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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바쁘신 일상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시사랑 정모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첫째로, 길치인 저를 도와 1주일 전부터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hearkbreak님,다른 약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사탕디케이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두 분 덕분에 장소를 아담한 시인詩人카페로 정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자칭 미모의 운영진을 자처하며 그 갸냘픈 몸으로 힘든 노동?과 마음을 송두리째 바치신 슬픔의바다님, 무언의 묵묵함으로 힘을 실어주신 깜찍.발랄한 플로우님, 정모에는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시사랑 초창기 멤버로 운영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 주시고 계시는 한 미모하시는 카라님, 항상 가까이에서 위풍당당한 용기와 힘을 주시는 특별회원 초록느낌님께도 깊은 애정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사랑의 뜨거운 정모후기에 앞서 정모가 어떻게 준비되었는지를 먼저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건 결코, 운영진의 수고로움을 널리 알리고자 함이 아님을 밝힙니다. 단지, 시를 사랑하기에 그 사랑을 널리 전하기 위함 그 자체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정확히 목요일 밤늦게 귀경해 시사랑 전반적인 공지와 메일, 회원의 포섭 등 실질적 운영을 홀로 도맡아 하신 슬픔의바다님과 전 지난 금요일. 비가 흩뿌려지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 우산도 없이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 길을 나섰답니다. 한 문구에 들러 이쁜 엽서가 있는가를 탐방하다 없어 그냥 발길을 돌렸었지요. 그리도 다른 문구에서 멋진 편지지를 신나게 골랐답니다. 그 편지지에 시를 옮겨 적을 욕심으로 신나고 들떠 있었답니다. 변심이 강한 전 엽서에 시를 적자면서 슬픔의바다님을 부추겼지요. 이미, 우리 두 사람은 엽서에 필이 꽂혀 무려 20여 장을 골랐답니다. 잉크와 더불어 계산을 끝낸 뒤, 그 옆의 단골서점에 들러 고급A4용지 한 뭉치를 기증하며 시낭송 프린트물을 살짝 편집한 후 양심상? 한부만 프린터 하는데 성공했답니다. 아마 서점에서 프린트하지 못했다면 우린 그 비오는 칙칙한 날 PC방을 맴도는 불쌍한 여인네가 되어 남성들의 애처로움을 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행하게도 초록여신의 집엔 프린트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없었던 건 아니고, 저 멀리로 떠나보냈습니다. 어딘지는 묻지 말아 주십시오. 마음이 아픈 관계로.
다시 문구점으로 와서 참가신청자 20여 명에 맞추어 복사를 시작했습니다. 미련곰탱이들은 20여 명 참가자 전부가 정모에 참석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했었지요. 복사가 되는 동안, 검은 끈이 달린 가장 무난한 명찰(이름표)를 골랐습니다. 이쁜 보라색 한지도 샀습니다. 오렌지빛 형광색지와 초록색 형광지도, 보라색 매직도 샀습니다.
어묵과 떡갈비로 약간의 허기를 잠재운 채, 비에 떨어져 나뒹구는 은행잎들의 오한에 떠는 몸들을 발로 마구 밟아대면서 집으로 향했지요. 슬픔의바다님은 밟지 않았구요. 저만 밟았음을 밝힙니다. 은행잎들에겐 미안하지만, 난 눈앞에 주어진 낭만을, 기쁨을 그냥두는 성질이 못됩니다.
