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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일출마라톤대회
풀/4:24:38 (6:16/k, 9.6kh) (배번9012)
(구간기록)
05 05.1k 34:02 (6:48/k,8.8kh)
10 05.1k 32;13 (6:18/k,9.5kh)
15 05.1k 33:19 (6:32/k,9.2kh)
20 05.1k 31:03 (6:05/k, 9.9kh)
25 05.1k 32:38 (6:24/k, 9.4kh)
30 05.1k 30:21 (5:57/k, 10.1kh)
35 05.1k 31:14 (6:07/k, 9.8kh)
40 05.1k 30:36 (6:00/k, 10kh)
42 01.4k 08:25 (5:46/k, 10kh)
작년 신년일출마라톤은 영하-11/-1도에 1~2ms의 바람이 불었고 기록은 4:28:27이었다.
더구나 4k구간에서 급한 생리현상을 해결하였고,주행에 큰지장은 없었으나 약간의 고관절과 무릅통증을
감내하고 달려야 했다.
작년의 당황스러웠던 생리현상의 기억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 신도림역에 도착하자마자 애써 해결한다.
금년에는 작년에 비해 기온은 영하 2도가 더 내려 갔지만 바람이 없어서 달리기에는 조금은 더 좋은 조건이다.
암튼 작년수준으로 방한복장을 준비하고 긴장감으로 주로에 섰지만 심장은 설레임으로 두근거린다.
작년 1월 에서 3월에 걸쳐 3번의 수술 휴유증을 극복하고 여름과 가을의 회복기를 거쳐서 여기까지 온 것이
뿌듯하다.
작년 10월에 이곳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장관기 마라톤에서 4시간21분 기록을 수립하므로서 수술 휴유증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났기에 오늘은 마음에 부담이 없고 가볍다.
그저께 2시간40분에 걸친 웨이트와 탄천 8키로 달리기로 미리 쥐약을 먹은 탓이지만 몸은 풀리지 않아 무겁다.
마음은 가볍고 몸은 무겁다?
7시15분 출발선을 힘차게 나선다.
윤고뮨이 앞서고, 황형기회장이 옆에서 페이스를 리드한다.
오늘 수마클 출전은 황형기회장,임은주감독,윤상현고문,이용근사관학교장,한민숙님 그리고 나다.
첫 5.1k 구간/34:02 (6:48/k, 8.8kh)
지하철역에서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나서는 스트레칭 기회가 별로없이 스타트한다.
겨울철 달리기에서 스트레칭 없이 스타트 한다는 것은 부상을 부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무모한 도전을 한다.설마하면서 매번 되풀이 되는 습관이고 악순환이다.
그대신 첫구간은 워밍업으로 거의 7분 페이스로 간다.
기록에서 몇분 정도 손해를 보겠지만 스트레칭을 못한 최소한의 워밍업 안전장치다.
몸에 점차 온기가 느껴지고 관절의 마디마디마다 부드러움이 스며든다.
2구간/5.1k/32:13 (6;18/k, 9.5kh)
신도림천을 벗어나 한강이 나오고 신정교를 거쳐 안양천 반환저에 이르는 구간이다.
주말이면 싸이클동호회 회원이 누비는 주로에 한파가 오면서 자전거 인적이 드물다.
달리는 우리는 좁은 산책로 보다는 자전거 도로를 눈치 안보고 뛸 수 있어서 좋다.
언더아머 민소매티+팔토시+복부 핫팩에 수마클 민소매티와 폴라텍 기모 긴팔티+벤츠벨트색+아크 바람막이로
단디 방한 대비를 해서인지 벌써 등이 따뜻해 진다.
페이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6분25초 페이스로 회복되고 윤고문과 황회장이 내 페이스에 맞추어서 뛰어준다.
항상 내가 도움만 받는 의~리있고 착한 페이스 메이커들이다.
반환점인 10.5k에서 급수와 풀린 운동화 끈을 다시 조여 메고 1시간11분만에 턴한다.
작년에 이구간에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턴 한 것은 1시간13분이었고 2분을 단축했다.
단순논리로 계산하면 풀 예상기록이 4시간44분이 나온다.
후반의 가속예상 페이스를 감안하면 4시간30분대로 나온다.
3구간/5.1k/33:19 (6:32/k, 9.2kh)
황회장이 1키로마다의 페이스를 알려준다.
전구간의 후반에 약간 오바페이스에 걸려 6분18초 페이스 달렸다.
급 페이스조절 모드로 바꾸어서 6분32초 구간 페이스로 후퇴한다.
