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어제 무사히 귀환하셨습니다. 미국국빈 방문 기간 동안의 활동을 반영한 여론 조사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통령 직무수행
잘하고 있다 30%(전주대비 -1%)
잘못하고 있다 63%(전주대비 +3%)
○정당지지도
국민의 힘 32%(전주와 같음)
더불어 민주당 37%(전주대비+5%)
○ 윤석열 정부출범 1년 분야별 정책 평가
긍정(%) 부정(%)
경제 25 61
복지 33 50
교육 23 50
대북한 25 51
외교 27 60
공직인사 19 63
부동산 27 47
☞여론조사개요
기간. 23년 4월 25-27일), 대상. 전국 만18세이상 1001명 표본오차. +-3.1%(95%신뢰수준)
필자가 생각하는 미국 순방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이 잘 한 부분은 “의회연설” 그리고 만찬 중 부른 “American Pie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워싱톤 선언” 은 김태효 안보실 차장이 ‘사실상 핵 공유’ 라고 부풀려 설명했으나 에드 케이건 백악관 선임국장이 “사실상 핵 공유 협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즉각적으로 반박 성명 을내 놓아 좀 과잉 홍보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보 면에서는 전략적모호성을 철회하고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가치지향 외교를 표방하여 사안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용할 외교적 공간이 옹색해 졌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군사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를 무단 침공했습니다. 전쟁 개시 72시간내에 수도 키이후를 점령하고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 낼 것이라고 장담하던 러시아가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면서 전선은 고착되고 전쟁은 장기전의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중립국을 표방하던 러시아와 인접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푸틴이 내심 의도했던 NATO의 동진을 봉쇄하려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의 목적달성이 사실상 실패할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미국은 NATO의 구성원들과 함께 강고한 경제 제재를 실행했습니다.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세계의 여러 나라가 우크라이나를 돕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재제에 동참하여 인류의 대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미사일 공경을 받아 형체를 알아 볼 수 없게 된 모국의 아파트 잔해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는 모습과, 건물 한 귀퉁이가 사라진 채 불타는 아파트의 모습을 담은 처참한 사진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것이 바로 한국의 지도자 (윤석열 대통령)가 언급했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가 아닌가” 라고 반문하며 우회적으로 한국에 무기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이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지원이나 재정지원 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이 어떤 무기도 우크라이나에 주면 적대행위로 간주한다”고 러시아 대통령궁이 경고를 낸 바 있습니다. 포노마렌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윤 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게 될 3가지 조건 중 하나가 이미 충족이 됐다는 점을 강조해 포탄 등 한국의 무기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무리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윗에 윤대통령의 방미기간 모습을 담은 1분 42초짜리 영상과 함께 “한미 동맹은 공유된 국경이 아닌 공통의 신념에서 탄생했다. 민주주의와 자유(liberty), 안보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freedom) 이라고 짧게 적었습니다.
자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기회 있을 때 마다 줄곧 강조해온 화두입니다. 윤대통령이 미의회에서 영어로 한 연설의 제목도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Alliance of Freedom, Alliance in Action)이었습니다. 윤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대통령 취임사 때 보다 많은 46회를 언급했습니다. 윤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결국 자유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해서 가치동맹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추어 졌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평소 공기속에서 공기를 마시고 살면서 공기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이념 속에 살면서 자유와 자유 주의의 중요 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삽니다. 자유와 자유 주의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생존과 번영의 양식입니다. 우리는 이 소중한 가치를 일상생활속에서 잘 가꾸고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래에 인용한 자유주의에 대한 철학과 논리 그리고 국제 정치에의 응용은 필자가 최근 읽은 책 “중국의 팽창에 대한 전략 (복거일 지음, 지식발전소간)”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내용이 좀 깁니다만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 보시면 윤석열 대통령이 왜 그토록 자유와 자유주의 화두에 집착하시는지 그 이유를 어느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자유주의는 간결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이념이다. 그것을 이루는 논지를 소략하게 들면 아래와 같다:
1. 인류의 기본단위는 개인이다. 삶은 모든 종들에서 개체는 생명현상이 작동하는 단위다.
독특한 유전체(genome)를 지닌 개체들을 통해서 발생, 생식 및 진화가 이루어 진다. 개체들의 집합인 사회들은, 즉 가족이나 군체(colony)와 같은 단위들은 개체들의 그런 생물학적 기능을 돕는 기구들이다.
