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음주를 즐기는 갑판장은 대부분의 음식을 안주로 여깁니다. 뭐든 간에 어울리는 술 한 병만 있으면 그 곳이 무릉도원이지 싶습니다...만 그래도 좀 더 즐겨 먹는 안줏감이 있습니다. 넉넉한 건데기와 뜨끈한 국물이 한데 어우러졌는데도 1만원 이하의 가격으로도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탕국류가 바로 그것입니다. 예전에는 뽀얀 육수에 쇠고기의 여러 부위를 넉넉히 담은 특설렁탕이나 돼지부속을 수북하게 담아낸 순댓국 등을 즐겼었는데 요즘은 개장국, 육개장, 뼈해장국, 양평해장국 등 양념이 가미된 국물에 고기와 채소가 넉넉히 들어간 스타일의 음식이 더 땡깁니다.
술잔을 부딪히며 짠짠짠~
참고로 가산동에 서식하는 갑판장이 탕국류를 먹으러 지주 다니는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개장국 : 광명에 있는 영진보신탕 본점(더 푸짐)이었으나 요즘엔 영진보신탕 구로디지탈단지점(훨씬 가까움)을 더 자주 출입합니다.
- 설렁탕 : 창성동 백송, 을지로 이남장 등을 즐겨 다녔는데 두 곳 다 양심불량 업소로 매스컴에 오르내린 이후로 발길을 끊고 요즘엔 간간히 견지동 이문설농탕에 다닙니다.
- 감자국(뼈해장국) : 소싯적에는 응암동 대림시장 태조감자국을 주로 다녔는데 요즘엔 집 근처에서 적당히 떼웁니다. ㅡ.,ㅡ
- 갈비탕 : 요즘엔 문래동 값진식육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 육개장 : 딱히...거의 고기에 칼질을 하는 분위기라... 손으로 잘게 찢어 넣어야 제 맛인데... ㅡ.,ㅜ
- 곱창전골 : 망원동 청어람이 갑인데 일요일 영업을 안 하는 뒤로는 거의 못 갑니다. 최근에 독산동 시티렉스 지하1층 아사달이란 집을 찾아냈는데 당분간은 여기를 주로 다닐 것 같습니다. 서식지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 순댓국 : 예전엔 신대방동 서일순대국을, 요즘엔 동네에서 대충... ㅜ.,ㅜ
- 양평해장국 : 당곡사거리 양평해장국, 하안동 양평신내서울해장국, 갈현동 원조양평해장국 등엘 다녔었는데 최근에 독산동에서 24시간 영업하는 해장국집을 발견해서 앞으로는 여기를 주로 다닐 듯 합니다. 여러모로 출입하기 편리해서요. ^.,^
그래서 오늘은 독산동 노보텔 근처에서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우리소 양평해장국(간판에는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으나 검색을 하려면 '양평해장국본점가마솥곰탕'으로 하시라요.)에 대한 썰을 풀겠습니다.
2016년 6월 16일 촬영
메뉴판에 '사골육수에 절대 우유, 프림 등을 넣지 않고 100% 사골뼈로만 진하게 가마솥으로 우려냅니다.'라고 써 넣은 글귀에 눈이 갑니다. 실제로 가게 밖에서도 주방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라서 커다란 가마솥 두 개를 걸어 놓은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선 짤렸지만 원산지(국내산 : 양, 선지, 내장. 소머리, 배추, 무, 쌀 / 호주산 : 꼬리, 소등뼈, 사골 / 미국산 : 도가니) 표시도 되어 있습니다.
반찬
젓갈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김치와 식당맛(?)스럽지 않은 깍두기가 인상적입니다.
* 반찬은 반드시 먹을 만큼만 덜어서 먹읍시다. 남기면 가격상승의 빌미가 됩니다.
한우양선지해장국
앞서 언급한 것 처럼 갑판장은 고기가 뜨끈한 국물에 담겨 있는 탕국류를 무척 좋아하는데 불행히도 선장님은 국물에 담긴 고기라면 고개부터 설레설레 젓습니다. 고기는 굽든 튀기든 해야지 안 그럼 고기가 아닌 걸로 취급을 합니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은 딸아이가 아빠의 입맛을 닮은 것 같습니다...만 치킨류를 엄청 좋아라 하는지라 집좀비 행세를 하며 배달주문을 해서 받아 먹는 것을 엄청 엄청 선호합니다. 그러니 함께 데리고 나가는 것부터 일인지라 가족외식은 지례 포기 할 때가 많습니다.
