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이는 진돗개 네눈박이다. 그 네눈박이를 강화 선원면 내 취미농장 집에 데려간지 약 4년만에 서울 집으로 다시 데려왔다.
ㅁ자형 안마당이 있는 선행리 옛 농촌마을 부잣집 농가를 세내어 쓰는 동안 3년 가까이 정선에서 데려온 30일 조금 지난 젖먹이를 송파 집으로 데려와 두어달 키워 집에 혼자 있어도 잘 견딜만큼 자랐을 때 데려가 일이주에 하루,이틀씩 함께 지내며 잘 살았다. 사료와 물은 지붕 아래 볕이 잘 들고 바람은 막아진 문간 외양간 자리에 자기집 옆에 넉넉히 주면 알아서 적당량 나눠 먹고 대소변은 흙이 가득 담긴 전용 화장실 넓은 장롱서랍 위에만 보았다.
지난해 10월 농장집을 마니산 아래로 옮겨 겨울을 나게하고 올해 6월 하순까지 그집에 두었다. 그집의 한 부분에 올해 이른 봄 내가 세들인 아주머니에게 여러날 장마비가 내린 뒤 집에 별문제가 없었는지 안부차 전화를 걸었을 때 집에 습기가 많아 못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리고 내가 속인게 없는데 속인게 많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난 수개월 동안 입주 때 지하수 자동펌프와 가스보일러를 새것으로 교체해주고 계약한 방 2개가 춥다 춥다해서 전기판넬이 설치된 방 하나를 추가로 쓰게해주고 갈때마다 아궁방과 거실 난로에 쓸 난방용 땔감까지 내 승합차에 맗이 실어다주고 집주위에 새로 많은 꽃을 심고 풀을 뽑아주었지만 속인 기억은 없는데 뭐가 잘못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한참 뒤에 다시 전화를 걸어 말하다 조금 언성을 높이자 20세 이상 나이 많은 내게 "야아! 짜아식아!"라고 목청껏 악다구리를 쓰고 대문 밖 넓은 바깥마당에 매둔 강순이 목줄이 그녀 가족이 다니는데도 문제도 있으니 빨리 와라! 당장 수일내 언제 오겠다고 날짜를 확정해 말하라고 몰아세웠다.
더이상 함께 두면 위해가 미칠 수 있을 것 같아 수일 뒤 선원면 친구네집 임시 피난처로 데려가게 했다가 11월 초순 제주에 요양차 가야해서 강순일 혼자 못두겠다해서 인천 도심에 모텔을 경영하면서 여러 품종의 닭을 옥상에서 키우는 친구 ㅁㅅㅊ이 데려가 살도록 했었다.
이 친구는 강순이를 좋아해서 처음 실물을 보러 선행리 집에 올 때 부인과 함께 소고기 생채 한근을 선물로 사와 강순이에게 먹였고 당일 강순일 데리고 인근 혈구산 등산을 함께 했었다. 그 뒤에도 강순이의 좋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그 발정과 교배에 큰 관심을 나타냈고 언제 발정 때는 추천해온 종견과 교배시키기 위해 며칠 데리고가있기도 했다.
이번에는 오래 데리고 있었으면 좋은데 올해 제주에서 보내온 네눈박이 암컷이 다 자라 강순이와 서로 싸워서 더이상 못데리고있겠다 했다.
비싼 수입사료를 먹이고 있었다 해서 수고비는 못줘도 사료값은 주려고 그집 근처에서 은행을 찾았으나 보이지 않고 날은 어두워져 그냥 들어가 강순이부터 찾아봤더니 털에 윤기가 나고 몸에 살도 조금 붙어 좋아보였다.
다른 때처럼 식사를 같이 하쟤서 따라 같더니 보드라운 고기가 가득 담긴 뽀얀 국밥이어서 맛있게 다 먹었다. 내가 내겠다 해도 막무가내 자신이 냈고 사료값을 보낼 계좌를 달라했어도 안받겠다고 안알려줬다.
고마운 인사를 드리고 어두운 경인고속도로와 올림픽도로를 달려 집에 왔다. 앞마당에 묶어두고 들어와 다시 감사의 문자를 보내면서 계좌를 알려달라했는데 대답이 똑 같았다.
새벽 01:30쯤 자다가 깨었는데 고양이들이 지나가는지 강순이가 짖어됐다. 혹시 지하층 사람이 시끄럽다할까봐 강순이를 들고 들어와 2층 내방 옆 창고방에 넣어두었다.
기르는 개들 때문에 여러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 이제 6~8 년전 강화 북쪽 송해면 양오리에서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큰 몸집의 개 골든리트리버 '록키'가 풀어놓고 산책중 길을 잘못들어 남의집 안마당으로 들어갔을 때 그집 개들이 마구 짖어대자 나와 내 사과를 듣고 뜻하지 않게 집안으로 들어오라해 다과를 대접해줘 그뒤 친형제처럼 평생 잊지 못할 흐뭇한 교류를 했었고 언제든 그 생각만하면 가슴이 흐뭇하고 따뜻해지게한 젊은 사람 태준이 아빠와 엄마, 얘들을 찾아봐야겠다.
첫댓글 강아지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