2. 두뇌가 발달한 인류에선 이런 사정이 특히 두드러진다. 개인들은 유례가 없을 만큼 발달된 두뇌를 이용해서 엄청난 정보들을 처리하면서 살아 간다.
3. 따라서 개인들이 자신들의 천부적인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사회의 구성원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개인들이 자유를 한껏 누려야 하고, 개인들에 대한 사회적 강제(social coercion)는 최소화 되어야 한다. 실제로, 개인들이 자유를 한껏 누린 자유사회들은 번창했다. 인류문명의 역사는 개인들이 누리는 자유의 확대의 역사였다.
4. 이처럼 자유로운 사회가 응집력을 지니도록 하는 것은 개인들의 협력이다. 여럿이 협력해서 얻은 이익을 공헌도에 비례해서 나누는 것이 각자 따로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이치를 따르는 것이다. 이런 이치를 따라 문명사회의 원리인 협업, 분업, 전문화 그리고 교역이 나온다. 생물학자들이 상호 이타주의(reciprocal altruism)이라 부르는 이 현상은 생물계전반에 걸쳐 나온다. 세포자체가 이런 이치를 따라 움직이고 세포들 사이에서도 이런 이치가 작동해서 개체를 이루고 개체들이 협력해서 군체를 이룬다. 삶은 다른종들 사이에서도 호혜적 공생(mutualistic symbiosis)이 흔하다.
5. 개인들이 협력을 통해서 사회가 응집력을 지니도록 하는 행태적 장치는 도덕심이다. 우리는 도덕적 동물로 진화해왔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잘 발달된 도덕심을 지녀서 도덕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도덕심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사회마다 법으로 도덕적 행태들을 강화하고 부도덕한 행태들을 응징한다.
6. 도덕과 법은 우리가 지닌 정의감을 반영한다. 사회가 실제로 우리의 정의감에 맞게 움직이도록 보장하는 방안은 민주주의다. 그래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친화적이다.
7. 이처럼 자유주의는 인류 사회의 보편적 구성원리다. 그것을 충실히 따르는 사회는 개인들이 잘 살고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사회에선 으레 압제와 부패가 나온다.
이런 자유주의 원리에서 국제 정치를 인도할 실제적인 지침들이 도출된다.
1. 국제활동들은 도덕과 국제법과 같은 보편적 원칙들을 따라야 한다. 당연히, 국제법을 시행하는 국제기구들의 판결들은 존중되어야 한다.
2. 그런 보편적인 원칙들은 국경에 구애되지 않고 온세계에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인권이나 재산권과 같은 가치들은 모든 나라 들에서 존중되어야 하며, 그런 가치들을 추구하는 노력들은 ‘내정간섭’으로 비난을 받거나 거부되어 선 안된다.
3. 어떤 집단이나 국가도 다른 집단이나 국가에 대해 무력을 써서 자신의 뜻을 강요할 수 없다.”
-복거일저 “중국의 팽창에 대한 전략” 309-311쪽 참조
2022년 5월에 유럽을 방문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수상은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꿋꿋한 태도”가 국제사회의 안정의 바탕인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협력해서 동 아시아에서 무력으로 국경을 변경시키려는 일방적 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무력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변경하는데 절대 반대한다”는 주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통치이념의 기조를 이루는 자유와 자유주의에 입각한 한미일의 삼각 가치연대의 역할이 기대 됩니다. 앞으로 이 삼각 가치 연대가 북한의 핵도발을 억제하고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행사로 동아시아에서 안정과 평화를 해치지 않도록 그 사명과 역할을 다 할 것을 기대 합니다.
한국 갤럽 4월 4주 여론 조사에 나타난 윤석열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과 부정 여론에 대해서 필자는 골프 격언을 빌러 이렇게 진단해 보았습니다.
Drive for show, putt for dough(드라이브는 멋을 부리기 안성마춤이고 퍼트는 돈벌이와 직결된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미국국빈 방문 중 초대받은 손님 자격으로 의회에서 행한 연설과 만찬장에서 부른 American Pie를 Drive에 비유해봅니다. 그리고 대한 민국 제1호 영업사원으로서 거둔 투자유치성과와 경제협력에 관한 실리 외교행보를 통틀어 윤대통령의 Putt실력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국빈 방문 성과를 반영하는 여론조사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필자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 국민들은 호쾌한 드라이브 샷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 주변을 맴돌고 있는 자잘한 문제점을 찾아내어 과감하게 척결하며 새출발을 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