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딸이랑 여행하면서 많이 컸구나를 느끼면서도 자주 말다툼도 하면서 여행을 했습니다. 엄마 발음 이상해~ 라던가... 환승할 때 여기서 해야지~ 엄마는 나보다 몰라? 라던가... 민박집에서 밥먹으며 우리집 에서는 똑같은 반찬만 나오는데 여기는 매일 다른 반찬나오네.. 엄마가 해 준 밥보다 맛있다~ 라면 엄마를 흉 보는거에요. 물론 같이 식사하던 여대생들 “엄마가 밥 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 라며 제 편을 들어주었지만요.ㅋㅋ
다 키워 놨더니 혼자 큰 줄 안다고 어른들이 하셨던 말이 생각 나더군요.
여행기간이 긴 편이었는데 처음에 불만 없던 남편이 20일 넘어가면서 너무한다고 생각했는지 처갓집 가서 밥먹으며 다정엄마는 무슨 여행을 한 달씩 가냐고 장모님한테 투정을 부렸다더군요.^^
남편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여행 못 했을겁니다. 로마 민박집 사장님 왈“ 남편분이 더 대단하세요.~” 긴 여행 다녀오라고 했다고요...
여행하면서 힘들고 마음 고생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가 영국에서 이탈리아로 이동하는 날이었습니다.
민박집에서 이지버스 정류장이 있다는 곳으로 물어물어 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이지버스티켓을 인터넷으로 출력을 해 왔더군요. 정류장 표시도 없고 가이드 북을 보니 티켓은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출력해서 가져가야 한다고 되어 있더군요. 그때 가슴 철렁~ .. 그래서 부랴부랴 근처 인터넷 카페를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이지버스 티켓 예매하려고 사이트 접속...우리나라 보다 인터넷 속도 느리죠. 마음은 급하죠.. 결재를 하려고 하니 공인인증서가 필요한데 USB에 담아간 감아간줄 알았는데 없어서 결재를 못했습니다. 순간 공항으로 못가서 비행기 놓치고 다음 일정 꼬이고... 머릿 속이 복잡해지면서 너무 당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 낸 것이 민박집으로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죠. 핸드폰은 로밍을 해가서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민박집 사장님 왈“이지버스 기사한테 직접 돈 주고 타도 되요..”그러시는데 한 숨 돌렸습니다. 그소리 듣고 바로 이지버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는데 버스가 도착해서 짐을 싣고 있더군요. 저랑 다정이 헐레벌떡 뛰어갔습니다. 차비를 물어보니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는 8.6정도 였는데 10씩 달라고 하는 겁니다. 순간 또 가슴 철렁~ 파운드화 쓸일이 없어서 차비 정도 빼놓고 다 쓴 상태라 20파운드가 안 되었거든요. 카드로 결재 할 수도 없고 또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고민하면서 지갑에서 있는 돈을 다 꺼내 보여줬더니 다행히도 기사가 15파운드만 받고 태워줬습니다. 젊은 청년이었는데 얼마나 고맙던지요....
늦으면 어떻하나 조마조마 하면서 공항에 도착했는데 이런 이지젯이 연착이 되어 2시간은 더 기다렸네요...
여행한 첫 주중 가장 진땀빼고 고생한 하루였습니다. 아침 9시에 런던 민박집에서 나와 로마 민박집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거의 다 되었죠.
두 번째는 로마여행기 쓰면서 적었던 유레일패스 분실사건...
다행히 찾았지만 찾을 때까지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유레일패스 가격이 한두 푼도 아니어서 걱정이 안될 수가 없더군요.
세 번째는 로마에서 다정이가 전철을 타자마자 출발해 버린 사건입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고 놀란 얼굴로 다정이에게 입모양으로 떼르미니역에서 만나자고 이야기 했는데 알아들었는지 몰라서 걱정을 했습니다.
