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전 나는 모대학 전자공학과에 잠시 다닌적이 있었고
그때 나는 첫미팅을 하였다.
덕수궁옆 푸른성다방이었는데
번호뽑기를 한 내짝만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한참후에 긴생머리에 날씬한 아가씨가
나타나 혹시 물어봤더니 내짝이었다.
킹카는 마지막에 나타난다는데 그말이 딱맞았고
난생처음 이성과의 만남에 시간가는줄도 몰랐다..
그날 우린 막차를 탈때까지 얘기를 하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하고 헤어졌다.
얼마후 첫만남, 정능에서 세검정까지
우산하나에 의지하고 꼭붙어서 걸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보니까 그애는
속옷이 다보일정도로 다젖어있었다.
그리고 1주일 지나도록 연락이 안되어 매우 궁금했는데
그녀에게서 편지가 왔다. 분홍색봉투안에 빨간 리본이 매달린
편지지에 이詩가 예쁜 글씨로 적혀 있었다.
<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유치환..
그후 몇번 더만났지만 나는 괜히 죄짓는것 같아
군입대시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도 잊지 못해 첫휴가때 그녀의 집을 찾아갔는데
그사이 그녀는 다른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하였다.
그후 그녀를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길거리에서 긴생머리 아가씨를 보면 그녀생각이 났다.
덕수궁 지하다방과 같이 걸었던 정능 그언덕길과 함께~
첫댓글 저에게도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 이름 지금은 잊었지만
----------------------------- 박 민 순
하루라도 안 보면
몸살 날 것 같았던
내 하나의 사랑
젊음의 눈동자
나는 너였고
네가 나였는데
박이 두 쪽으로 갈라지듯
동쪽과 서쪽으로 걸어간 우리
지난날 잊지 못해
꿈속에서나 만나는
짧지만 달콤한
별보다도 꽃보다도 아름다운 사랑
지우지 못하는 옛이야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 사람 이름 지금은 잊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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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벚꽃길이 장관입니다.
아파트 단지내도
오산천 뚝방길 왕복 약 8Km 구간도.....
누구나 다 잊지못할 풋사랑의 추억이 있을겁니다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눈동자 입술은 내가슴에 있네"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이 생각나는 멋진 시네요
오산천에도 벚꽃이 만개했나 봅니다 ^^
이쁜 추억들이 많으네요
추억을 먹고사는 나이에
추억배 안고프니 행운입니다ㅎ
진달래가 바위산을 꽃피워 덮느라
꽃이불 푹신하게
바느질한듯 보입니다
적당히 피워내서 더이뻐요
반갑습니다. 예쁜 봉투안에 곱게 써내려간 편지도
세월따라 잃어 버린지 오래됐습니다
이번 주말엔 아내와 진달래꽃 구경을 가야되겠습니다 ^^
다방 이름까지 기억하시는 걸 보니..
꽤 기억에 남는 추억인가 봅니다.
어릴 때의 아련한 연애 경험은..
노 년에 접어든 나이에도 웃음을 짓게 합니다.
반갑습니다. 당시 덕수궁돌담 지하에 있던 푸른성 다방은
서울시내 대학생들이 미팅을 최고 많이 하는곳중 하나였습니다
연애라 할수도 없고 한 두세번정도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그녀도 이제 할머니가 되어 어쩌면 이방에서 제글을 보고
과거를 회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추억이 있군요
네감사합니다
즐거운 봄날되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애틋하셨을까 그 순간들이 ㅎㅎ 너무도 소중한 추억 지니고 계십니다
아름다운 순간들은 절대 잊히지 않지요 우리들 고달픈 인생에서 제일
달콤한 사탕같은 생각에 젖게 하는 추억 사랑의 추억 오래 사랑하지 않았기에
더욱 애틋한 사랑의 기억이지요
반갑습니다
46년전 봄날의 짧은 인연을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런 사연도 아니고 그저 비오는날
둘이서 정릉언덕길을 함께 걸었을뿐인데
이렇게 가끔 되내어봅니다
지금쯤 경포벚꽃이 만개했을겁니다
늘 따뜻한 댓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봄날되시기바랍니다!
배방가는 전철안에서 글을 읽습니다~~
제가 덕수궁 바로옆 건물에서 근무했었네요~~
덕수궁이 한눈에 바라보였었는데 기억나는 다방이 하나도 없으니
전 무엇했었나 모르겠네요~~
반갑습니다
아산고향집에 오시는가 봅니다
그때 만났던 곳은 지금은 없어졌을것 같고
덕수궁 정문옆 돌담아래 지하다방이었습니다
꽤 커서 수십명이 미팅을 해도 좁지 않았습니다
배방 맹사성고택앞에서 광덕으로넘어가는길에
벚꽃이 만개했을겁니다
즐거운 고향나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첫사랑.
그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이네요.
이제 이생에서는 그런 설렘을
느낄 수 없어서 더 애틋한 마음이지요.
그산 님, 아름다워서 아릿하게
와닿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베리아님 감사합니다
20대초반에 겪었던 첫미팅 첫데이트였습니다
그후 미팅을 한번 더했지만 만남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지요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크아아~
그산 님은 추억과 함께 매일매일이 회춘하는 날입니다.
꽃잎이 떨어질 땐 또다른 추억이 어른거리겠지요.
석촌선배님 반갑습니다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면 또 다른 감흥이 생깁니다
댓글감사드리며 즐거운 저녁되시기 바랍니다 !
킹카..ㅎ
그렇지요..
신입생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첫미팅..
저는 종로 2가 YMCA 지하다방에서입니다.
덕수궁돌담장 길은 저의 애창곡인데...
지난날에는 참 운치있는 낭만의 길이었습니다.
아무튼
봄이 왔으니
우리 추억을 만나며 유감으로 회춘합시다..ㅎ
반갑습니다. 전군가도와 정안 고성지 벚꽃구경하고 이제 돌아왔습니다
종로2가 YMCA 지하다방에서 첫미팅하셨군요
덕수궁돌담길은 제 대학동창과 신입사원때 대리님 18번지였는데
참 운치있는 노래입니다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https://youtu.be/xTs-9AH2tCs?si=xbbE6cwKoXeveR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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