아마도 저녁 8시부터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슬픔의바다님은 엽서에 파란색 만년필로 꼼꼼하게 참가자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 혹은 그 회원이 올린 시를 엽서에 시를 또박또박 적어가더군요. 그 완벽함에 박수를 ㅎㅎ 직접 가지고 계신 분들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 프린트된 20편의 시를 가나다순에 맞게 완벽하게 맞추려 좁은 방바닥에 쭉 깔아 놓았습니다. 하나 하나 하는 모습이 안되 보이는지 바다님이 대충하라는 말에 95%의 정확도로 그렇게 20부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슬픔의바다님을 도와 엽서에 시를 옮겨 적었답니다. 저도 선물받은 몽불랑 만년필의 필체를 자랑하고 싶었지만, 그 몽블랑촉이 말썽을 일으키는 바람에 그냥 펜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초록색으로, 분홍, 갈색, 보라, 연두 등등 현란한 색으로 거침없는 시원스런 필체에 자유를 달아주었답니다. 필체는 그 사람의 마음이라고들 하지요. 슬픔의바다님의 꼼꼼한 필체와 비교되는 날라리형 제 필체는 저의 시원스런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엽서에 쓴 시에 맞게 회원님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고, 시사랑 주소까지 링크하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이것 저것 요구하는 제 앞에서 꿋꿋한 바다님. 칭찬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두 곰탱이는 안 올지도 모르는 회원들의 이름까지 몽땅 적어 버리는 실수를 버렸습니다. 머리가 나쁘면 손이 고생이라고 했던가요? 둘 다 아이큐는 고급이기에 지능지수보다는 그 넘치는 기대감이 부른 결과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고급스런 보랏빛 한지를 명찰 그 두꺼운 보드판에 맞게 칼로 자르고 또 잘라 풀칠을 손수하면서 둘이는 [지금 우리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냐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도 너무나 기특한 운영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열공도 아니고, 명찰에 열심을 가하다니...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그 예쁘게 포장된 명찰에 보라색 매직으로 참석자 이름을 기쁜 마음으로 슬픔의바다님은 새겨 넣었지요.
전 옆에서 도와주며, 뭐도 넣어라 궁시시렁궁시렁 했지요. 비닐에 몽땅 넣었던 명찰들 밑에 [시사랑] 이름을 새겨 넣자면서 다시 빼는 수고스러움을 더했지요. 괜히 말해 가지고, 피박을 왕창 쓴 초록여신입니다.
이 고생, 저 고생 끝에 여유분까지 이쁘게 만들었지요. 자화자찬하며 웃는 두 사람의 모습. 떠오르지 않나요.
아무래도 우리 두 사람은 천재인가 봅니다. 크악.
둘다 대단해 하면서 디카로 약간의 연출?도 가미시켰지요. 역시 우린 찰떡 궁합입니다. 빛의 각도 하며, 옵션으로 그 토토로까지 ㅎㅎ 이건 후에 정모사진과 더불어 공개하는 센스를 발휘해 보겠습니다.
이라하여 준비를 마치니 새벽 2시를 향하더군요. 그 시간에 어찌 슬픔의바다님의 위장은 라면이 땡긴다다군요. 전에 밤에 절대 안 먹는 사람이지만, 어째 안스러운 마음에 라면을 하나 끓여 둘이 냠냠 후루룩 쩝쪕 했지요.
다음날. 기상과 동시에 머리를 감고, 2년 동안 화장끼 전혀 없는 생얼로 다닌 당당함을 버린 채, 얼굴에 이것 저것 뽀얀 것들을 발라댔지요. 그리고 특별한 헤어?도 가미했지요.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그리고 부랴부랴 문구점으로 가 시를 적은 엽서를 코팅했지요. 바쁘다고 크기에 맞게 잘라 주지 않아 손수 땀을 뻘뻘 흘리며 코팅한 비닐을 잘라내느라 바빴답니다.
코팅을 마친 후, 슬픔의바다님과 지하철에서 만난 후에 마트에서 귤이랑 비스켓들이랑 초코릿, 컴까지 샀지요.전 바다나 우유 하나를 마시고, 바다님은 딸기우유를 마셨지요. 이게 우리가 먹은 전부입니다.
지하철에서도 회원들의 폰번호를 저장하면서 재잘재잘 주변에 신경 안썼지요. 그리고 앗 실수까지... 슬픔의바다님은 플로우님에게 문자를 보냈구요. 전 대답이 없어 전화를 했더니만,,, 그랬더니만 아뿔싸! 없는 번호랍니다. 허허헉... 같은 운영진의 연락처조차 확인 못한 이 미련함 앞에서. 웃고 말았지요. 슬픔의바다님은 어땠냐구요? 플로우님 오시면 가만 안두신다면서 그 성질을 드러냈지요. ㅎㅎ
그리하여 배고프다는 슬픔의바다님의 성화를 뒤로 한 채, 정모장소인 시인詩으로 향했지요. 이리하여 슬픔의바다님에게 전 악덕시삽이 되었던 겁니다. 그러고보니 우린 그날 아침은 물론, 점심까지 그 전날 저녁까지 굶어가며 우아를 떨었던 것입니다. 말도 안되지요.
