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방 한 가운데에 누워 시계를 본다. 도시 밖 외딴 곳에 있는 작은 원룸 한 칸에는 새벽이슬 머금은 적막함이 가득하다.
가뜩이나 좁은 방구석 바퀴벌레도 많다. 수박씨만한 것부터 손가락 한마디 크기 되는 것 까지 득실거린다. 공부를 핑계로 부모님께 손이나 벌려 놀고먹는 막장 생활 중 바퀴 사냥에 재미가 들렸다. 전용 끈끈이에 먹이를 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닥다닥 붙어있는 멍청한 것들, 그걸 들고 집 밖 공터로 나가 라이터로 하나하나 지져가며 희열을 느낀다. 타닥타닥 단백질 타는 냄새가 오늘도 오감을 자극시키며 만년 백수의 무료함을 잠시나마 달래주고 있다.
최근 이상한 경험이 잦다. 새벽만 되면 눈이 떠지고 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누워 있는 것이 매 같은 시간마다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꿈인지 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뗏목에 누워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자연인처럼 천장을 보고 있는 그 고요함은 서서히 맘에 들기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 누워있다. 불쾌한 느낌도 없이 유수처럼 흐르는 나만의 시간 속 코고는 소리는 대체 어디에서 들려오는 것일까? 최근 입주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아는데...
날이 지날수록 더 심해짐을 느낀다. 눈을 뜸과 동시에 들려오는 지저분한 소음은 도통 진원지를 알 수가 없다. 아무래도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아 시커먼 어둠 속 두려움을 억누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윤곽이 이상하리만치 크게 보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앞으로 가는 도중 거대한 무언가가 내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았고 창밖으로 들어오는 얕은 가로등 불빛이 그 존재를 천천히 빚어내 주기 시작했다. 한국사, 토익플러스, 형법개론, 뭐지? 내가 쌓아놓은 책들이 빌딩처럼 눈앞에 나타났다. 책 너머로 보이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사람의 형태는... 나였다. 내가 코고는 소리를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의 몸으로 듣고 있었다. 겁에 질려 맥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조차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의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모락모락 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바퀴 끈끈이 앞에 와 있었고 정면에는 몽롱한 김을 뿜으며 유혹하는 먹이가 보였다. 맛있는 냄새라고? 내가 바퀴벌레라도 되었단 말인가? 그건 그렇고 한 입만... 한 입만 먹어도 되려나?
“헉!”
거친 숨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빠르게 주변을 살펴 꿈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양손으로 얼굴을 쓰다듬던 찰나 살과 살이 맞닿는 감촉이 아님을 느꼈다. 동공이 확대됨과 동시에 뭐라 형언하기 힘든 공포가 순식간에 전신을 휘감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내 손이 아니라 톱날이 길쭉하게 붙어있는 곤충의 발이었다.
“으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려 했으나 온 몸이 끈끈이에 붙어 있었다. 패닉 상태로 마구 몸부림을 치는 와중 찢어진 두 다리는 바닥에 붙은 채로 징그럽게 버둥대고 있었다. 주변에는 바퀴벌레 시체가 가득했고 옆에서 살아 있던 한 놈이 초점 잃은 눈으로 입만 뻐끔거리다 내 앞으로 덮치듯이 축 고꾸라졌다. 점점 식어가는 바퀴벌레의 체온과 새카만 그 얼굴을 정면에서 맞닥뜨린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소름 섞인 비명을 내뱉기 시작했다. '살려줘 제발 살려줘! 모든 게 꿈이야! 제발 꿈에서 깨란 말이야!'
“크아악!” “커헉...헉헉!”
비명과 가쁜 숨에 뒤엉켜 잠에서 깨어났다. 발버둥 치듯이 일어나 형광등 스위치를 손으로 마구 때렸다. 환한 불빛 속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잔뜩 어질러진 바닥과 온 몸을 적신 땀이 옷에 스며들어 축축하게 와 닿는 생생한 느낌, 이번에는 틀림없는 현실이었다.
창문을 열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샤워를 한 후 봄날 아침의 따스한 햇살과 산들바람에 어루만져지는 감촉을 느끼며 서서히 안정을 되 찾아갔다. 평범한 아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일 줄이야. 건강한 내 몸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축복받은 일일 줄이야. 무엇보다도 지금 살아있는 현실에 이렇게까지 고마움을 느끼게 될 줄이야...
