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의 교두보로 중력이 약한 미세중력(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다양한 의학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25년 동안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며 암 정복을 위한 ‘캔서문샷(Cancer Moonshot)’ 프로젝트 재시작을 선언했다.
달로 향한다는 뜻의 ‘문샷(Moonshot)’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시도를 뜻한다.
미국 캔서문샷의 주된 목표는 암 검진뿐 아니라 새로운 항암 면역치료제, 희귀 난치암치료제, 암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금연을 비롯한 암 예방과 검진 사업에 초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목표 달성을 위한 ‘암 내각’ 위원으로 빌 넬슨 NASA 장관을 임명했다.
넬슨 장관은 “우주는 미세중력(무중력) 상태여서 지구와는 다른 생명현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서 암 관련 의학연구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 시드니공과대학 연구팀은 소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미세중력 환경에서 난소암ㆍ유방암ㆍ비강암ㆍ폐암 4종류의 암세포 80~90%가 무력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는 중력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암세포를 무력화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은 암에서 안전할까? 정답은 ‘아직은 아니다’다.
우주 공간에는 여러가지 원소들이 가스나 먼지 상태로 떠다니고, 그 가운데 방사성 원소가 많은 분포를 차지한다. 우주방사선이란 단어가 어색한 것은 지구의 자기장과 대기권이 우주방사선을 차단하기 때문.
우주방사선이 암ㆍ백혈병ㆍ녹내장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주인은 지구인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특히 높은 고도에서 일하는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은 방사선에 많이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21년 법원이 대한항공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방사선 피폭에 따른 급성백혈병과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산업재해로 판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