배고픔에 난폭해지지 않은 바다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1시 5분에 시인에 도착해 일단은 부시시한 슬픔의바다님의 파마머리에 영양칠을 하구요, 저 또한 양갈래로 땋은 머리에 살살살 기름칠을 하고 손을 씻었지요.
그리고 귤이랑 뽀또, 후렌치파이(이건 평소 바다님이 좋아하는 간식임, 전 간식은 안먹습니다.)와 초코릿, 껌을 적당한 자리에 세팅하고 명찰을 테이블에 쭉쭉 놓았지요. 슬픔의 바다님은 여전히 그 가느다란 손목으로 오렌지색 형광색지에 [시사랑 정모] 글자와 주소를 링크했지요. 그리고 방명록을 사야 된다면서 전 또 인사동 거리를 헤매며 엄청 두툼한 하얀 한지 앨범북 비스무리한 공책을 사왔답니다. 10주년에 전시할 꿈에 부풀어서 말입니다.
준비완료, 카운트 다운.
딩~동~. 시인카페의 문이 열렸습니다.
누구일까? 궁금증 가슴 콩닥콩닥. 우와...
드디어 첫 번째 등장하신 분이 바로 -어린왕자-님이십니다.
검은 사각 뿔테 안경으로 지를 겸한 듯 보이셨구요. 어릴 때 있는 읽은 어린왕자에 빠져 어린왕자가 되었다고 하셨지요. 시사랑편지에 첨부되는 음악에 매료되어 그 음악가의 음악을 계속 검색해 듣는다는 세밀하신 분이셨답니다. 시사랑이 탄생할 1999년에 군에 있었다면서 너무 아쉬워하더군요. 메일도 몰랐다면서... 아마도 제대한 뒤엔 컴사랑에 흠뻑 빠지신 것 같습니다. 슬픔의바다님은 같은 동갑이라고 무진장 기뻐했답니다.
두 번째로 오신 해평님을 소개하겠습니다.
닉은 본명이라고 하시더군요. 그 이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다와 평평함의 경계라고 할까요?
아 그리고 굉장히 조용하셨구요. 그 헤어 스타일 정말 잘 어울리셨습니다. 궁금하시면 정모사진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로 오신 분은 오래된골목님이십니다.
시원스러움, 낭낭한 목소리, 사투리가 낯설지만은 않더군요. 대구 태생이라고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다들 부산사람으로 오래한다면서 시원스레 웃었지요. 성격은 무지 쾌활, 발랄하셨구요. 낡은 것, 고전적인 오래된 골목에 대한 추억, 아 그 키스에 대한 추억에서 오래된 골목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새롭게 새로된골목, 신작로로 바꾸라는 말들이 있었지요. 오래되어서 오래되 보인다는 슬픔의바다님의 유머에 그냥 씩 웃어 넘기시더군요.
그리고 네 번째로 오신 깜찍,발랄한 운영진 플로우님이십니다.
오시자마자 앉기도 전에 슬픔의바다님의 큰 목소리에 전화번호부터 남기셔야했습니다. 가장 먼 부산에서 오셨답니다. 전에 닉네임은 초개랍니다. 그 플로우가 전 꽃인 줄만 알고, 어찌 남자분이 저리도 여성적 닉네임을 가지셨을까 했었지요. 그건 나뿐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모든 분들의 무지한 착각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 플로우란 뜻이 누군가가 말했다고 했던가? 그건 기억이 나지 않구요. 무언가에 몰입했을 때 생겨나는 즐거움, 그 경지라고 하는군요. 그런 심오한 뜻이 내포되어 있는지 정말 몰랐었습니다. 플로우님은 시사랑에서 시에 가장 몰입하시고, 그 시의 몰입의 경지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에서도 저리 하시는지 어찌나 식사시간에 잘 직접 쟁반을 나르시고, 챙기시는지 참 가정적인 모습에 다들 감동 받았을 겁니다.
