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혓난 촛불
이개(李塏:1417~1456)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청보(淸甫)·백고(伯高), 호는 백옥헌(白玉軒).
사육신의 한사람.
목은 이색의 증손이다.
훈민정음 창제에 관여 했으며, 「운회」·「동국정운」번역·편찬 작업에도 참여했다.
단종복위 계획이 발각되어 젊은 나이에 역모로 거열형(車裂刑)을 당했다.
그의 문집은 남아 있지 않고 절명시와 시조 한두 편만이 남아 있다.
1.
방(房) 안에 혓ᄂᆞᆫ 촛(燭) 불 눌과 이별(離別) ᄒᆞ엿관ᄃᆞㅣ
눈물을 흘니면셔 속 타ᄂᆞᆫ 줄 모로ᄂᆞᆫ고
우리도 져 촛(燭) 불 ᄀᆞᆺ도다 속 타ᄂᆞᆫ줄 모로노라
현대어 풀이
방안에 켜 있는 저 촛불은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눈물을 흘리면서 속이 타들어가는 줄 모르는가?
우리도 저 촛불 같아서 속 타는 줄 모르는구나
2.
방(房) 안에 혓는 촛(燭)불 눌과 이별(離別) ᄒᆞ엿관ᄃᆞㅣ
것츠로 눈물 디고 속 타는 쥴 모로는고
뎌 촛불 날과 갓트여 속 타는 쥴 모로도다
현대어 풀이
방 안에 켜있는 저 촛불은 누구와 이별하였기에
겉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속이 타는 것을 모르는가?
저 촛불도 나와 같아서 (눈물만 흘릴 뿐) 속 타는 줄 모르는구나
紅燭淚(홍촉루)
방안에 붉은 촛불은 누구와 이별하였기에
房中紅燭爲誰別 방중홍촉위수별
바람에 흐르는 눈물 그칠 줄 모르네
風淚汎瀾自不禁 풍루범란자불금
마침내 이상하리만큼 너와 내가 같아서
畢竟怪伊全似我 필경괴이전사아
맡겨 놓은 정(情)도 마음도 재가 되어 사라졌네
任情灰盡寸來心 임정회진촌래심
*
위의 작품 홍촉루(紅燭淚)는 자하(紫霞) 신위(申緯)의 작품인지,
아니면 위의 시조를 한역한 작품인지, 여러 설이 있다.
『역대시조전서(歷代時調全書)』에는 위의 시조 한역으로 되어 있다.
시간이 되는대로 다시 검토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