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30일 尹대통령 방미기간 MBC 라디오 패널, 압도적 친야 성향…MBC, 좌편향 항상 주도"
"라디오 시사보도 콘텐츠, 20년 동안 좌편향 진영 스피커이자 사랑방…정치과잉 상태서 탈바꿈 해야"
"그렇게 편파성 지적해도 하이킥에 상 줘…모든 가치 진보진영이 독점하고 있다는 시대착오적 인식"
"정파적 시사문제에만 함몰 편성서 벗어나야…라디오 방송 공영성 제고, MBC 선도적으로 실현해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은 MBC의 시사 라디오프로그램 패널 선정과 관련해 "편향성에 대한 지적과 개선요구 목소리가 이어져도 들은체 만체하고 있다"며 "더욱이 심각한 편파성이 드러난 조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MBC는 2023 라디오국 격려상 단체상을 '하이킥' PD와 작가들에게 준다는 마이웨이 끝판왕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문 전 국장은 특히 "정치과잉 상태가 되어버린 라디오 매체 성격을 이제는 즐거움과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바꾸는 근본적 해법을 고민해야한다. 설사 최소한 단기간에는 청취율 등에 타격이 발생하더라도 '정치적 진영 전쟁'의 첨병 역할에서 벗어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국장은 12일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방미 기간 동안 MBC 시사 라디오프로그램 패널 선정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KBS도 마찬가지였다. MBC 대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이하 '시선집중')>과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이하 '하이킥')> 방송에서 심각한 편파성이 확인됐다"며 "4월 24일~30일 기간에 '시선집중'에 친여 패널 출연은 2명에 불과한 반면, 친야 패널은 10명이 출연했다. '하이킥' 역시 친여 성향 패널 2명이 출연하는 동안 친야 성향 출연자는 27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편향성(정확히는 좌편향내지 이른바 '진보성향')은 사실 MBC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MBC는 2000년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이하 '손석희')>을, 2003년에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하 '김미화')>를 방송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이 트렌드를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극단적인 예는 교통방송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MBC에서 '손석희'와 '김미화'를 담당했던 PD가 교통방송 사장으로 옮긴 후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이처럼 우리나라 라디오 시사보도 콘텐츠는 지난 2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좌편향 진영의 스피커이자 사랑방으로 자리를 잡아왔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전 국장은 공정성과 균형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내부 모니터링 강화 △모니터링 결과 적극 반영 △외부 제작 콘텐츠 편성 검토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12일 발표된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칼럼 전문.
라디오 방송의 편파성,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4월 방미 기간 동안 MBC 시사 라디오프로그램 패널 선정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KBS도 마찬가지였다. MBC 대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김종배의 시선집중(이하 '시선집중')>과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이하 '하이킥')> 방송에서 심각한 편파성이 확인됐다. 4월 24일~30일 기간에 '시선집중'에 친여 패널 출연은 2명에 불과한 반면 친야 패널은 10명이 출연했다. '하이킥' 역시 친여 성향 패널 2명이 출연하는 동안 친야 성향 출연자는 27명에 달했다. 건강한 식단은 동·식물성이 골고루 있어야 하는데 너무 한 종류만 가득한 꼴이다. 출연자 성향과 비중이 그러할진대 객관성과 균형확보는 애초부터 불가했다.
우리나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편향성(정확히는 좌편향내지 이른바 '진보성향')은 사실 MBC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MBC는 2000년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이하 '손석희')>을, 2003년에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하 '김미화')>를 방송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이 트렌드를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미국 라디오 공영방송인 NPR의 <Morning Edition(1979년 시작한 아침 시사보도 콘텐츠)>, <All Things Considered(1971년 시작한 저녁 시사보도 콘텐츠)에서 기획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대한민국 라디오의 아침과 저녁 시간대는 시사보도 콘텐츠로 하나 둘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NPR과 형식적인 측면은 유사할지 몰라도 내용에 있어서는 NPR의 중립적인(엄격히 봐도 기껏해야 중도좌파 정도) 스탠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점차 좌파에 편향된 양태로 변모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극단적인 예는 교통방송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MBC에서 '손석희'와 '김미화'를 담당했던 PD가 교통방송 사장으로 옮긴 후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라디오 시사보도 콘텐츠는 지난 2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좌편향 진영의 스피커이자 사랑방으로 자리를 잡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람시가 주창한 '진지(陣地)'의 구조적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그 모습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 이번 MBC와 KBS 라디오에서 뚜렷이 나타난 주요 시사프로그램 출연진 대다수의 편향성이다. 편향성에 대한 지적과 개선요구 목소리가 이어져도 들은체 만체하고 있다. 심지어 심각한 편파성이 드러난 위에서 언급한 이번 조사결과 발표 이후인 5월 12일에도 MBC는 2023 라디오국 격려상 단체상을 '하이킥' PD와 작가들에게 준다는 마이웨이 끝판왕다운 발표를 하였다. 이른바 '기계적 중립'방송보다는 '사회적 가치보도'를 우선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오만함의 발로이다. 달리 말하면 정의와 도덕 등의 모든 가치를 진보진영이 독점하고 있다는 이른바 '가치독점'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배경으로 있다.
