충 역시 만들 수 있지요. 즉 이들 역시 보호막을 만들어 살아남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