혼자 양선지해장국 한 그릇을 먹자고 매번 당곡사거리나 하안동까지 찾아가기가 참 거시기 합니다. 집 근처에 해장국집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닥 땡기지 않는 맛이기에 좀 멀더라도 그냥 확~마 먹으러 갈까 말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폭풍 검색질을 통해 가산동의 바로 옆동네인 독산동에서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양질의 기운이 모락모락 풍기는 해장국집을 찾아냈습니다.
일단 나홀로 선발대를 자처하여 첫 방문을 했었습니다. 시각은 아마도 새벽 6시쯤...수산시장에서 장을 봐 오던 길이었습니다. 첫 번째 선택은 양선지해장국, 평균보다 큼직해 보이는 뚝배기, 담담한 듯 하지만 그래서 더 갑판장의 입맛에 맞는 국물, 잡내 없는 선지와 양, 거기에 콩나물까지 풍성하게 담겼으니 만족스럽습니다. 게다가 첫 방문일인 2016년 5월 31일 기준으로 한 그릇에 6천원이니 7~8천원 하는 집들보다 저렴해서 조금 더 만족했습니다. 결론은 갑판장이 즐겨 다니던 다른 동네 해장국집의 것에 못지 않은 해장국이 독산동에 있으니 '기쁘다 해장국 오셨네'란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소등뼈해장국
두 번째 방문시엔 선장님을 동반했습니다. 갑판장은 내장탕을, 선장님을 소등뼈해장국을 주문했습니다. 내장탕은 내장지방이 녹아 든 육수라 달큰꼬습긴 한데 갑판장이 대창(기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지라 다시 선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대창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하겠습니다. 국물은 꼬습고 다양한 내장이 넉넉하게 들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소등뼈해장국은 (돼지)뼈해장국과 유사한 듯 보이나 다른 맛입니다. 뭐랄까...들깨가 빠지고 된장맛이 은은하게 풍기는 더 고급진 맛이랄까...종로의 영춘옥이 새로 건물을 올리기 전 허름한 고옥에서 몸빼에 앞치마를 두른 쥔장아주머니가 단골들에게 수북히 내주시던 따귀맛이랄까요. 암튼 소싯적 영춘옥의 따귀를 꽤나 즐겼던 갑판장에겐 무척 반가운 맛이었습니다.
쇠사골육수를 기본으로 쇠등뼈와 우거지를 넣고 담담하게 끓여낸 것이 우거지를 넉넉하게 넣은 뼈해장국을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맞춤이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포장을 해다 줬더니 역시나 등뼈에 박혀 있는 살까지 쪽쪽 빨아가며 잘 먹더군요. 선장님도 나름 만족해 한 메뉴였습니다.
한우소머리수육(중)
숙취해소를 위해 새벽 4시에 수산시장에 가는 길에 들여서 한 그릇, 점심 때 그냥 한 그릇...혼자 다니다 보니 매번 한 그릇 뚝딱 먹고 나올 수밖에 없어 늘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야밤에 넷이서 방문을 했습니다. 일행들의 1인용 탕, 국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자는 중론을 못 들은 척 하고 수육이나 전골 등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는 메뉴 중에서 소머리수육으로 낙점을 봤습니다. 이미 전작이 있었던 지라 넷이서 중짜리 하나만 시켰을 뿐인데도 한우소머리곰탕의 육수로 추정되는 멀건 국물을 각자 한 그릇씩 챙겨주니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소머리수육은 살이 많은 속살과 쫀득한 껍질부위, 우설에 뽈쌀(혹은 혀밑살인가?)까지 다양하게 내줍니다. 부위별로 저작감은 물론이고 맛까지 다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혼자서도 잘 먹는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24시간 영업을 하는 집이라 강구막회의 영업을 마친 야심한 시각에도 편한 마음으로 드나들 수 있는 집이라 더 좋습니다. 혼자라도 좋고, 여럿이면 더 좋은 해장국집 만세!!!
첫댓글 한우가격이 천정부지라 소머리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던 어느 할마시의 말씀이...
소등뼈해장국에 확 끌리네...ㅎㅎ
문래동 갈비탕은 엄밀히 야그하면 정형을 잘한(?) 소 등갈비탕이라고 해야될듯 합니다 ^^;;
네 네..암튼 조만간 아사달 곱창전골~다이닝살룬 와인 코스로다가 달립니다.
입맛만 다시는 일인^^
잘 먹는 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