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에 오르다
개나리의 꽃말은 희망이라 한다.
첫봄에 비교적 먼저,
그것도 함께 많이 피어 눈길을 끄는 게 개나리이니
봄의 전령이라 할 만도 하다.
그래서도 희망이란 꽃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
'나리'는 자기보다 지체 높은 사람을 일컫는다.
면장나리, 군수나리, 순사나리, 뭐 그런 것들이겠다.
그런데 접두어 ‘개’는 좋은 것이 아니거나 천한 것을 이름인데
이를테면 개떡이라든가 개죽음이라든가, 그런 것이요
이런 의미의 '개' 를 접두어로 본다면 개나리는 못난 나리라는 뜻도 된다.
조선 말기에 이상재 선생이 계셨었다.
이분이 어느 봄날 우국 청년들을 모아놓고
몰래 조국의 기상에 관한 교육을 하셨던 모양이다.
그런데 지나가던 일본 순사가 창 너머로 기웃거리는지라
눈치 빠른 이상재 선생이 "창밖에 개나리가 피었군" 그랬단다.
역시 눈치 빠른 학생들이 재빨리 책상 밑으로 엎드려 숨어서
잡혀가는 수모를 면할 수 있었다는데
그때 들여다보던 일본 순사가 바로 개나리였던 셈이겠다.
개나리가 활짝 핀 한강변의 응봉산에 올랐다.
산이라고 해봐아 해발 81미터라는데
오르는 길도, 내려가는 길도 온통 개나리 꽃뿐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매사냥을 즐겼다 해서
그래서 산 이름도 매 응(鷹) 자를 써서 응봉산이라 했다던가.
매사냥은 원래 몽고에서부터 유행했다 하고
이게 고려로 들어와 고려 때에도 매사냥이 유행했다는데
당시 한량 사내들의 말로, 제1의 취미가 매사냥이요
두 번째가 말 타는 것이요
세 번째가 첩을 두는 것이라 했다는데(一鷹二馬三妾)
고려를 이은 조선조의 개국자 이성계도
그래서 매사냥을 즐겼던 모양일까?
개나리를 망춘(望春)이라고도 하지만
이 좋은 봄 판에 접두어 개의 개나리가 판을 친다면
亡春이 되지 않을까?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이 좋은 봄판엔 꽃을 꽃으로만 보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다가온다.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지만
으스대는 장끼도, 살 통통한 까투리도...
좋은 뜻의 매사냥도 즐겨야겠다.
첫댓글 의미있는 말씀 생각하고 갑니다
제가 사는것 청주에도 개나리와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렇군요.
서울은 어제부터 팍팍 터지고 있습니다.
개나리를 보시고 개나라가 될까
걱정하신 것은 아니죠?
응봉산정도는 거뜬하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선배님 즐거운 시간되세요...
하도 어수선해서 걱정이긴 합니다만
잘 되겠지요.
오산엔 철길가에 개나리가 죽(길다랗게) 피어서
고층 아파트 창가에서 바라보아야 멋지게 보입니다.
저는 13층에 살기에 아침에 눈 뜨면 버티컬을 젖히면서 제일 먼저
활짝 핀 개나리꽃을 감상합니다.
나리 나리 개나리, 노랑 세상!
전망이 좋은 아파트로군요~
저는 응봉산에서 멀리 보이는 롯데타워 아래인데요.
오늘 딸한테 보낼
국제택배로 송파우체국 가는길
개나리가 줄지어 환하게 피어서
간만에 눈가득 꽃구경 했습니다
여기저기 꽃이 퐁퐁 터지기 시작하네요
어제 석촌호수도 아침 저녁이 달랐어요
어제가 축제는 마지막 날이라 늦은개화는 아쉬웠어요
석촌호반도 어제부터 팍팍 터지던데~
@석촌
인포메이션
저곳에서 가끔 재능기부합니다 ㅎ
어제 석촌호수가
아침보다 오후는 제법 피어서 다행이었어요
@정 아 이건 어제 아침이라네요
재능기부할때 가봐야겠네요.ㅎ
매 잡는 독수리 닭 잡는 매 고양이도 심지어 마당에 뽈뽈 기어다니는
갖난쟁이도 채 갔다는 매의 활약 옛 사내들은 날아가는 건 쏘아 잡고
달리는 건 타고 보고 꽃처럼 가녀린 첩은 사랑채 침구처럼 끼고 살았으니
사내들 전성시대 르네상스 시대였던 시절을 지금의 남자들은 얼마나 그리울까요
그 한을 지금의 여인들이 다 풀고 사는 거 같네요
이런 세상이 올 줄이야
이곳은 추워서 아직 저렇게 맘대로 못 피어서인지
엉성합니다 용기있는 줄기에서 몇 개 몇 송이씩 만
개나리 군락지네요 아주 보기 좋으네요
노란 색은 봄의 색이 맞습니다
약올리지 마셩.
그리울것도 없지요.
본일이 해본일이 없으니.
매사냥 안 해도 치맥이 지천인걸요.ㅎ
국립 현충원 에도
개나리꽃 만개 했습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묘역
좋은데서 상춘하셨네요.
거기 수양벚이 꽃을 피웠던가요?
개나리란 한 단어로 여러 방향의 뜻으로 사용될수있음을
숨어잇는 많은 이야기를 알려주셔서
언제나 감탄과 재미와 앎을 함께할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저는 봄이면 가장 먼저 병아리 노랑색 꽃을 보여주는 개나리만 떠올리면
아련한 오랜기간 떠난온 고향의 그리움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특히 우리동네는 겨울이 길고 추운 지방이라
꽃을 보기가 쉽지않다보니
봄만되면 개나리,진달래가 제일 그리워집니다.
이곳 정착 십여년뒤 개나리를 화원에서 만나보고는 반가워 눈물이 핑 돌기도
사다가 집 화단 가장 양지바른 곳에 심었지만
기후와 토양이 맞지않는지 20여년이 되었어도
혹독한 겨울지나 피는 개나리꽃은 드문드문 헐렁하게 피는
나의 개나리를 볼때마다 왠지 가슴이 많이 쓰리기도 하네요ㅎ
올해는 몇송이나 달릴지~5월에나 볼수있으니까요
쓸쓸한 이국의 개나리를 소환해 보았어요 ㅎ땡큐!
우리동네는 3월에 눈이 많이 내려서 눈꽃만 봅니다
어제(4/01)도 컨트리스키 타는 친구들 따라가서
록키산속 꽁꽁얼고 눈쌓인 호수위에서 딩굴고 놀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트레일 걷고왔답니다 4월에,
위도 차이가 있으니 그런가봅니다.
어떤식물이든 자생하는 곳에서 오래 견딘것만 남게 마련이지요.
이젠 개나리보다 록키의 눈꽃을 많이 즐길 이유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