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중에는 유달리 오지랖이 넓은 이가 있다. “왜 애인이 없어?”, “누구 소개 시켜줄까?” 물론 그 관심, 고맙긴 하다. 하지만 지
나친 관심은 지나친 비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왜 마음에 안 든다는 거야? 눈이 너무 높은 거 아냐? 내 성의를 무시해?”
정말 난 눈이 너무 높은 걸까? 아니면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걸까? 사람들의 오지랖에 의한 솔로의 현실. 그래도 이건 좀~
글/ 젝시라이터 임기양
참견, 참견, 참견, 그래서 뭐! 어쩌라고!
혼자면 아무나 갖다 붙여도 돼?
FA시장에 던져진 대어급 솔로도 아니건만 짝이 없다 싶으면 무조건 갖다 붙이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씨, 애인 있어요? 없
어? 그럼 여기 이 사람 어때?”
얼떨결에 전~혀 아닌 남자에게 짝으로 갖다 붙여지는 신세. 나이, 스펙, 외모 막론하고 무조건 총각이고 처녀이면 짝짓기 시장에
놓여져야 하니 안타까울 나름이다. 그래도 선택권쯤은 줘야 하는 게 아닐까? 애인이 없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여기저기 홀아비든,
칙칙한 노총각이든 붙여지는 신세. 솔로녀는 괴롭기만 하다.
눈 높다고? 주제를 알라고?
“너무 나이가 많지 않아?”, “그래도 남자 직업이…” 사람에겐 엄연히 이상형이란 게 있는 거다. 그 모든 조건을 100% 다 갖춘 남자
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닌 경우에는 아니라고 말하는 게 죄일까?
“넌 그래서 안돼. 눈이 왜 그렇게 높니?”, “주제를 좀 알아!” 아무리 봐도 나와 맞지 않은 짝인데 억지로 들이밀면서 아니라고 하면
눈이 높다고 하니, 거참 안타까운 노릇이다. 아무리 솔로라도 취향이란 게 있는 거다. 모든 사람들처럼!
왜 남의 수준을 깎아 내려?
잔인한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사람들은 간혹 자기 기준에 빗대어 딱 ‘거기까지만’인 조건에서 인연이란 걸 만들어주려 한다.
“우리 신랑 회사동룐데 사람이 괜찮더라고.” 글쎄, 맨날 남편 직업이 그렇네, 돈이 없네, 구질구질하네 욕하던 친구가 왜 하필 남편
동료를 짝으로 소개시키려는 건지. 거절하고 나면 돌아오는 비수의 말. “넌 자세가 안 되어 있어!” 혹 괜히 찔리는 건 아닌지?
친구나 지인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보다 더 ‘아닌’ 사람을 소개해대는 사람들의 심리, 남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 의심할 만 하다.
짝이 없으면 주변 사람들은 감놔라 배놔라 관심들이 많다. 문제는 관심에서 그쳐도 될 것을 참견으로까지 넘어가게 되면 솔로의
속내를 긁어대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눈이 높다’에서 섣부른 결론을 짓는데 문득 솔로 자신은 억울하기만 하다. 남들처럼 이상형이 있고 취향이 있고 인연을
기다릴 뿐인데 오지랖 넓은 사람들의 참견을 거부한다는 이유만으로 몰매(?)를 맞기 일쑤. 특히 애정을 가장한 가까운 사람들의
간섭은 지나칠 정도다.
그러다 보면 솔로 스스로도 고민하게 된다. ‘내가 눈이 높은 걸까?’라고.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 보라. 이건 취향의 문제다. 자존심
의 문제인 것이다. 남들에게 등 떠밀려 솔로를 탈출해선 안될 일.
그러니 제발, 오지랖 넓은 이들. 솔로 좀 내버려두길, 눈이 높은 게 아니라 취향임을 제발 알아주길 바랄 뿐이다.
* 사진출처/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