오늘부로 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자기가 못난 것을 세상 탓 남 탓으로 돌려가며 허송세월로 지내온 한심했던 과거와는 이제 작별이다. 열심히 살 것이다.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악몽은 어떤 고난이 와도 해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게 선사해 주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단정하게 옷을 입은 후 나를 기다리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활기찬 마음으로 방문을 열었다.
“덥썩! 콰지직!”
첫댓글 조범진 작가님 새벽에 무섭네요 ㅎㅎ
고운 하루 되세요
즐감 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조범진 작가님 약간 무섭네요 고맙습니다
고운 하루되세요
조범진 작가님 즐겁게 무섭게 보았습니다
폭염 에 늘 건강하세요~~
작가님 무섭네요 고운 하루되세요
바퀴벌레도 미물인것을 ~
라이타로 죽여서 악몽을
꿧네요
어릴 때 악몽을 많이 꾸지요.
나쁜 짓을 했을 때,...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늘 파이팅하세요.^^~
악몽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감사히 잘 보았네요~
글에 빠져들고 가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는것 같네요~
폭염 주의하시고 고운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꾸고 살지요.
그것이 악몽이든 길몽이든. 저 같은 경우 아직도 꿈을 꾸고
사네요.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시인님의 고운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악몽도 꾸고 좋은꿈도 꾸지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그 악몽으로 인해 마음가짐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니
꼭 나쁘지만은 않았네요...
귀여운 납량특집 단편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공포물이라고 적으셔서 바짝 긴장하고 읽었습니다.
마지막 작가님의 새로운 다짐을 보며 응원드리고 싶네요..
뭐든 하실 수 있습니다.
화이팅!!!
감사히 보고 갑니다
미래를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행복의 시간 되세요
조범짐 작가님의 악몽
납량특집처럼 오싹한 마음을 가져보려 흥미진진하게 감상했습니다.
백수라 칭하시지만 다른 이 못지않게 열심히 생활하시는 작가님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힘내십시오!!!!
살아가면서 악몽같은 현실도 많이 있지요~
작가님께서 표현하신 악몽의 글이 현실을 나타내고 있는것 같아요~
악몽이 지나가면 좋은 세상도 오겠지요~
작가님의 글 감사히 보고 가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백수라고 칭하시는 작가님의 일상을 엿보는 시간이기도 하구요~
악몽을 꾸고 난 후 새롭게 시작하려는 의지가 보여 더 대견하기도 하네요...
하실 수 있는 것들이 이 세상 참 많습니다.
작가님 화이팅입니다.
조범진 작가님 안녕하세요
'악 몽'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바퀴벌레 재미있네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조범진 작가님 "악몽"
우리가 살아가면서 악몽같은 현실도 많이
있지요
악몽 꿈을 꾸면 왠지 기분이 안좋아요
작가님의 새로운 다짐을 보며 응원해 드립니다
납량특집 단편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저녁 시간 되세요
작가님의 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글을 보고 있으니 묘한 매력에 빠져드네요~
악몽의 글 공감이 가네요~남은 오후 덥지만 시원하게 보내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감사히 잘 보았어요~
지금 현실에 코로나가 악몽이 되어버렸네요~
코로나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즐겨보고 가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짧지만 임팩트있는 공포 단편이네요~
왠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생각나네요^^
작가님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감사히 보고 갑니다~ 스릴러 하면서도 재밌게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코로나도 조심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악몽
감사히 보고 갑니다~ 악몽을 꾸고나면 몸과 마음이 하루종일 찜찜하지요~
이제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
악몽 (납량특집 공포 단편)
감사히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코로나가 악몽 처럼 하루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이 처서네요 이제 가을이
멀지 않았나 봅니다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조범진 작가님!
악몽의 수필 잘 보았어요!
때로는 악몽을 꾸기도 하지요!
오늘 많이 덥네요 건강 챙기시는 오후 되세요
작가님의 악몽 감사히 보았어요~
악몽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또 하나의 악몽인것 같아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
악몽 고운 수필 잘 보았어요~
마음이 뒤숭숭하면 악몽도 많이 꾸지요~
오늘도 행복하시고 즐거운 주말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