다섯 번째로 오신 분은 노을에 갇힌 새님이십니다.
신분을 숨기기 위해 노을에 갇혀 지낸다고 하십니다. 뭘 그리 숨기고 싶으실까 모르겠지만요.
오시자 마자, 길을 잘못 알아 헤매었다면서 그 반항심을 울컥 보이셨지요. 그 반항적 기질만은 제임스 딘 저리가라 할 정도구요. 외모는 절대 아니구요. ㅎㅎ .인사동이 처음이라면 넘 신기해 하시면서, 그 전날에 과음했다는 핑계로 혼자서 인사동 나들이를 했다고 하더군요. 잘 하셨어요. 저를 많이 챙겨 주신 관계로, 그 희망사항대로 앞으로 잘 모시기로 했지요. 무엇이냐구요? 나한테 무지 귀여운 동생이라구요? 헉스... 나에게 귀엽다니... 암튼 좋은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여섯 번째로 오신 분은 천안에서 상경하신 JOOFE님이십니다.
부드럽고, 조근조근 참 조용하신 분이셨습니다.
시사랑에서 1년에 300일을 머무르신다는 시사랑 왕팬시더군요.
말씀은 많이 하지 않으신 듯 같지만, 소곤소곤 주변의 속삭임까지 놓치지 않고 경청하시더군요.
성이 주고 이름에 철자가 들어가서 JOOFE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슬픔의바다님은 경상도 버전으로 주패라고 했지요. 뭘 주패주나요. JOOFE님의 닉네임에 대해서 더 궁금하시다면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겁니다. 못내 노래방에서 왁스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기차시간 때문에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는 아쉬움을 어찌 하오리까. 다음 정모에선 꼭 그 한을 풀어 드리겠습니다.아, 딤채가 고장나거나 필요하면 불러달라고 했던가요? 꼭 불러주세요.
일곱 번째로 오신 대단한 카리스마의 heartbreak님. 시 공부하시는 분의 자네분 결혼식에서 축시를 낭송하느라 늦으셨다고 하셨지요. 그 검은 레이스한 멋스러운 복장하며, 우아한 메이컵하며, 럭셔리 여왕, 왕누님 그자체로 빛나셨습니다. 본인은 늙으셨다는데 다들 그 말씀에 기 죽었지요. 상처와 아픔을 많이 겪으셨다면서 새로운 형태의 상처를 해결하도록 상담을 해주신다는 카운셀러 역을 자처하셨습니다. 상담 꼭 받아 보시면 후회 안하실 겁니다. 치유법으론 시낭송법과 그 우아한 노래실력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긴 시간 특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정열이 팡팡 넘치는 모습, 카리스마의 지존이셨습니다.
여덟 번째, 감기몸살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주신 달콤한 사탕디케이님.
아들 아이디라면서 사탕달콤. 달콤해서 사탕이 되어 버렸다지요.
따뜻하고 포근하고 부들부들 마음이 비단결이십니다. 손수 별도로 직접 만들었다는 초코릿 너무나 잘 먹었습니다. 아, 옷 만드는 법도 배우셔셔, 옷 디자인도 잘 하십니다. 모 유니폼도 만들어 주셨다고 했지요. 암튼 음악과 시와 두루 두루 재능이 출중하신 분이십니다.
아홉 번째, 정모 참가 신청은 안하셨지만, 서울에 계시기에 오셨다는 하늘사랑님!
넘 반가웠습니다. 모 화장품 회사에 계신다고 하시자 슬픔의바다님이 샘플 좀 달라고 하니 샘플은 원래 없다고 하셨지요. 그러자 완품을 달라고 조르던 바다님의 넉살에 미소지으시던 분이셨지요.
시낭송 프린트물을 내보이자 마음에 안드시는지 본인이 애송하는 조지훈 시인의 [낙화]를 외워서 낭송해 주었지요. 진짜 좋아하는 시라면 님처럼 그렇게 외워주어야 한다는 사랑의 마음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빨리 읽으셨지요? 앞으로 천천히 낭송해 주세요.