하프까지 조절을 잘해야 후반에 체력이 남아서 걷뛰를 안하게 된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오버 페이스에 걸려 걷뛰를 하면 바로 저체온증에 빠지고 대회를 망치기 때문이다.
10.5키로 반환점에서 급수와 풀린 운동화을 다시 매는데 2분을 소모한 것을 감안해도 선방을 잘 했다.
14키로 지점에서 한민숙씨가 나타나서 활력을 더 해준다.
민숙씨와 나는 2018년1월7일, 여수국제마라톤에서 동반주를 한 이후부터 웬만하면 주로를 같이 하는 동반주자가
되었다.
그날의 일지에는 한민숙님의 동반주로 후반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비복근 부상도 무시히 탈출 할 수 있었다고
기록되어있다.그날 기록도 4시간24분이다.
달리는 페이스나 폼도 비슷하고 가끔 페이스가 나도 모르게 흐트러 질 때마다 반면교사 처럼 즉시 해결해 주어서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작년에도 대회가 있으면 자신의 레이스를 포기하고 아예 페이스리더를 자청하고 나서 주어서 많은 도움되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오늘 용근씨와 민숙님은 피니시시간을 맞추느라고 우리는 7시20분에, 용근씨 부부는 8시에 출발했다.
4구간/5.1k/31:03 (6:05/k, 9.9kh)
나의 가장 적절한 레이스 페이스인 6분25초/k를 살짝 오바했다.
이페이스는 하프 이후의 레이스 페이스여야 맞는다.
황회장 말대로 민숙씨 만난 덕분에 업 된 탓이기도 하고 앞에서 힘차게 리딩하는 윤고문 탓이기도 하다.
10보 앞에서 뛰는 윤고문은 작년초에 어깨 회전근개 수술을 한 휴유증으로 작년 내내 쉬다가 12월에 10키로씩
8회 정도를 훈련하고 오늘 대회에 참가했다는데도 주력이 조금도 줄지 않고 앞에서 시종일관 잘 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주 풀코스를 달려서 500회의 대업을 달성한 고수의 짬밥은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하프기록 2시간16분,겨울 혹한기에 달린 기록으로서는 나쁘지 않다.
4시간30분대 기록달성은 무난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프를 두번 왕복하는 급수대에 이미 앞서 들어온 임은주감독이 따뜻한 꿀물 한잔을 따라서 전해준다.
주로에서의 꿀물 한잔은 보약 한재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쵸코파이 반개를 나누어 같이 보충해 준다.
5구간/5.1k/32:38 (6:24/k, 9.4kh)
출발선에서 급수등으로 2분을 소모했다.
옆의 동반주자가 황형기회장에서 임은주감독으로 바뀌었다.
임감독과의 동반주,평생 있을까 말까하는 일이 내앞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이제부터 내앞에는 윤감독,옆에는 임감독이 바로 뒤에는 민숙님이 호위하는 형상이 되었다.
드림 레이스라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30k구간 까지는 제어된 스피드로 레이스를 끌고가는 구간이다.
지금의 목표 페이스는 키로당 6분대 중반이다.
임감독과 사전 교감은 없었지만 임감독도 1키로 마다 불러주는 구간페이스 기록에서 의지가 전달된다.
12/24,크리스마스 이브에 전마협 언택트를 뛰고 8일만에 다시 뛰는 내 몸 상태는 당연히 최고의 상태는 아니다.
엘리트가 아닌 마스터스 주자라면 대회 직전에 가벼운 피로감이나 다리의 근육표면에 약간 당기는
무거움을 느낄 정도가 딱 좋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온 마라톤 이론은 십인십색 다르고 이현령비현령으로 바뀌지만 오늘의 내 몸상태는 이러하다.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하여 페이스를 지키지 못하고 전반부터 오바페이스를 할 위험이 적다고 할 수있다.
지금 내게 가장 이상적인 페이스는 이븐 페이스지만 가장 안전빵은 후반까지 좋은 컨디션으로 점차
페이스 업하여 완주하는 것이다.
6구간/5.1k/30:21 (5;51/k, 10.1kh)
한강을 옆에 낀 주로를 벗어나 신정교를 지나 반환점을 향해 가는 조금은 지루한 코스다.
10키로 단위를 통과하여 마지막 0.5키로 까지의 반환점이 유독 길게 느껴진다.
발의 피로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방한 때문에 두겹으로 신은 양말의 두께가 느껴 지면서 발가락 끝의 통증이 뇌로 전달된다.
반비례하여 다행히 투지와 열정은 되살아 난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좋은 것은 이젠 내 한계를 안다는 것이다.