공영방송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이러한 '중립성과 공정성'의 파괴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우파 성향 진행자와 패널의 대거 투입 그리고 방송에 우파적 색채의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 해답이 될까? 물론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추기 위한 차원에서 이런 조치들은 일정 부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고려해야할 지점이 있다. 현실적으로 라디오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주요 청취자 층이 이미 좌파 성향의 청취자들로 형성되어버렸다는 점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폐지 후 MBC의 '시선집중'의 청취점유율이 이전 대비 20 퍼센트 이상 상승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자였던 신장식이 진행하는 MBC '하이킥'은 최근 라디오 청취율 전체 1위로 등극했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청취자와 이에 주파수를 맞춘 프로그램이 상호 엘스컬레이팅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자 층이 이동해오면서 나타난 일종의 풍선효과라 볼 수 있다. 라디오 시사보도 콘텐츠는 좌파 취향의 청취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의 콘텐츠 장르로서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아 버린 것이다.
정치과잉 상태가 되어버린 라디오 매체 성격을 이제는 즐거움과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바꾸는 근본적 해법을 고민해야한다. 설사 최소한 단기간에는 청취율 등에 타격이 발생하더라도 '정치적 진영 전쟁'의 첨병 역할에서 벗어나야한다. 요즘 라디오 방송에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편성비중이 너무 높다. 더 큰 문제는 정보전달차원이 아닌 특정 정파에 치우친 논평과 해설 콘텐츠가 많다는 것이다. 정파적 시사문제에만 함몰된 편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면 교양과 문화예술 나아가 경제와 과학기술정보를 소개하는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오히려 이런 분야의 유튜브 콘텐츠가 더 전문적이고 소구력이 있고 이 추세는 더 강화되고 있다.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을 찾아 세계로 열린 문화와 지식의 창으로서의 위상을 정립, 라디오 방송의 공영성 제고를 '문화방송' MBC가 선도적으로 실현해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면 프로그램 연성화와 권력비판 의식 물타기라는 비판이 바로 나올 것이다. 다른 장르를 강화하더라도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여전히 계속돼야한다. 지금보다 시간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공정성과 균형을 찾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첫째,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에 외부에서 패널의 성향 분포를 조사한 것과 같은 균형성 실태조사를 내부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상시 실시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는 인력에 의한 사후 심의를 강화하는 것에서 출발하더라도 가능한 빨리 AI와 같은 24시간 가동 가능한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선은 이번 조사와 같이 정량적인 부분-출연자의 성향 분포, 선정 아이템의 성향 분포 등-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고 향후에는 가짜뉴스 적발, 편파성 지수 개발과 같은 내용분석까지도 할 수 있도록 보강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둘째, 이런 모니터링 결과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지금 공정방송을 담보하기 위한다고 만들어놓은 사내 노사협의제도들과 시청자위원회, 편성위원회 등에서 이 모니터링 결과를 정식 안건으로 보고하게 하고 그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논의결과 편향성이 지나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1회에 한해서는 주의, 경고 나아가 2회 이상 문제가 있을 경우 프로그램 폐지까지도 시킬 수 있는 내부 공식 메커니즘를 확립해야 한다. 또 가짜뉴스라고 판명된 내용을 방송에서 명백히 주장한 출연자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1차로는 경고, 2차로는 일정 기간 출연정지, 3차로는 무기한 출연정지까지 회사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이나 폭로를 방송에서 퇴출시키고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는 방송의 책임성(Accountability)을 높여서 진정한 공영방송위상을 찾을 수 있다. 모니터링 결과와 그에 따른 사내 논의와 조치들은 정기적으로 분기나 반기에 한번은 대외적으로도 투명하게 공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모니터링에 대한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시사보도 프로그램 논조와 내용의 다양성 제고를 위해 외부에서 여러 시각과 관점에서 제작한 콘텐츠도 그 질적 수준에 대한 엄정한 자체 평가를 통과한 것이라면 편성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시사 현안에 대해 MBC만의 관점이 아닌 우리사회의 다양한 시각을 같이 소개하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라해서 반드시 내부인력으로만 제작편성해야한다는 것도 일종의 도그마라 판단된다. 편성의 묘를 살려 적정한 방송분량을 각각 배정한다면 내외 관점의 균형 잡힌 조화가 이루어진 시사보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편향성을 탈피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라디오 방송의 트렌드, MBC가 다시 한 번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주도해야 한다. 그래서 MBC 라디오는 MBC안에서 MBC의 공영성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변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 선도국가의 반열에 올라서기 시작한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세계 공영방송의 표준을 제시하는 MBC 라디오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