열 번째, 등장인물은 반짝반짝 별빛이 쏟아질 것만 같은 반디님이셨습니다.
나이 많다면서 빼셨다는 후문이... 넘 환한 미소가 아름다웠었습니다.
그리고, 식사시간에 딱 맞게 도착하신 민영기님과 여나님.
다른 카페에서 함께 활동하시는 문인이라고 하셨지요.
민영기님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 한의학을 경영하시지만, 그 끼를 못 녹이셔 시에 입문하셨다는 그 열정, 무척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아, 개량한복 너무 멋졌습니다. 술 한잔 주셔셔 감사했습니다.
함께 모자를 쓰고 오신 여나님! 전 처음에 연아인 줄 알았었었습니다. 나중에 닉에 대한 얽힌 사연을 듣고, [나여]를 거꾸로 하면 [여나]가 된다고 했지요. 그 강한 자신감,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음 정모 땐 차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오세요. 콜라라니요? ㅎㅎㅎ 함께 한잔 못 나누어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제일 늦게 도착하신 가리워진길님!
늦게 오셔셔 그런지 저에겐 좀 멀리 있어서 좀 가리워져 있었었습니다.
전통문화연구소에 근무하신다고 했던가요? 순수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 보기 좋았었습니다.
다음엔 더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자칭 미모의 운영진 슬픔의바다님을 소개합니다.
야들야들한 몸매에 엄청 잘 드시는데도, 저보다 두 배는 더 먹습니다. 그렇지만 뼈다귀만 남아 있습니다.
청치마에 보라색 가디건을 입고, 그 위에 연분홍빛 바바리코트를 입으셨지요. 이것 저것 하는 일이 많아 한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부산했었지요. 머리는 약간의 웨이브가 살아있는 파마머리이구요. 시사랑의 살아있는 전설적 인물이지요. 시사랑 회원 중 슬픔의바다님을 모른다면 유령회원임에 틀림 없을 겁니다. 너무 너무 고생 많으셨구요. 시삽을 보필하느라 끝까지 특히, 끝에 무지 고생했습니다. 깊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그 미모를 직접 확인하셨을 겁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정모에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의 사진은 정모에서 공개 안하는 나쁜 습관을 가진 운영자니까요.
마지막으로 우아하고 왕깜찍하고 귀여움의 지존에 올랐던 초록여신까지 총 15명이었습니다.
양갈래로 곱게 땋은 헤어 스타일은 여고생 컵셉이였는데, 다들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간단한 소개가 끝난 뒤, 시낭송을 했지요.
오래된 골목님을 시작으로 -어린왕자-님을 비롯해서 다들 프린트물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시를 골라 낭송했답니다.
다 소개하긴 힘들구요.
몇 분만 예를 든다면, 역시 압권은 heartbreak님이셨지요. 강연호 시인의 [섬]을 낭송하는 그 모습에서 바다, 파도소리, 뱃고동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정말 그 목소리는 시사랑편지로 녹취해서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동 그 자체였답니다.
오래된 골목님의 낭낭한 목소리, JOOFE님과 플로우님의 잔잔한 목소리.
본인 차례가 다가올 수록 더 떨린다던 해평님. 김남주 시인의 [이 가을에 나는]의 낭송은 참 맑고 좋았습니다. DJ를 능가하는 목소리였지요. 해평님을 시사랑 DJ로 임명해도 될 듯 합니다. 다들 놀라셨습니다.
노을에 갇힌 새님의 좀 반항적인 목소리 ㅎㅎ, 김정란 시인의 [슬픔의바다]란 시를 직접 낭송하며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킨 센스쟁이 슬픔의바다님까지...