한계치를 넘는 순간 바로 부상으로 직결되어 한순간에 몸이 망가지고 회복시 까지 건강도 잃어 버리게 된다.
그렇다고 꿈과 열정을 잃어 버리면 나의 성장판은 그날부터 닫히고 마는 것이다.
끝날 때 까지는 "할 수있다"고,"해 보자"는 승부욕은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원래 30k구간을 지나서 스피드 업을 계획했으나 세분의 페이스 리더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계획을 급수정한다.
임감독은 39k 구간까지 제어된 스피드로 끌고 가다가 체력이 남으면 나머지 3k구간을 전력 스피드로 마무리 할 것을
제안한다.나는 그 보다는 지금부터 일찍 승부를 걸어서 나머지 3k 구간은 내 의지력으로 끌고 나가고 싶다.
7구간/5.1k/31:14 (6:07/k, 9.8kh)
의지와는 다르게 6분 언더주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억지로 무리하면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다.
호흡은 "후후하하"로, 팔치기는 뒤로 살짝살짝 치면서 하진환님이 말한 대로 가드를 약간 올리고 몸에 최대한 붙이고
가슴의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한다. 가장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순간이다.
이동진훈련차장의 엉덩이 근육을 활용한 고관절 회전주법은 허리와 엉덩이,고관절을 중심으로한 체간 달리기로
이해를 했으나 한때 3시간20분 내의 기록으로 달릴 때는 어느 정도 머리에 들어 오더니 지금은 몸이 받아 주질 않는다.
다만 얼마전까지는 후반에 어깨가 한쪽으로 쳐지면서 스텝이 불안정했는데 지금은 자세가 많이 좋아 졌다고
임감독과 민숙님이 칭찬해 주고 스텝도 가볍다고 한다.
정신을 집중하고 오로지 2m 전방만 주시하면서 "가볍게 가볍게" 만트라 주문을 걸어본다.
8구간/5.1k/30:36 (6;00/k, 10kh)
실질적인 마지막 구간이며 나와의 진검승부로 끌고가는 시간이 왔다.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고 바라보는 별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가던 길을 멈출 수는 없다.
내가 태어 난 날부터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나는 어디론가 헤메지 않고 계속 달려가야 한다.
지금 이순간에 가장 충실해야 하며 그방법은 피니시 라인에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이 달려가야 한다.
"정신일도 하사불성"
타이거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대회에서 무려 12타차로 우승하고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뒤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2021년에 자동차사고로 구사일생으로 살아 났지만 12번의 수술로
누구나 재기불능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내일을 알수 없는 삶과 훈련을 반복해 가면서 "의도적으로 시야를 좁혀 고통의 시간을 잘게
쪼개는 것"이 그가 매번 기적같이 재기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남은 7.2키로 1키로마다 잘게 쪼개서 매번 1키로가 마지막 구간인 것 처럼 달려야 한다.
7키로를 7개로 나누어 7번 반복하면 고통의 시간은 그만큼 줄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 구간/1.4k/08:25 (5:46/k, 10kh)
그냥 끝내기 아쉬워서 보너스 구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의 모든 의지와 남은 스테미나는 여기에 다 쏱아 부어야 한다.
임감독이 구령을 붙여주고 민숙씨가 "멋져요" "대단해요"라면서 추임새를 넣어준다.
그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의지력 하나로 무릅차기를 시도한다.
드디어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 새해 일출마라톤의 대장정을 끝낸다.
함깨 해 주신 분들깨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뒷 풀이.
"나타샤는 사랑을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또 다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셍각나는 계절이 왔다.
오늘 수원 망포동에는 박종무님,황형기회장,임은주감독,윤상현고문,이용근 사관학교장,한민숙님이 있어
쓸쓸하지 않다.
엄격한 거리두기로 테이블을 나누어 앉아 마셔도 교차하는 눈빛 속에서 다정도 병인양 따뜻함이 넘친다.
나타샤에게는 보드카가 어울리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쏘맥에 뿅주 2잔를 원샷으로 마시고 나서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내려서 바닥까지 갈라진 논에 물들어 가듯이 소주잔을 목구명에 들어 붓는 것이다.
혹한을 이기고 최선을 다해 뜀박질을 끝낸 우리에게 폭음은 충분히 보상받고 용서받을 만한 이벤트다.
이용근님이 오늘은 한번도 졸지 않고 끝까지 팔팔하게 살아 남아서 동태탕을 쏘았다.
2차는 멸치국수에 소주 각자 반병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첫댓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마라톤! 감동적인 여정입니다.
항상 댓글로 변함없이 성원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선배님 올해도 복마니 받으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