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수술을 앞두고
간혹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고 하던 아내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간다. 동네 척추 전문 의원과 약물치료. 그리고 민간요법 등 이사람 저사람 이야기 들어보기도 하지만 별 차도가 없다. 점점 부부사이엔 짜증만 더해갔다. 언젠가 부터 얼굴이 심하게 부었다. 대형 병원으로 향했다. 내분비 내과과장은 통증클리닉에서 권장하는 약을 복용하지 말던지 수술을 하던지 둘 중 택일 하라는 강력하게 권고했다. 주사를 맞거나 약 처방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최후통첩이다. 더욱이 청량리에 어느 통증클리닉에 몇 번 다녔지만 아픈 사람 외에는 그 고통의 감정을 얼마나 알까! 최종 MRI를 촬영한 결과 2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다니던 동네 병원장의 말은 분명히 대형병원에 가면 반드시 수술하라고 할 것이니 참고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을 만큼 통증은 더해만 갔다.
며칠 후 아들이 휴가를 받아 아내와 청량리 서울성심병원에서 수술하기로 예약을 했다. 4월 중순에 수술 일자가 잡혔다. 마치 심판의 날이 결정된 것처럼 말이다. 그땐 50미터도 걷지 못하고 주저 물러 않은 상태였으며, 간신히 집안에서 가사일 정도만 할 수 있는 상태다. 퇴근 후 아내가 부른다. 여보! 배추와 열무도 사오고 해야 하지 않겠냐며 마트에 같이 가자고 했다. 아내와 나는 본격적인 입원준비에 들어갔다. 배달 온 배추와 달랑무 그리고 부추와 파 등을 함께 다듬으며 오랜 기간 입원을 대비해 김치를 담갔다. 조금 더 담가 아들 집에도 보냈다. 볶은 김치도 준비하고 두부조림도 조금 큰 반찬통에 넣었다. 간장에 담근 마늘도 준비했다. 곰국도 끓여 때마다 한 그릇씩 먹을 수 있게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고에 넣었다.
주말이 다가왔다. 지인 결혼식이 있어 잠간 다녀왔다. 예식이고 뭐고 함께 외출을 할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가 보다. 아내의 오더가 떨어졌다. 옥상에서 흘러내리는 빗물 통 입구에 쌓인 낙엽과 흙을 쓸어 내라고 했다. 세탁기 사용하는 법을 공부하며 함께 세탁을 했다. 먼저 전기선을 꽂은 다음 전원을 누르고 “고”라는 곳으로 불빛을 이동한 후 삶음, 또는 뭐, 뭐 설명하는데 도대체 암기 할 수가 없다. 안될 성 싶어 휴대폰 메모난에 순서를 입력했다. 와......., 이거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 중이다. 아내는 강사요 나는 제자라. 정신 차리고 배워야 하겠다. 여태까지 뭐하고 세탁기 사용법도 모르냐고 남들이 말할 것 같다. 다리미질은 옛적부터 수련했다. 이정도면 도봉 연수원 제1기 수료식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어느 날 저녁때였다. 내가 사는 집은 3층 인데 계단청소를 해야 한다는 아내의 세 번째 명령이 떨어졌다. 알았어! 할께.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지시하는 횟수가 자꾸 늘어간다. 그런데 시키면 하기가 싫다. 그렇다고 자진해서 하지는 않지만. 당장 하기는 싫고 “인당” 좀 해야겠다. 며 칠 후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몇 차례 오르락내리락 하며 3층부터 1층까지 계단을 솔에 세재를 묻혀 깨끗이 닦아냈다. 내 마음이 상쾌했다. 아이쿠, 허리야! 그것 한 시간 구부리고 했다고 허리가 펴지질 않는다. 입원 후 일주일 만에 혼자 실습을 했다. 딸년의 속옷까지. 와이셔츠 목과 소매는 세탁기에 넣기 전에 세탁비누로 어느 정도 문지르고 비빈 다음 넣으라는 명강사의 강의 내용이 생각났다. 언제 퇴원해야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첫댓글 지난 이야기.
지금은 요양중에 있습니다.
5월의 마지막 주말 입니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갑니다. 금쪽 같은 5월도 말이죠!
빠른쾌유빕니다 마누라님이병원에계시니혼자서집안일하느라고생이많겠네요
나도세탁기을못돌립니다 한번시도했다가 물벼락만맞앗네요 앞으로세탁기빨래하는것을배워야겠네요 주말잘보내세요
시골땅님! 안녕하세요
일주일 전 퇴원하여 집에서 요양중에 있습니다.
힘든다는 것 보다도 하지 않던것을 하니 모두가 어설프지요.
집안일을 도와주고 안도와주고를 떠나
의례 아내가 한다는 것을 인식하다보니 그런거지요.
부부가 함께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보면,
아내가 부탁하건 시키건 새삼 느끼는 감정과 나도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깨우침이라고 할까요??
아내도 입원중 고생 하셨겠지만
그외 가족들도 함께 수고가 많았을거예요
지금은다행히 집에서 요양중이시라니 ..하루속히 쾌유를 빕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집안 살림을 익혀둬야 합니다
당황하지 않으려면...ㅎㅎ
전기밥솥 세탁기 사용법,추가로 김치찌게 된장찌게~정도는 ..ㅎㅎ
그 바쁜 와중에도 여기 군대방을 지키시느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어서 건강 되찾으셔서 예전의 활기찬 일상으로
온 가족들이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5월 마지막 주말 잘 보내시길 ..^^
힐링톡님. 안녕하세요!
아직 김치찌게 된장찌게 하는법은 모릅니다.
톡님께서 저에게 가르쳐 주세요^^^
아내건 남편이건 요즘은 서로 도우며 살아야겠지요.
남자 여자 할것 없이 직업을 불문하고 말입니다.
꼭 아파서라기 보다도 힘들 삶을 함께해야 하니까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맹호
@음악과 대화 ㅎㅎㅎ 아직 우리 외무장관두 몰라요 ~
영~ 배울 생각을 않하는만여 ~~^^`
@힐링톡 왼만하면 톡께서 하시는데까지 봉사하시죠!
국가와 가족을 위해 장관직 잘 수행하시게요.
이런 니야기를 나누다 보니
실제 만나지는 않아도 정경습니다.
더운 주말이지만 건강 유의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