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흐르는 강물처럼님이 지난 2월 9일 글에서 언급하신 왜관역 맞은 편 중화식당을 찾아갔습니다. 글을 읽고 왜관 근처를 지나면 꼭 들러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이었는데 어제 마침 기회가 생겼습니다.
식당은 작고 허름했습니다. 심지어 딸아이는 맛집이라는 저의 추천에 기대하고 따라왔다가 다소 실망스러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식당을 들어설 때 여주인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무언가 채소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딸아이 셋이서 주문을 하고 앉아있자니 주인이 신문지에 뭔가를 한 움큼 사서 저희들에게 주셨습니다. 어제 주변 야산에서 직접 캐신 달래라며 손이 많이 가 일일이 다듬지 못한 채로 줘서 미안하다며...
순간 흐르는 강물처럼님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단골도 아니고 처음 보는 손님에게 직접 캔 귀한 걸 그냥 주시는 걸 보니 정말 인정이 몸에 밴 그런 사람이구나. 이제 음식만 맛있으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주문한 야끼우동과 짬뽕이 나왔는데 아, 음식 또한 맛있었습니다. 부드러운 면발에 얼큰한 국물까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딸아이 입맛이 굉장히 까다로운데 딸아이도 엄지를 척 들어 올렸습니다. 흐뭇했습니다. 가격 또한 대구의 일반 중국집보다 싸더군요. 맛있다는 칭찬에 주인은 시장하다 보니 맛있게 느껴지는 거라며 부끄러워하시더군요. 요리 자체의 맛에 따뜻한 인정까지 더해지니 흐르는 강물처럼님의 맛집 평가 기준이 가슴에 그대로 와 닿았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주인에게 우리가 그 식당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더니 흐르는 강물처럼님을 정확하게 특정은 못하셨지만 어림짐작으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식사 도중에 흐르는 강물처럼님이 언급하신 덴뿌라를 포장주문 했더니 그건 금방 튀겨 뜨끈할 때가 맛있지 집에 가서 그냥 먹거나 다시 데워 먹더라도 맛이 덜하다고 주문을 사양하시네요.
딸아이 말이 가관입니다. 자기 입맛에 합격이니까 앞으로 흐르는 강물처럼님이라는 그 아저씨가 추천하신 맛집을 순례하면 되겠다고요. 왜관역 옆 자락에 주차한 차로 돌아가는 길에 빵집에 들러 빵쟁이 아내는 또 온갖 간식거리를 사오네요. 왜관은 빵집조차도 마음에 든다며...
흐르는 강물처럼님 덕분에 어제 저희 가족은 행복한 왜관나들이를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진정이 되길 바라면서 따스한 봄이 오면 흐르는 강물님이 여기 저기 다니시며 뿌려놓고 또 느끼신, 훈훈한 사람들이 사는 곳을 찾아다니는 행복을 저도 누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같은 느낌을 가졌다는 것으로도, 저는 추천했던 사실 자체로 기분 좋고, 행복해집니다.
다음에는 잡채밥 드셔 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잡채를 엄청 좋아하지만, 아내가 만들어준 것, 어머니께서 해주신 오랜 맛, 그 외 중화반점것까지만 먹습니다.
세분 가족들이 맛있게 드시며 정담 나누는 모습, 보지 않았지만 눈에 선합니다.
그로서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예. 다음엔 잡채밥과 덴뿌라로 딸아이와 결정했습니다.
조만간 경산의 어느 국밥집도 들러 볼 생각입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