5분 후 전철이 와서 탔죠. 가면서 다정이가 잘 내리겠지만 떼르미니역이 넓어서 잘 만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죠.
그런데 다음 역에서 전철문이 열리는데 다정이가 타는 겁니다. 다정이가 한 정거장 가서 바로 내렸고 다음 전철에 엄마가 타고 올거니까 잘 살펴 봤다고 합니다. 다행히 저를 발견하고 제가 타고 있는 전철칸으로 들어온 거고요. 전 다정이를 못 봤는데...
시간상으로는 5분이었지만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죠. 다정이가 현명하게 잘 대처해서 무사했던 하루 였습니다.
네 번째는 유레일패스에 사용일을 기록하지 않아서 벌금 50유로를 낸 사건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여행할 때는 ...
외국인 여행객의 실수에 냉정하게 대처한 이탈리아 차장아저씨 태도 때문에 더 화가 났었습니다.
어쨌든 몸 안 다치고 건강하게 다녀왔으니 여행 잘~ 한거죠.
1월 1일 인천공항을 떠나 1월 28일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하더군요.
더 이상 신경 쓸일이 없구나~
그리고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국토 대장정을 마친 기분이었습니다. 피부도 거칠어졌고 피곤해 보이고 얼굴살이 좀 빠졌다고 여동생이 집에 갔더니 그러더군요.
다정이는 쌩쌩하던걸요..^^ 젋어서 그런건지 어려서 그런건지...
집에 오니 남편 왈“다음부터는 나도 갈 거야.. 갔다가 먼저 한국들어 오면 되잖아(남편 공무원임)” 그래서 제가 앞으로 1,2년은 못나가~ 돈 모아야 여행가지~ ㅋㅋ
초등학교에 이제 입학하는 아들은 EBS 미술탐험대 프로그램에 미술작품이 나오는 것을 열심히 보는데 모나리자, 만종,,,등의 작품을 보러 누나랑 유럽 여행 간다고 하니 나도 보고 싶은데... 하면서 시무룩했었습니다. 그래도 여행가 있는 동안 유치원 다니고 유치원 방학 동안에는 시골 할아버지댁에 가서 놀다 왔답니다.
아들~ 5학년때 엄마랑 여행가자~ 했더니 좋아합니다. 앞으로 5년 다시 한번 다정이 빼고 3명만 여행 갈려고 합니다. 다정이는 고등학생이니까...공부해야지~ 다정이 약오르겠네요.ㅎㅎ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저도 아들 둘을 데리고 해마다 해외여행을 하고 있는데..작년에 터키까지 팩키지로 다녔는데 아이들은 아플까 제일 걱정인데 따님이 대단하네요. 안아프고 잘 따라 다녀서, 10일이나 되는 동안에 막판에 제가 장염이 걸려서 마지막 오는날까지 고생을 하고 그리고 우린 부산이라 인천에서 내려서 김포가서 김포에서 다시 김해로 비행기를 이동하는데 엄청 힘들었는데.. 대장정을 마친 모녀에게 갈채를 보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이가 40후반인데 올해도 유럽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참고로 남편은 공황장애로 비행기를 못타서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유럽은 걸어다녀야 할 곳이 많아 평소 등산을 많이한 분들이 수월하게 다니더군요 다정이 다니면서 힘들다고 징징대기도 했지만 아프지않고 무사히 다녀왔어요 아이들 둘을 혼자 데리고 다니실려면 엄마가 건강하셔야 해요 여행 다녀와 후기 기대할께요
패키지가 아닌 여행 감히 엄두도 못내는데 따님하고의 여행 대단하시네요 많은추억 만들고 오셨겠네요 ^^
여행후기 잘보고갑니다 ~~~^^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면, 경비랑 예약관련등 정보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따님이 얻은게 참 많을거 같아요.
