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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기전에 좀 시간이 남아서 글을 이어서 쓰고자 합니다. 아마 이 글 다음은 없거나 한참 뒤에나 이어질 거 같습니다. 첫번째 글과 두번째 글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cafe.daum.net/shogun/OCbn/635
https://cafe.daum.net/shogun/OCbn/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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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번째 글은 첫번째 글의 응용사례로써 2022년 말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군이 새로 편성한 '강습 분견대(Assault Detachment'의 사례를 살펴보려 합니다. 사실 제가 직접 살펴본건 아니고 이 영상을 요약한 내용에 가깝습니다.
일단 이 영상의 요지는 2022년 말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강습 분견대(Assault Detachment)'라는 제대를 편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대는 사실 2차대전 소련교리의 재현일 뿐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제작자의 방점과는 다른 포인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화력과 기동(Fire and Manoeuvre)라는 전술의 기본요소가 어떻게 실제로 응용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러시아의 강습 분견대가 어떤것이냐는 지점을 간략하게 먼저 소개드린 다음에 저의 관심사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강습 분견대가 편성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돈바스 평원에서 방자인 우크라이나군은 참호선을 형성하고 공자인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양상으로 전투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일방적으로 공자를 관측하며 정밀한 화력유도로 러시아군을 격퇴해냈습니다.
이에 러시아군도 타개책을 찾아나섰으며, 그 타개책은 방자의 관측이 비교적 제한되는 수목지대(Forest Protection Zone)를 이용한 강습(Assault)였다고 합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가 수목지대를 이용하여 접근해올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목지대에는 2중 혹은 3중의 참호선을 구축하여 방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근접전을 통하여 이 참호선을 돌파해보려 시도하고 있으며, 그 임무를 수행하는 제대가 바로 강습 분견대입니다.
해외 OSINT 커뮤니티가 입수한 러시아의 강습 분견대에 관한 이 문서는 강습 분견대를 다음과 같은 제대로 규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습 분견대의 목적
주 제대(BTG 등)에 선행하거나 대신하여 고정되고 강고히 요새화된 적의 특화점들(참호, 벙커, 장애물을 포함한 선형(linear)의 방어물과 강화된 도심지 블록들)을 강습하는 것.
목표물이 최전방에 위치해있을때, 이 제대는 더 큰 돌파를 가능토록 조치한다.
목표물이 적의 후방에 위치해있을때, 이 제대는 대개 주 제대가 적의 강고한 특화점들을 우회할 수 있게 조치하거나 혹은 주 제대가 그 전투역량을 보존토록 조치한다.
그리고 강습 분견대의 단대호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증강된 대대에 가까워 보입니다.
포반(Artillery Spt Plt)의 82mm 혹은 120mm 박격포 2문은 1문씩 2개의 강습소대 휘하로 내려가기도 한다네요.
증강된 강습소대의 진형. 소대의 3인 1개조를 트로이카로 지칭한다고 합니다. 트로이카는 미국의 화기조(Fire Team)과 비슷한 개념인거 같습니다.
그 외의 특징으로는 참호선과 특화점을 상대로 근접전을 벌이기 때문에 RPO(화염로켓 혹은 열압력로켓)를 많이 운용한다고 합니다.
영상을 만든 Battle Order의 방점은 현재 러시아군의 강습 분견대는 2차대전 소련의 강습공병의 재현이라는 점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련의 강습공병과 러시아의 강습 분견대를 비교해보기도 했습니다.
2차대전 소련의 강습공병도 러시아의 강습 분견대와 대동소이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합니다.
시가전에서 강습공병들은 이와 같은 진형으로 목표건물을 공략하였다고 합니다. 첫번째 글에서 소개드린 화력과 기동이라는 기본원리가 응용되고 있습니다. 이 지점은 첫번째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화력자산들(공용화기, 전차, 보병포 등)이 목표건물과 그 주위를 자기의 화력으로 제압합니다. 그 뒤에 기동자산(공병들)은 목표건물을 향해 기동하기 위해서 각종 장애물들을 제거 및 극복합니다.
장애물이 극복되면 공병중의 일부가 목표건물에 연막을 차장하는 동시에 화염방사기로 다시 한번 적을 제압합니다.
그 다음에 강습조들이 목표건물로 기동하여 강습(Assault)을 실행합니다.
강습조들이 교전을 벌이는 동안 지원병력들까지 목표건물로 진입하여 강습조를 지원합니다.
이렇게 강습을 성공시키고 적의 반격에 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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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저의 관심사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화력과 기동이 현재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가?
물론 매우 국소적인 사례입니다. 이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1. 러시아군의 강습 분견대가 강습지점에 집결합니다.
러시아군은 공격의도를 관측당하지 않기 위해 수목지대를 활용하고 있긴 하지만,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는 우크라이나측 영상들을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측당하긴 당하는가 봅니다.
2. 러시아군의 강습 분견대가 드론을 활용하여 방자인 우크라이나군의 방어태세와 주요 사항들을 정찰합니다.
