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綿(석면)은 '돌솜'이라는 뜻. 솜 모양인 溫石綿(온석면)이라는 돌에서 얻는다. 溫石綿은 뱀 무늬가 있는 돌인 蛇紋石(사문석)의 일종. 고대 페르시아 사람들은 인도에서 石綿을 수입해서 壽衣(수의)로 썼다. 죽은 사람의 不滅(불멸)을 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石綿의 서양 말은 그래서 '消滅(소멸)시킬 수 없는'이란 뜻의 그리스 말 아스베스토스(Asbesto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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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의 전자현미경 사진. 베이비파우더에서 발견된 데 이어 화장품에도 석면이 검출 돼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 |
火浣布(화완포)는 '불에 빠는 옷감'이라는 뜻. 중국 고대의 책인 孔叢子(공총자)에는 '火浣布는 때가 끼면 꼭 불에 넣어서 때를 뺀다'는 말이 있다. 石綿을 넣어 짠 옷감이 틀림없다. 列子(열자)에도 주나라 穆王(목왕)이 西戎(서융)을 정복하자 그들이 火浣布를 바쳤다는 말이 있으니 서쪽에서 들어온 물건이다.
2000년 전 그리스 사람 스트라보(Strabo)는 石綿 일을 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벌써 알고 있었다. 비슷한 때의 로마 사람 플리니우스(Plinius)는 石綿 광산에서 노예를 사오지 말라고 권했다. '그들은 夭折(요절)하기 때문이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