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세계일보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간략한 중국차와 일본차의 소개글입니다.(우리나라 차는 생략함)
먼저 中國茶.. 그 다음.. 日本茶의 순으로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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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음식과 함께한 중국의 차>
중국의 차는 음식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중국 사람들은 가볍게 향을 가미한 요리에는 쟈스민차,
향료를 약간 가미한 요리에는 훈제 홍차,
간식으로는 맛이 강한 가향차를 즐겨 마시는 편이다. 1)
또한 중국의 차는 접대를 상징하기도 한다.
요즘도 중국인은 집을 방문한 사람에게 환영의 의미로 차를 대접한다.
우리나라도 중국명차 전문점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중국차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중국차를 즐기는 이××(25)씨는
"중국차라고 하면 중국집에서 흔히 보는 쟈스민차나 엽차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중국차의 가짓수는 엄청나게 많다" 며 중국차를 마시면서 조용하게 사색하거나
친구끼리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동의 '지대방'을 꼽는다.
'지대방'에서 가장 비싼 '보이차'의 경우 처음 맛을 보면
지푸라기들이 썩는 냄새가 나지만 두세잔을 넘기면
보이차만의 독특한 향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한다. 2)
절의 선방 옆에 붙어 있는 방이라는 뜻인 '지대방'이란 간판에 걸맞게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 또한 일품.
발효된 중국차의 장점은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우려낼 수 있다는 데 있다. 3)
녹차는 너댓번 우리면 더 이상 맛이 나오지 않는데 반해
보이차나 오룡차 등의 발효된 차들은 열번 정도 이상 우려내도
물에서 은은한 단맛이 느껴진다.
이씨는 중국차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마니아다.
중국차를 시키면 자사호라는 예쁜 갈색의 주전자와 차그릇인 다배,
차를 거르는 다해(뜨거운 차를 그대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사용하지 않아도 좋다), 4)
남은 차를 버리는 다반 등을 준다. 5)
이씨는 우선 같이 나오는 보온병에 든 펄펄 끓는 물(중국차는 녹차와는 달리
거의 100도에 가까운 뜨거운 물을 사용한다)을 6)
주전자(자사호)에 넣고 곧장 부어서 먼지를 제거할 것을 권한다.
다음에 뜨거운 물을 다시 부어서 기호에 맞게 우려내 마시면 된다는 것.
보통 잔을 붙여서 따르는데 한잔을 다 채우고 옆잔에 붓는 게 아니라
좌우로 왔다갔다하면서 따라야 한다.
그리고 나서 잔이 너무 뜨겁다고 느껴지면,
대나무 집게를 달라고 해서 잔을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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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잘못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몇 가지 덧붙인다면
1) 쟈스민차도 (가)향차의 일종.
2) 좋은 보이차의 경우 향이 맑음.
3) 중국차도 열번 스무번은 우려내지 못함.
4) 다해는 차를 식힐 겸 골고루 나누어 따를 수 있게 하는 다기.
5) 다반은 다기받침 및 퇴수기의 용도로 쓰이는 다기.
6) 중국차와 녹차가 서로 다른 것은 아니고, 녹차도 (중국)차의 한 종류.
참고로 오룡차, 보이차 등의 흑차, 홍차 정도만 고온의 물을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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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일본의 차>
일본 사람들은 차를 피로회복 등의 약리 작용뿐만 아니라
독특한 미학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따라서 일본의 차문화는 건축, 조경, 서예, 꽃꽂이 등의 다도를
아우르면서 이해해 나가야 한다.
일본의 다기 세트는 주전자, 차 포트, 긴 찻숟가락, 그릇2개,
차를 젓기 위한 대나무 막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다기 세트를 이용한 일본의 차문화는
다도의 예술적 아름다움에 매료된 일본인들의 의식을 반영한다.
일본의 다실은 방 한쪽에 바닥을 높게 만들어 그림 한 폭과 꽃을 놓고,
중앙에는 난로를 그 위에 주전자를 배치한다.
뜨거운 물에 분말 형태의 녹차인 맛차를 넣어 저은 후 1)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음식이 나온다.
이렇게 준비된 음료가 '고이차'이다. 2)
주인은 손님에게 처음에는 진한 차를 그 다음에는 좀 더 약한 차를 대접한다.
일본의 녹차는 찻잎의 빛깔이 푸르고 선명하며
이것을 음미하려면 노련한 미각이 필요하다.
고상한 소재의 다구들, 조용한 몸짓,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절제된 행동이
일본 차문화의 핵심이다.
대학원 논문 때문에 일본 다도를 접하면서
그 섬세한 형식과 정신세계에 매료됐다는 조××(34)씨는
"일본 다도의 상대에 대한 배려와 준비성이
생활 속에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고 말한다.
또한 조씨는 "일본 다도는 물 끓는 소리와 차 타는 소리 외에 많은 말들이 필요 없다" 며
"계절마다 이러한 고요한 찻자리를 준비하면서 정신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고 덧붙인다.
일본 다도는 부족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와비'와 3)
지금 이 자리가 일생에 단 한번뿐이라는 '일기일회'(一期一會)를 기본정신으로 한다.
"이런 정신으로 자신을 다듬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취 있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다" 는 바람을 나타내는 조씨.
꽉찬 달보다 약간 이지러진 달의 운치를 나타내는 일본 다도와 어느새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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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일본어를 보충하자면
1) 맛차 → 抹茶 : 일본에서는 분말차(가루차)를 한자로 抹茶라 쓴다.
2) 고이차 → 濃茶 : 일본에서는 말차를 거의 반죽하듯이 거품을 내지 않고 진하게 마시는 것을
고이차(濃茶)라 하며, 거품을 내어 마시는 것을 우스차(薄茶)라 한다.
3) 와비 → わび : 선종의 영향을 받은 일본 다도의 극치로서 간소하고도 차분한 아취나 정취.
첫댓글 감사함니다... 많은도움되엇습니다... 아직도 배워야할것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