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1. 목요일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아침을 먹고
짠딸은 제주출장을 떠났다
본인 차로 청주공항에 간다기에 출근길 러시아워를 피해 서두르라며 등 떠밀다시피 보냈다
(우리 가족은 나의 서두름병에 좀 힘들어한다)
배웅하는 엄마에게 짠딸이 하는 당부의 말
"나 없는데 재미있게 놀면 안 돼"
오늘 스케줄 없는 백수 둘이서
각자 거실과 안방을 차지하고(예상과 반대로 안방은 남편이, 거실은 내가 차지한다)
한 사람은 테니스, 야구, 축구 등을 연구하고(TV로)
난 마치 활자교정하는 인쇄소 직원처럼 식탁에 신문을 펼쳐놓고 열일하는 포즈를 꽤 오랫동안 유지한다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지만 눅눅한 바람이다
"커피 마실 사람"
"저요 저요!"
커피를 마시며 시계를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가깝다
바람 쐬러 갈까?
좋지
드라이브하듯 대전에 있는 이응로미술관을 찾았다
목표를 발견하면 직진하는 직진동숙의 모습
이응로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나오다가 그와 관련된 책 속에서 발견한 한 장의 그림
체르누스키 파리시립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제목은 <파리 사람>
파리지앵을 수묵화로 그린 듯한 이 그림이 얼마나 멋지던지
이응로의 대표작들을 심도 있게 둘러보고 나와서
참고자료로 진열된 책 속 한 페이지에서 발견한 이 그림에 마음을 다 빼앗겼다
주 메뉴를 배불리 먹고 디저트로 나온 미니케이크에 눈물겹게 감동하는 양상이다
이 그림 때문에 당장 그 책을 사들고 나오고 싶어 졌는데 이 책은 판매용이 아니라는 친절한 안내
오는 길,
사소한 일로 저녁내기 걸었는데 내가 이겼다
그렇지만 운전한 사람에게 저녁까지 사란 말은 안 나온다
저녁내기는 그야말로 이긴 사람이 내는 거였네~~
미술관과 작품 이야기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