아하, 빠질 수 없는 낭송의 비하인드는 -어린왕자-님이셨지요. 두 번째로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낭송하고 마음에 안들어 다시 하겠다고 했었지요. 오래된 골목님은 다시 해도 똑같을 거라며 웃었지만, 우리의 -어린왕자-님은 꿋꿋하게 다시 낭송했지요. 그것도 같은 시를. heartbreak님의 천천히 읽으라는 직접 교습을 받아가면서요. 다 하고도 부끄러운지, 그 못내 아쉬워하던 얼굴은 잊혀지지 않네요. 역시 그전과 똑같다고 폭소를 자아내던 오래된골목님의 화통한 웃음도 잔잔하구요. 사실, 전 다른 시를 낭송하는 줄 알았답니다. 다들 그러셨다구요?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 그 다시 하겠다고 말하는 자신감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하여, 저녁 5시가 다 되어서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배고픈 팀들은 동동주를, 술꾼들은 소주를, 우아한 분들은 맥주를, 슬픔의바다님과 여나님은 콜라를 마셨구요. hearkbreak님의 선창으로 만남과 시사랑의 발전을 위하며 짠짠짠 했지요.
그러다 소주로 바꿔 다들 그 아름다운 인들과의 만남에 빠져 그 플로우의 경지에 빠져 갔답니다.
제일 그 플로우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다름아닌 초록여신이었지요.
무려 2년 만에 마신 소주는 달콤했었답니다.
이상 무럭무럭 분위기는 무럭무럭 익어갔지요. 그뒤는 생략하구요.
무리한 전 플로우님의 보디가드를 받으며 집으로 향했지요. 슬픔의바다님은 끝까지 참석하신 분들과 2차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며 무려 오후 2시에서 시작된 정모는 밤 11시를 넘기며 대단원을 내렸다지요.
그 뒤, 초록여신은 몸속의 것들을 밖으로 끌어 내느라 바빴습니다. 집에 온 뒤엔 깊은 오수에 빠졌고, 이틀 동안에 무려 여명808을 5병이나 마시며, 방을 데굴데굴 굴렀답니다.
2007년 11월 11일 시인카페에서의 정모에서 만났던 분들은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나이를 떠나, 사는 곳을 떠나, 좋아하는 시인을 떠나, 좋아하는 시를 떠나서 모두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그토록 플로우의 경지에 빠져 감격해본 지 얼마나 됐는지(정현종의 시 [감격하세요] 중에서)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마종기 시인의 시 [이름 부르기] 중에서)
그렇게, 그렇게 서로의 이름 부르기에 흠뻑 빠졌더랬습니다.
우리가 아직 서로 부르고 있다면,
서로의 이름을 이토록 애처롭게 부르고 있다면,
들리나요? 그럼 대답해 주세요.
축하의, 감동의 발자욱을 길게 길게 찍어 주십시오.
바쁘신 와중에 정모에 참석해 주신 -어린왕자-님, 해평님, 오래된골목님, 플로우님, 노을에 갇힌 새님, JOOFE님, heartbreak님, 사탕디케이님, 하늘사랑님, 반디님, 민영기님, 여나님, 가리워진길님, 슬픔의바다님께 거듭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 배고픈 와중에도 엄청 참아주신 -어린왕자-님 이하 모든 분들께 죄송함을 전합니다.
참석하고 싶으셨지만, 아쉽게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의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에 더불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럼, 시사랑에서 시를 통해 만나 뵙겠습니다.
언제나 시사랑에서 자생하는 詩들과 더불어 행복하세요.
초록여신 드림.
* 추신 - 댓글이 30개 이상되면 정모사진과 더불어 정모과정을 담은 멋진 사진들을 공개하겠습니다.
댓글 수가 30개가 넘지 않으면 관심 없는 것으로 알고 정모사진의 공개를 비공개로 합니다.
현명한 분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합니다.
첫댓글 와아~ 짝짝짝!! 이거 다시 쓰느라 고생하셨어요. ^^ 보기만 해도 대단한 노력과 기억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바로 알겠네요. 왕깜찍여고생스타일매력(악덕?)시삽님! 바다가 회원정리하는 사이 이 정도 쓰셨네요. 여신님께 제 일착으로 선물을 드려야겠어요. ㅋ 사진 편집 중인데 올릴까요, 말까요? 서른 개 넘는지 지켜봐야겠어요. 카운트다운~(안됨 제가 서른 개 채우죠, 뭐.)
