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발 추우~ㄹ~(출발)
자동차의 핸들을 잡고 지르는 탄성이다.
팔십이 넘은 노인네도 따라서 자~아~ 발출하고 좋아하신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는 여행은 항상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모양이다.
2박3일 예정으로 떠나는 이번 남도기행은 너무 무리한 일정으로 잘못하면 주마간산 격으로 스쳐 지나가지나 않을까 염려되어 아름다운 경치나 산수를 구경하기보다는 선조들의 발자취인 역사 유적지와 기념관 등을 둘러보는 테마 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장마가 끝나고 염천이 시작되는 주말 오전 9시 동대구역을 출발하여,
88고속도로를 단숨에 달려 지리산 IC를 나와 인월을 거쳐 지리산 아래로 진입하니 시원한 공기가 더위를 식혀준다.
공기 맛이 다르다. 몇번의 쉼호흡을 몰아쉬고 실상사, 뱀사골, 달궁, 노고단을 지나 내려오니 구례다.
구구례역 앞에서 순천, 벌교쪽으로 길을 잡을까 하다가 가보지 않은 길로 가기로 하고 곡성쪽으로 우회전하여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주암땜을 돌아 보성으로 내려가기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서 부터는 초행길이라 새로운 풍물들을 구경하랴 운전하랴 바쁜데 어느듯 보성이다.
보성군에 들어서니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송재 서재필 선생의 기념공원이 우리를 맞이 한다.
다 잘알고 있겠지만, 선생께서는 1884년 김옥균, 박영효 등과 갑신정변을 일으켜 개혁을하려 하였으나 실패하고
미국으로 망명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가 되었으며 귀국하여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서대문에 있는 독립문을 건립하는 등 많은 업적이 있는데,
선생의 생가에서 멀지않은 곳에 조성 된 이 기념공원에는 기념관, 동상, 독립문 등이 잘 건립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한번 존경심이 우러나게 한다.
다시 차를 달려 잘 정리된 보성 차밭을 구경하고, 율하 해수욕장을 지나니 강진이다.
작은 섬들이 앞을 가로 막는 해안도로를 서서히 달려가니 육지와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가 나타난다.
대교의 아름다움에 끌려 우리는 고금도로 들어가니 약산도를 잇는 연륙교가 또 있다.
약산도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정유재란 때 수군 본영을 설치하여 왜군을 무찌른 묘당도(보통 고금도로 안다)가 있으며 묘당도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노량해전에서 전사하시어 고향 아산으로 이장하기전 80일간 가매장을 한 묘터와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가 있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나는 그 당시 원균을 비롯한 간신 역적들과 어리석은 임금 선조에 대해 비분강개하고 소름이 끼치는 전율을 느꼈다.
이곳도 아산 현충사처럼 참배객이 많이 왔으면 좋으련만....
묘당도를 나와 약산도 끝에있는 포구로 오니 금일, 생일도로 가는 연락선이 막 떠나려 한다.
마음만 섬마을로 떠나 보내고 돌아 나오는데 눈앞에 다도해 국립공원(이곳 섬들은 완도군이다)의 환상적인 석양 노을이 펼쳐진다.
너무나 아름다와 친구들에게 강추한다 한번 가봐라.
해가 지니 강진만 끝자락에 위치한 미항 마량포구는 풍부한 수산물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제법 흥청거린다.
우리도 깨끗한 숙소를 잡아 여기서 하루의 여장을 풀고 생선회가 맛이 없는 여름에 최고로 치는 농어를 한마리 잡았다 (쐐주 한잔에 농어회 한점 좋다)
다음날, 빡빡한 여정을 소화하기위해 우리는 새벽 맑은 공기를 가르며 강진만 해안도로를 역으로 달려 올라가니 대구면에 있는 고려 청자 도요지가 나온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전시관이나 대부분의 요들이 문을 열지 않아 대충 둘러보고 관광안내판을 읽어 보고 나왔다.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유배생활을 하시면서 목민심서등 600여권의 조선 후기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찾아가는 길에 강진의 소금강이라는 석문공원도 경치가 빼어나다.
돌아 나오는 길에 다산초당 입구에 있는 한국유리에서 운영하던 만덕광산을 둘러보니 광산의 규모가 우리를 압도한다.
직업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여기까지 와서 광산 타령이니)
떠나기전 강진의 해태식당이나 해남의 천일식당에서 남도 음식 맛을 볼 작정으로 왔는데,
강진터미널 뒤에 있는 해태식당을 물어 찾어가니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네. 이런 썩을...
2인 상은 3인 상으로 계산해서 6만원으로 받는대.
아십지만 나와서 대충 한그릇 때우고,
강진 경찰서 부근에있는 한국 초창기 문단의 거성이던 영랑 생가를 찾아 "모란이 피기까지"를 한번 읅고
해남으로 넘어 갔다.
해남에서 완도를 거쳐 고산 윤선도 유배지인 보길도를 돌아 올 계획이 었으나, 이곳은 다음으로 미루고
전남 도청을 이전한 무안군 지도에서 개발중인 모래광산을 견학하기로 하고 목포를 돌아 도착해 보니 과연 모래가 콸콸 쏟아지고 있다.
우선 사무실을 찾아 전후 사정을 애기하고 기술 지도를 청하니 저 멀리 경상도에서 왔다고 일단 경계는 풀고 자세히 가려켜주며 기술자까지 소개시켜 준다.(한 수 배웠다)
이번 여행에 생각지도 않은 큰 수확이며 앞으로 사업에 크나큰 보탬이 되지 싶다.
올라오는 길에 나주 영산포에서 홍어 삼합을 맛 보고(흑산도 홍어를 쓰는 "홍어 일번지"식당이다) 광주를 돌아
다시 88고속도로를 달려 함양에서 진주-대전 고속도로로 바꾸어타고 장계에서 내려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이있는 무주 구천동으로 들어가 1박을 했다.
다음날 충청남도 금산으로가 인삼시장과 인삼 전시관을 구경하고 충북 옥천으로 넘어가 고 육영수여사님의 생가와 정지용 시인의 생가를 둘러보고 우리 회장 노인네를 청산면에있는 댁에 모셔드리고 대구로 내려오니 이번 여정이 끝났다.
7개 시,도를 넘나드는 장거리 여행이었는데도 이 노인네가 별로 지치지도 않고 헤어지기 섭섭해 한다.
나는 피곤한데,,, 부모님 살아 생전에 다 못한 효도여행한 셈치자!!!!!!!
잘 쓰지도 못하는 글을 장황스럽게 쓰가지고 생할의 단상으로 부끄럼없이 올려본다.
끝까지 읽어주어 고마워,
복 받아라...
첫댓글 무리한 일정이기는 하였네만, 어른 모시고 의미있는 여행 축하한다. 가는 곳 마다 해박한 지식으로 상세한 설명도 잘 들었고 남도여행이 쉽지는 않은데... 서편제의 창이 들리는 듯...
좋은곳 잘 다녀 왔구나...몇몇 가본데도 있고 ...궁금하던곳 소상히 소개해 주어 고맙다...보았다고 우째 다 본대로 얘기할 수있남? 용아... 아예 작가로 나서던지...국사선생님으로 나서든지...성규 말대로 해박한 지식, 상세한 설명에 감사하네...
동기야! 장황스런 글 끝까지 다 읽고 칭찬해 주어 고맙네,,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