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없는 방문...丹의 작가
김정빈 쌤의 집을 찾았다.
물론
취재 차 날아간 평택의 지인인 탓에 가능한 일이다.
한 번은 찾아 뵈러 가야지 하는 마음은 있어도
무설재 늘상의 생활이란 것은 그저 훌쩍
맘 내키는 대로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휙 떠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야 할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말고 반드시 길을 나서야 한다.
이미
너무 많이 알려졌던 책이건만
저자가 직접 일필휘지 날린 丹의 자체 확인은 2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살이니
길고 긴 시간을 돌아 왔다.
몇년 전 송탄으로 거처를 옮기고
거의 자체 제작으로 손수 지었다는 쌤의 집은
보이는 외양보다 들어서 보니 오히려 소박하다.
어렵사리 소망대로 지어낸 그 집,
감나무집의 첫 손님으로
김정빈 작가의 비얀마 수련시절 참 스승이신
위빠사나 중심의 스님 두 분이 찾아 들었음이니
이제로는
멀리 가지 않고도 그의
마음공부가 감나무 집에서 실현될 일이다.
아주 오래 전 부터 쌤의 보물이었을 소중하고도 소중한 책으로
빼곡한 책장을 보니
그의 70여권의 집필은 하루 아침의 소산물은 분명히 아님을 알겠다.
한때 세간의 화제작, 일명 베스트 셀러만을
모아놓은 서가 위에는
서울대 미대 화가, 김병종님의 그림이 덩그라니 앉아 있고
철 없던 시절에
뜻도 모른 채 읽었다던 단테의 신곡을 비롯한
고전들이 기념비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이니
그 알지 못한 채 읽었을 많은 책들이 결국은
지금의 김정빈 쌤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손 때 묻은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그로 부터 생성되는 집필의 원동력....그의 재산이다.
2층, 곁 창으로 보이는 모과나무를 바라보며
일상의 날들로서 진행되는 집필 공간...소박하디 소박해서
오히려 놀랍기만 하고
그저
노트북과 그의 머리 속에 저장된 흔적과 기억들로
꽉꽉 채워질 원고...가히 놀라운 경지다.
그의 집 뒷자락에 오래도록 당당하게 자리잡은
300년이 넘은 모과 나무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따뜻하기만 하고 그 나무와 나누는 시공간을 초월한 교감도와
그에 대한 애정은 가득 차고도 넘치니
저절로 상생의 기운을 얻을 일이다.
어느 한 공간...빼곡히 꼽힌 영화 DVD....놀라움을 금치 못하니
사실은 큰 아들의 소장품이란다.
실제 상황의 재미를 첨가해 배우는 영어로는 영화보기가
최상이라는 아들의 지론으로 늘어난 DVD라는 말씀을 듣고 보니
무설재 쥔장의 아들 영훈의 일어 완전 정복은
일본 영화보기...라던 말이 생각난다만서도
요즘 아이들은 공부 조차도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길을 터 나가니
우리나라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지 싶다.
지난 겨울의 감나무집 흔적...소복하게 쌓인 눈 만큼이나
정갈하고 아름다운 가족이 그림엽서처럼 살고 있음이다.
감나무집 이라는 당호를 제공해 준
그 감나무에도 눈은 쌓이고
그렇게 거실 한 켠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 덧
삭막한 엄동설한의 계절이 지나고
그 감나무집 에도
또 다시 새봄의 기운이 돌아 오겠지....그러다 보면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활기찬 날들로 북적일테고
세상도 그렇게 맞물려 돌아갈 터이니
감나무집의 쥔장들이나 우리 모두는
다시금 무자년 새해,
소생의 봄을 맞을 날만 기다리면 될 일이다.
그러다 보면
새 부대에 담겨진 새술의 맛을 이미 보고 있지 않을까?
경제 대통령이라는데....
첫댓글 매여있는 몸이라 늘 세상밖의 소식에 소홀했는데 햇살님 덕분에 세상을 간접경험 합니다. 사진에 대해서는 문외한 인데 찍으시는 사진이 전부 작품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행입니다요. 세상과의 소통의 징검다리...무설재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와~! 눈 쌓인집이 이래 맘을 평온하게 하나~? 안정된 삶을 사시는 듯해 감사하고~!
그러게요. 실제로 찾아보니 훨씬 편안한 상태의 몸과 마음을 지니신 듯 하더이다.
맘 내키는데로 마음이 흘러가는데로...쉽지 않으면서도 이리 훌쩍 다니시니 님은 진정 행복하심니다..멋진곳 덕분에 세상구경 많이 하며 살아감니다.
이 와중에도 여기 저기 기웃거릴 힘이 남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