참, 저는 여신님이 짧게 다루신 분들을 중심으로. ㅎㅎ 왜냐면 제가 더 가까이 앉았을테니. 앉은 자리에 따라서 편애가 있었음은 당연한 일일테죠. 전 극과 극을 왔다갔다해서 그나마 좀 나은 것 같기도요. 게다가 전 찍사라 제 얼굴이 안 나올 밖에요. 글고 우리, 천재 마자..
역시 센스쟁이 슬픔의바다님. 기대할께요? 2탄(정모 이야기) 뜸 너무 들이지 말고 올리셈.
그날을 다시 보는 것 같네요. 참, 아름다운 사람들 만나서 제가 누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석하신 분들, 모두 잘 들어가셨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누라니요?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하시나요? 만나서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가슴 속에 숨쉬는 그날을 위하여,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전통문화연구소라는 곳은 들어본 바도 없건만 창졸간에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편애를 하는 것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아무튼 저는 전통문화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에 다니고 있고, 이곳은 조만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개칭되어 새롭게 거듭나게 된다고 하네요. 다니고 있는 저도 자세한 속사정은 모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시사랑에 대한 저의 사랑을 소중히 키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미안해요,가리워진길님! 잘못된 정보로 속상하게 해 드린 점 깊이 반성합니다. 애정이 좀 부족함을 용서해 주시와요. 앞으로 잘 기억할께요. ㅎㅎ
엄청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하이에나 처럼 느껴지는군요. 하하.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다보니 먹는거에 초점이 맞추어져 버렸어요. 절대로 미안해 하지마세요. 재밌으라고 한거지 운영자나 시삽님 탓하는거 아닙니다. 슬픔의 바다님에게 맞을라.
어린왕자님의 고운 마음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린왕자님도 붙들려 계시느라 무척 고생하셨어요 ㅎㅎ
밥 안 사주면 맞을지도...ㅋ
꼬옥 가려했는데 참으로 못가서 불행 합니다 94년식 똥차가 하필 그날 고장이나서 암튼 감사드립니다
오래된 차만 혼낼 께요, 땡삐님은 빼고요 ㅎㅎ. 다음엔 꼭 뵐 수 있기를 바랄께요.
댓글 남기고 갑니다. 개인 사정으로 참석은 못했지만 ........ 관심은 항상 있습니다. 바다님과 여신님 수고 많이 하셨네요. 깊어지는 가을날 감기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상징의숲님도 다음 정모엔 꼭 오세요.
관심을 실천해주셨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상징의숲님께서도 건강하시길.
*준비하느라 고생많았던 초록여신님과 바다님께 박수보내드립니다.. 정모후기를 읽고있으니 제가 호흡이 가빠지는듯해요... 두분의 모습이 선하기도 하고,정모에 참석한 회원들간의 웃음도~ 앙마님이 함께 했던 첫 정모가 문득 생각나기도 합니다.자주 활동못한 미안함 남기고가요~~
다음 정모엔 꼭 한 미모를 직접 회원들에게 보여 주세욥 ㅎㅎㅎ . 첫 정모만큼의 설레임은 없을 것 같아요. 저도 2002년 대구정모의 첫 설레임이 아직도 잔잔한 걸요 ... 건강 꼭 챙기세요...
카라님까지 가셔야 미모의 운영진들이 완성되는건데 말여요~~ 후훗..
네, 저도 카라님의 빨간 코트랑 빨간 립스틱, 난무한 꽃무늬들이 생각나요. 다음엔 저희가 마산으로 나를테니 맛있는 거 많이 해주셈, 아짐.
찰떡궁합 두분께서 저지른 일덕분에 시사랑님들이 더 행복해졌겠어요~~ 천재 시삽과 운영자님..^^* 와아....눈에 선하게 그려져요..분위기가 엄청나게 즐거웠겠네요..?
ㅎㅎ. 무지 좋았지요. 만남은 늘 기쁘죠... 시를 통한 만남이니 더욱 기쁘지요.. 반가워요..
천재 시삽과 천재 운영자..이런 걸 자화자찬이라고. ^^
왜..만재라고하지..
