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나서 가슴이 찌르르, 한참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지요.
그만큼 감동이 진했던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해리엇은 실제로 175년을 산 갈라파고스 거북이입니다.
찰스 다윈의 거북으로 세상에 알려진 해리엇은 지난 2006년 호주의 동물원에서 살다, 생을 마감했어요.
작가는, 호주의 동물원에 있는 해리엇을 보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창조해 내었네요.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자바 원숭이 찰리
너구리 올드, 오소리, 개코원숭이 스미스 등...
각 동물들은 뚜렷한 개성으로 동물원 우리 안의 생활을 견디어냅니다.
찰리는 해리엇이 170살이었을 때 친구가 되어 5년 간 같이 지냅니다.
그리고, 그가 그리워하는 갈라파고스로 보내주기 위해
오래전 획득한 열쇠를 이용해 모험을 감행하지요.
진한 우정이 느껴지는 장면에서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재미 속에서 감동이 온다고...
맞습니다.
좋은 책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그 재미로 인해 감동도 따라오지요.
그런 면에서 한윤섭의 '해리엇'은 감동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동물들에게 잔인한 짓을 했는지 절절하게 느낄 수 있어
인간인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아, 인간들이여....
그대들도 동물의 한 종류임을 잊지 마시길...
* 이 책을 읽고 난 후, 갈라파고스 거북이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았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갈라파고스화(化)'가 있다.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으로 일본 사회가 움츠러들면서 세계로부터 고립된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뉴욕타임스가 처음 이 말을 쓸 때는 일본 상황을 빗댄 것이었으나 지금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 현상에까지 폭넓게 쓰인다. "일본 가전 산업이 자기 기술만 맹신하다가 갈라파고스화했다"고 하는 식이다.
▶갈라파고스 제도(諸島)는 남아메리카 에콰도르 서쪽 972㎞ 태평양 상에 19개 화산섬과 암초들로 이루어진 섬 무리다. 한국에서 가려면 미국을 찍고, 코스타리카와 에콰도르 공항을 찍은 후 갈라파고스를 찍기까지 2박 3일이 걸릴 만큼 멀고 외진 곳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희귀한 생물 종(種)들이 외부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된 진화 과정을 거칠 수 있었다. 오늘날 갈라파고스는 지구 최고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1535년 파나마 주교 토마스 드 베를랑가가 풍랑에 밀려 갈라파고스 섬에 들어왔다. 그는 온 섬을 새까맣게 뒤덮은 거북이와 흉측한 이구아나, 이름 모를 물고기와 새들을 보고 지옥이라 생각했다. 주교는 이틀 만에 가까스로 섬을 빠져나가 이 섬의 존재를 알렸고, 플랑드르의 지도 제작자가 섬을 그려넣으며 갈라파고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갈라파고스는 스페인어로 거북이라는 뜻이다.
▶1835년 26세 영국 청년 찰스 다윈이 해군 측량선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에 왔다. 그는 5주 동안 머무르면서 새, 거북이, 고대화석, 산호초 같은 표본들을 평생 연구해도 모자랄 만큼 채집했다. 6년 후 집에서 표본 상자들을 정리하던 다윈은 똑같은 걸로 알았던 핀치새가 사는 섬마다 부리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모든 생물이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하거나 혹은 도태한다는 '적자생존(適者生存)' 이론이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다윈은 거북이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 남에게 선물하거나 식용으로 써버렸다.
▶19세기 말까지 수십만 마리에 달했던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대부분 선원과 어민들의 식용으로 희생되고 지금은 2만 마리 남짓 남아있다. 거북이도 사는 섬에 따라 특징이 조금씩 달라 11가지 아종(亞種)으로 분류된다. 그중 핀타섬에만 서식해온 코끼리거북 '외로운 조지'가 24일 죽었다. 그가 속한 아종에선 지구 상 마지막 남은 한 마리였다. 백 살을 조금 넘긴 조지는 무슨 까닭인지 종족 보존에 의욕을 보이지 않고 어쩌다 짝짓기를 해도 무정란만 낳았다고 한다. 평화롭던 섬에 어느 날 인간들이 쳐들어와 섬 주인인 자기들을 마구 다룬 데 대한 항의는 아니었을까. <조선닷컴 만물상에서 옮겨옴>
첫댓글 저도 이 책 읽어봤어요. 소재와 주제가 작가의 개성을 잘 나타내었더군요.
이런 종류의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