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최전방 연천군 미산면 한마음체육대회 개최
서부전선 최접경지역에 위치한 연천군 미산면 제8회 한마음체육대회가 9월 18일 오전 10시 미산면 왕산초등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김규선 연천군수, 이종만 연천군의회의장을 비롯하여 연천군 각 기관 단체장과 미산면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왕산초등학교는 1963년에 분교로 개학을 하여 학생수가 한 때 5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컸는데, 현재는 인구수의 감소로 51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학교교정은 매우 넓고 크다. 특히 이 학교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계신 시조시인 오영희 선생님이 50년 전에 근무를 한 학교여서 남다른 생각이 든다.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오영희 선생님은 이 지역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과 결혼을 한 관계로 20대에 첫발령을 받아 3년 동안 근무를 하게 학교이다. 공병장교로 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이 중장비를 동원하여 이학교의 터를 닦았다고 한다. 우래전부터 필자와 인연을 맺고 있는 오영희 선생님은 지난해 8월 <오영희 시인 50년 전 추억의 길>이란 플래카드까지 들고 지인들과 함께 왕산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왕산초등학교는 지조시인 오영희 선생님이 50년 전에 첫 발령을 받아 3년간 근무를 한 학교이다. 지난해 8월 추억을 더듬으며 첫 발령지를 다시 방문한 시조시인 오영희선생님(좌에서 세번째)
“꼭 세운 계획 없이도 기차를 타고 싶다//덜커덩거리는 사념과 함께/후회 않는 시간 속으로//삶이란 바퀴를 굴려/달리고 싶은 여름날//못 마시는 캔 맥주도 시원히 터뜨리면서//간이역쯤 지나치는/철마에 실려 가면/창밖엔 세월도 멈춰 설/그 기차를 타고 싶다.”(오영희 시조시집 섬진강소견 중 '그 기차를 타고 싶다' 중에서)
오영희 선생님은 50년 전 20대에 기차를 타고 첫 부임을 했던 교정에 반세기가 지난 후 태평양을 건너 먼 미국에서 귀국을 하여 다시 기차를 타고 이곳 임진강변 왕산초등학교에 서서 추억을 더듬으며 무척 감격스러워했다. 교정을 돌아본 후에는 학교 건너 오래된 찻집인 <화이트 다방>에서 커피한 잔을 마시며 추억의 정담을 나누웠다.
소중한 인연과 추억이란 이렇게 지중한 것이다. 나는 특집으로 실린 '50년 전 추억의 길, 섬진강에서 임진강까지' <시와 늪>이란 잡지를 현재 왕산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 안선근 선생님께 전달하였다. 내가 이곳 임진강변에서 살게 될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시인의 노래처럼 '삶이란 바퀴를 굴려 달리고 싶은 여름날' 인연따라 오다보니 이제 왕산초등학교는 나에게도 특별하게 추억의 한장으로 각인이 된 학교로 남게 되었다.
개회시간이 임박하자 주민들은 손에 손을 잡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왕산초등학교로 모여 들었다. 나이가 드신 노인 어르신들은 보조보행기를 밀고 입장을 하기도 했다. 대회장에는 각 마을별로 그룹을 지어 마을 상징하는 슬로건을 내걸고 푸짐한 음식과 상품도 준비했다.
임진강 주상절리 적벽이 아름다운 동이리·마전리·삼화리마을은 <천혜의 자연환경! 아름다운 마을>, 고려유적지인 <숭의전지>를 끼고 있는 아미리는 <역사와 미래가 숨 쉬는 아미리>, 백석저수지를 중심에 두고 위치한 유촌리·백석리마을은 <건강과 풍요로움이 있는 장수마을> 등 마을의 특색을 살린 슬로건을 내걸고 대회에 참여를 하여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최해룡 미산면장은 기념사를 통해 "미산면은 숭의전지를 비롯하여 삼국시대 문화재가 산재되어 있으며, 임진강을 남북으로 잇는 높이 100m가 넘는 <동이1교>(37번국도 적성-전곡 구간)가 개통되면 연천군에서 가장 살기 좋은 면이 될 것"이라며, 오늘 만큼은 일손을 놓고 마음껏 뛰고 달리며 화합과 친목을 다지자고 말했다. 기념사에 이어 연천군수, 연천군군회의 의장 등 지루한 내외빈 기념사와 축사가 이어졌다.
▲대회장 대회사
▲최해룡 미산면장 기념사
▲김규선 연천군수 축사
▲이종만 연천군의회 의장 축사
▲우승기 반납
▲선수 선서
대회가 선포되고 선수 선서를 마친 후, 첫 경기는 연천군수를 비롯한 내빈 팀과 미산면 주민 어르신들 팀 사이에 <돼지물이> 경기부터 시작했다. 권투글러브로 럭비공을 굴려 반환점을 도는 경기였는데 조금 세게 치면 럭비공이 엉뚱하게 굴러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럭비공을 굴리며 돼지몰이 경기에 참여 하고 있는 내빈과 미산면 주민
이어서 단체줄넘기, 지네발릴레이, 훌라후프, 제기차기,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이 열렸으며, 축하공연과 면민노래자랑, 댄스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열렸다.
연천군 주민들은 지난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폭발과 폭격도발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아 매일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또한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풍선 살포 등으로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와 주민이 대피를 하는 등 항상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오곡백화가 무루 익어가는 추석 한가위를 앞두고, 주민들은 오랜만에 일손을 놓고 오늘만큼은 불안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마음껏 뛰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거리에는 <연천군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라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등 여전히 불안한 연천군민들의 생활과 마음이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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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내와 함께 떠난 세계일주 원문보기 글쓴이: 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