사진, 보고싶네요.
좀 기다려 보세요, 편집 중? ㅎㅎㅎ
여신님 제 사진 특히 신경써주세요...찡끗..신경 써주면 안잡아 먹지...
편집은 제 담당이 아닌데, 어쩌지요? 핫누님! 전 명령만 내려요, 일은 슬픔의바다님이 하거든요, 그 쪽에 잘 보여 보세요.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났으니 처음 만났다 해도 얼마나 많은 대화가 오갔을 지 알 것 같습니다 참 따뜻한 풍경이 그려지네요^^*
참 따뜻했지요. 말 한 마디 하지 않더라도 얼굴 보는 자체만으로도 참 좋았었지요. 다음 번에 벌개미취님도 아름다운 풍경의 주인공이 되어 주실 거지요?
그무엇과도 바꿀수없는 좋은 시간이였을것으로 생각 됩니다 ~함께하신 분들이 광경이 궁금 합니다
궁금이라 공개 여부를 논의 중? . 기대하세요 ㅎㅎ
소설 한 권 읽은 것 같습니다. 어쩜 이렇게 정리를 잘 하셨죠? 누구보다도 초록여신님과 슬픔의바다님, 그리고 타의 모범이 되어 마치 가게 주인장처럼 그릇 나르느라 힘쓰신 플로우님...., 다들 정말 애쓰셨어요. 훈훈하고 정겨웠던 모임, 두고두고 기억될 듯합니다. ^^
제가 원래 말이 좀 많거든요. 정모때는 좀 부끄러워 ㅎㅎ 나중에 여유되신면 개인적으로 좀 뵈어요, 이것 절대 편애 아니거든요 ㅎㅎ
아, 이거 서른개 넘으면 사진공개되는데, 안되는데,아, 이거 하필 내가 서른번째, 다들 날 원망할텐데,바다님만 빼고.......^^*
초록여신의 댓글은 제외인데, 모르셨나요? ㅎㅎ
제가 두서너개 덧붙여도 바닷물에 돌멩이 던지는 격이겠군요. 원...반이 초록여신님 덧글이시니...이러다보면 언젠가 공개될날이 있지 않을까요. 하하..다른 분들보다 두 운영진의 종종거리는 모습이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그래도 돌멩이 자꾸 던져 주세요, 퐁퐁퐁 그러다보면 그 어디엔가 머무르겠지요. 그 도착점이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겁니다. 쌀쌀한 날씨에 무진님께서도 감기 조심하세요.
초록여신님을 비롯하여 정모에 참가하신 시사랑님들...의 모습이 그림을 보듯 한 눈에 쏙 들어 옵니다. 물론 여신님의 글 솜씨도 한몫 하구요. 기억력도 아주 좋아요. 이 많은 생각들을 담아내기에는 뇌(?)용량이 하하 너무 크진 않았는지...ㅎㅎㅎ 농담이시구요. 언제나 힘을 주는 시삽님... 그리고 열심히 운영을 도와 주시는 바다님도 고마워요.( 시사랑 편지 잘보구 있어요^^).시사랑이 정모와 더불어 나날이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추워진 날씨에 모두들 건강하시고 가을 마무리도 잘 하시구요. 댓글도 마~니마~니 달아서 이~쁘고 멋~진 시사랑님들 얼굴 뵙고 시퍼요.(초록여신님 글(말)이 맞는지 알고 시퍼요.^^)사랑합니다.
제가 뇌 용량이 쪼끔 무겁습니다. 아직, 모르셨남요? 그대로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답니다. 진실만을 말하는 신을 믿으시와요. 그나저나 제 댓글을 제외하고 댓글이 30개는 넘어야 하는데, 다들 무심하셔라! 궁금해하지 않으시니 어찌하오리까...
초록느낌님도 얼굴 좀 자주 보여주세요. ㅋ 여신님 뇌용량은 저도 감탄하지요. 저토록 세밀하고 꼼꼼하게 적으셔서 제가 게으름부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사와요. 그나저나 제 덧글도 제외해야 하는 거 아닌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