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위한 ‘꿈의 궁전’인 어린이회관이 1970년 7월 25일 서울 남산에 우뚝 섰다. 설립자는 육영수 여사. 이날 육 여사는 연건평 3천7백평에 지하1층, 지상18층으로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어린이회관의 개관 테이프를 끊고 기념탑을 제막했다.
동양 최대를 자랑하는 어린이들의 꿈의 전당인 어린이회관이 25일 상오 11시 설립자 육영수 여사가 테이프를 끊어 개관됐다.
육영재단(이사장 곽상훈)에 의해 지난해 5월 5일 서울 남산 어린이놀이터 옆에 착공, 1년 2개월만에 완공된 어린이의 전당은 연건평 3천7백평의 지하1층, 지상18층 건물로 총공사비는 6억원.
건물 내부는 체육관, 수영장, 무용실 등 신체를 단련시킬 수 있는 훈련장을 비롯, 과학적인 두뇌를 기르는 과학실험, 오락 전시실, 정서를 펼 미술음악실, 1만1천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있고, 그밖에 어린이극장, 천체과학실, 새서울전망대 등을 골고루 갖춘 어린이의 파라다이스.
꿈이 무럭무럭 어린이왕국
문 연 어린이회관…동심은 즐거워
“우리들 세상” 노래 속에
신기한 눈…환희의 새싹들
음악ㆍ무용ㆍ동극 잔치도
▲어린이회관 무지개극장에서 베푸는 개막잔치에 들어가려고 몰려든 어린이와
학부모들 모습.
어린이회관이 개관된 25일 서울 남산은 “우리들 세상”을 노래하는 어린이들의 함성이 대견스러웠다. 새싹들의 꿈을 무럭무럭 키워줄 신기한 시설을 갖춘 회관의 문을 들어선 꼬마들은 눈이 휘둥그래진 채 환호, 하늘에라도 오를 듯 가슴을 활짝 펴기도 했다.
이날 상오 11시 무지개어린이극장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시내 10개 국민교에서 뽑힌 대표 1명씩이 참가, 내일의 일꾼이 될 것을 다짐했고, 비행기를 기증한 김제원 경향신문사 사장 등 22명의 공로자들에게는 육 여사가 감사패 및 기념품을 증정했다.
기념식에 이어 낮 12시 반부터 17층 새서울전망대에서는 육영수 여사가 어린이 대표들에게 샌드위치 등 오찬을 베풀었는데, 이 자리에는 박 대통령과 자녀들도 참석해 어린이들을 한층 기쁘게 했다.
이때 경향신문사 비행기에서 뛰어내린 2명의 스카이다이버는 빨갛고 파란 연기를 내뿜으며 지상에 내려 회관 주변에 있던 수천 어린이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체육관과 수영장에선 육 여사 시구로 배구농구 등 7종목에 달하는 개관기념 체육대회가 벌어졌고, 하오 5시부터는 KBS어린이합창단ㆍ합주단 등이 베푸는 음악ㆍ무용 잔치 등 예능대회가 있었으며, 월계국민학교 어린이들은 동극 ‘풀잎각시’ ‘사랑의 교실’을 공연, 어린이들이 마음껏 하루를 즐긴 것이다.
한편 밤9시부터는 이날 개관잔치를 축하하는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날 어린이들은 경향신문사가 어린이회관에 기증한 비행기 LI5 경향1호기의 첫선에서 푸른 하늘을 누비는 비행사에의 희망을 꿈꾸며 신기한 표정들.
어린이회관의 자랑거리들
오색불빛에 환상처럼 음악이 흐르고
어린이들의 학습을 익히고 꿈과 정서를 키워줄 동양 최대의 동심의 전당 남산 어린이회관은 오는 28일부터 어린이들을 맞는다.
25일 준공, 개관한 이 회관은 월요일을 제외한 화~일요일 상오 10시~7시까지 개관, 입장료는 어린이(중학 3년 이하)는 무료, 어른은 1백원.
과학전시실, 종합전시실, 식당(어른 1백원, 어린이 50원) 등 일부는 제한이 없으나 과학오락실, 실험실, 공작실은 실비, 무용ㆍ음악ㆍ미술실은 단체 회원제도 있는데, 어린이왕국의 자랑거리를 보면-.
▲개관식에는 박정희 대통령도 참석해 회관 안팎을 두루 돌아본 뒤 17층 회전 전망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나누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개관기념 체육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을 격려하는 모습.
동화나라의 왕같이
○…어린이회관에서 가장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점할 곳은 6, 7층의 과학오락전시실.
우주선이 날고, 발로 치는 피아노처럼 가장 현대적인 시설이 있고, 5색 불빛을 내는 천제가 도는 등 이 어린이 왕국에서는 가장 호화롭고 현대적인 방. 문을 들어서면 4가지 요술거울이 있어 어린이들 모습을 난장이ㆍ키다리로 만들고, 한쪽 구석에 놓인 거대한 천체의 모형은 5색 불빛을 내며 아름다운 음악을 쏟아놓는다. 이것이 음과 빛의 팬터지. 스위치를 꽂으면 음악이 흘러나오고 음의 강약ㆍ고저에 따라 불이 환하게, 어둡게 변한다.
또 이 방에는 왕(王)들을 모실 차(車)도 준비돼 있다. 동화나라의 왕같이 백조도 탈 수 있고, 우주선 모양의 우주 패트롤선인 아폴로Z호도 있어 눈을 감으면 우주인이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이밖에도 운동신경을 발달시키고 교통도덕의 관념을 키울 수 있는 미니드라이버, 움직이지 않는 자전거 등 흥미를 끌 것이 수십종. 음악ㆍ미술ㆍ무용 등 예능교실은 12, 13, 14층. 크레파스가 없고 스케치북이 없어 그림을 못그렸던 가난한 시골의 어린이들, 피아노 구경조차 못한 낙도의 어린이 등 누구든지 오면 마음껏 도화지 위에, 건반 위에 꿈을 펼칠 수 있다.
하얀 매트리스가 깔린 무용실은 날씬한 몸매를 다듬는 곳. ‘황제의 왈츠’가 흘러나오는 속에 어린이의 정서는 살쪄간다.
무르익는 정서
○…이곳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10층의 과학실험실과 15층의 도서실. 물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콜레라균의 모양은 어떤 건지, 전신기ㆍ라디오는 어떻게 해서 소리가 나는지, 자동차의 구조 등 책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험에 의해 실지로 익힐 수있는 학습장. 도서실은 1만1천권의 책이 들어차 한 사람이 이 책을 모두 읽자면 5년은 걸릴 정도.
책을 읽은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는 인어와 금붕어가 5색으로 모자이크된 수영장(1층~3층)으로 가면 되고, 그 옆 체육관은 바닥이 두께 4cm의 콜크레(덱스오텍스)로 돼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안전히 돼 있다.
본관보다는 작지만 쌍둥이 돔식 건물인 천문ㆍ천체과학관도 특색이다. 은은한 입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5색으로 된 사시사철의 별자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1백20개 좌석이 1시간에 1회전하는 17층의 새서울전망대에서 미래의 주인이 될 새서울을 내려다보며 마음껏 꿈을 키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