저는 3년째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는데, 이제는 외국인을 보면 간단한 인사정도 나누고 피하지는 않게 되었어요. 터키에 갔을때 호텔에서 아랍여자가 울어 잠을 못잘때 카운터 가서 직원을 오게 한 정도..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하니 대단하다고 하더라구요. 발권할때도 아이들 보고 인솔자가 시키던데 아이들이 안해서 제가 터키현지인한테 가서 발권하고 여행을 자꾸하니 영어가 느는거 같고, 두려움이 없어지는거 같아요..
6338번에 경비랑 전체 스케줄도 올렸습니다.
여행기 잘 쭈욱 잘 보았습니다, 배낭여행하다보면 예상치 못한일이 생기죠,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찔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더라구요, 여행,,,그재미 아니겠습니까, 딸래미는 먼 훗날 이글 다시 읽을때면 알게되겠죠,,,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러게요..아찔했던 순간이 더 기억에 남네요.^^; 이야기거리도 되고요
생생한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저도 몇년전 유럽여행다녀왔는데, 갔다온 후에도 여운이 많이남는 곳인것같습니다.
아이와 배낭여행! 용기있으심니다 ^^
6살짜리 아이와 여행하신 분도 계시는데요~ 전 거기에 비하면 다 큰(?) 딸하고 여행 한거죠.^^
경비랑 스케쥴도 잘 보았습니다.
더큰 고1딸이랑 내일 출발 예정입니다... 영국과 이탈리아만 12일 일정이지만... 저도 다녀와 후기 올리겠습니다... 도움 많이 받고 출발합니다
도움 되었다니 기쁘네요. 후기 기대하겠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패키지로 같다온 같은 4개국이랑은 비교가 안되는군요..남편분 대단하셔요..울 신랑도 회사원이라서 9박10일 겨우 갔다왔거든요....꼭 같이 가야된다고 해서...다음엔 저두 여유있게 딸들만 데리고 한 한달 갔다오고 싶네요...근데 울신랑 또 따라 나서면 정년퇴직이후에나 가능할까나...꿈이라도 꿔 봅니다..
와~~~ 울딸이랑 동갑인거 같은데... 생김새두 비슷하게 생겻네요...ㅎㅎ
저두 올 4월 딸과 단 둘이 프랑스, 스페인 16일 일정으로 다녀 올 생각이에요.
둘이 가는 것이라 걱정이 많이 되요... 무섭기두 하구...^^
그래두 큰손님 처럼 좋은 추억이 되겠지요?
따뜻할 때 가시네요.^^ 사람사는 곳 다 똑같아요. 한 번도 안 해 본일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있지만 한 번 해 보뎜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으실꺼에요. 여행하면서 맛있는 음식 많이 드시고 건강만 잘 챙기시면 됩니다. 화이팅~
6월에 가족이 2주 여정으로 유럽(파리-베니스-바르셀로나-세비야-론다-말라가-인천)떠날 계획(자유여행)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사람과 아들은 해외여행이 처음이라....데리고 다닐생각하니 걱정이 많이 되는군요..
같이 다니다보면 각진님 혼자 여행하는 것 보다 더 힘드실꺼에요. 2배로더 신경 써야 하고 여럿이 움직이다보면 교통편이나 숙박등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더라구요. 참, 어떤 분은 평생 싸운것보다 여행가서 더 많이 싸웠다고 하더군요.^^; 부부싸움 조심~ 하세요...
축하드립니다.건강하게 잘다녀오신거요..저도 2년뒤쯤 남편과 단둘이 2~3개월 다녀올예정인데 여러가지 도움 많이 되었어요. 건강과 체력도 걱정이고 저도 그 부부싸움 하게될까봐 제일 걱정됩니다. 우린여태 별로 싸우질않고 살았는데 말이죠
암튼 참고하여 계획 잘세우겠습니다. 고마워요~..
도움이 되었다는 분들을 보니 시간들여 여행기 남긴 보람이 있네요. ^^
와우 멋지십시다.딸래미도 슬기롭네요....^_^ 잘읽고갑니다.이전글들...두고두고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