정찰할 주요사항들은 진입로의 모색(기동계획의 필요요소), 특화점의 위치, 우크라이나 병력의 규모, 참호선의 위치와 특성(특히 우크라이나측 지원병력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호), 기타 지형특성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정찰은 드론뿐만 아니라 정찰조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당연하지만요.
3. 러시아측이 드론과 정찰조의 정찰사항들에 의거하여 화력유도계획을 구성합니다. 첫번째 글에서 설명하였다시피 화력은 적을 직접 살상하는 수단이라기보다는 적을 아군의 의도에 따라 행동하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참호에 위치한 방자에게 심리적 충격을 가하여 제압하는 의도 그리고 후방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지원병력과 1참호선에 위치한 방자를 이격(isolation)시키는 의도로 러시아 강습 분견대가 자신의 화력자산을 활용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때 공자는 기관총과 유탄발사기 그리고 야포와 박격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IFV와 전차까지 화력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러시아가 공수부대인 VDV의 직사화력을 증강하기 위해서 일부제대는 공수장갑차인 BMD대신 BMP로 바꿔서 편성시켰다는 일화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4. 러시아군은 공세 이전에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향해 사전포격을 가합니다.
이 사전포격은 여러날에 걸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사전포격은 "적을 화력으로 완전히 제압할 수 있을 만큼" 행해지는 것이 원칙이나 실제로는 관측의 한계와 명중률의 한계로 인해 그렇지 못한 때가 많다고 합니다.
5. 강습 분견대의 강습 소대장은 실제 강습 1분전에 아측의 화력을 1참호선에서 2참호선으로 유도합니다. 그리고 사전에 계획한 기동요도와 화력지원계획에 따라 전진합니다.
이때 IFV와 전차도 방자의 1참호선이 아닌 그 뒤쪽을 향해 직사(Direct Fire)를 가합니다. 일단 화력지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아군의 사상(Danger Close)도 그 이유이나, 더 중요하게는 2참호선의 병력을 1참호선과 이격시키려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소대의 Kord 중기관총, AGS-17과 같은 공용화기들과 저격조들도 강습소대의 후방에서 아측을 지원합니다.
기동 및 강습을 시도하는 동안 강습 분견대는 수목지대 외곽으로 기동해선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하면 후방의 2참호선의 화력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글에서 적었다시피, 기동은 적의 <유효한> 화력에 의해 수행되지 못할 수 있으며 기동없는 화력투사는 탄약을 낭비하지만 화력없는 기동은 인명을 낭비합니다.
강습 분견대는 연막을 차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지점에만 연막을 전개해선 안된다고도 합니다. 왜냐하면 방자인 우크라이나측도 연막을 전개한 위치를 향해 자신의 화력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참호선을 제압한 러시아측 강습 분견대는 사전에 계획한 기동요도와 화력지원계획에 따라 계속 전진합니다.
6. 강습 분견대가 1참호선과 2참호선까지 모두 제압.
만약 강습 분견대가 1참호선과 2참호선까지 모두 제압하였다면, 강습 분견대는 더이상 전진하지 않고 수목지대 내에 1인 혹은 2인이 엄폐할 수 있는 형태의 참호들(Foxhole)을 구축합니다.
이때 강습 분견대는 우크라이나측이 이미 구축해놓은 참호선을 활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비트랩의 위험과 우크라이나측이 사전에 계획한 패퇴시 화력투사(이에 맞는 단어가 있을거 같은데 모르겠네요)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측의 화력자산들은 60분에서 90분까지 강습 분견대와 이격된 위치로 계속 포격을 쏟아 붓습니다. 러시아측이 포격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전의 의도와 같습니다. 후방의 우크라이나측 지원병력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이격시키기 위한 화력투사입니다.
화력이 투사되는 동안 강습 분견대들은 우크라이나측의 반격에 대비하여 참호구축 및 재보급의 시간을 버는 셈입니다.
7. 강습 분견대는 포격이 시행되는 동안 재보급 및 참호구축을 완료합니다.
재보급 및 참호구축에 주어진 시간은 30분에서 40분 정도라고 합니다. 강습 분견대의 잔존 인원들은 차량을 통해 탄약과 식수를 제공받습니다. 그리고 탄약과 식수를 비워낸 차량은 사상자들을 후방으로 후송합니다.
이때 사상자는 강습 분견대의 잔존인원들이 아니라 다른 제대가 하는 것으로 제한되어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이 러시아측이 의도하는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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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제작자인 Battle Order는 러시아군의 강습전술이 서방의 SOSRA 원칙과 닮아있다고 코멘트하고 있습니다.
제압하고, 불명료하게 만들고, 확보하고, 제거하고, 강습한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이 SOSRA 원칙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습을 강행한 점에서 러시아군의 실패를 설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참호선은 제압되지 않았으며, 가시선(Line of Sight)를 불명료하게 만드는 연막차장이 없었으며, 러시아측은 장애물들을 여전히 확보하지 못했고, 전차들은 제거되지 않은 지뢰밭을 향해 뛰어든다.
이러한 상황속에서의 강습은 성공할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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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재미있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에게는 화력과 기동이라는 개념과 그것의 응용이 재미있게 다가오는거 같습니다.
첫댓글 글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멋진 글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남은 연휴 즐겁게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