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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오토사쿠 묘터 written by 한국의 능원묘 |
▲ 식민지 조선에 아카시아와 포플러를 심은 장본인이라는 사이토 오토사쿠 묘터 |
2012년 9월 어느 날, 망우리 공원묘지에 있는 사이토 오토사쿠 묘를 찾았습니다만, 묘비만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묘지를 보니 최근에 이장한 듯 파묘 후에 덮어 놓은 흙이 채 마르지도 않았습니다.
답사 후에 자료를 찾아보니 사이토 오토사쿠에 대한 자료는 '망우리에서 만난 삶과 사랑과 역사,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으로 읽은 근현대 인물사> : 2009년 출간'에서 '일본인 고위관료인 총독부 산림과장, 영림창장으로 한반도에 포플러와 아카시아를 심어, 오늘의 포플러와 아카시아가 울창하게 만든 장본인'이란 내용 뿐이었으나 다행히 그 책을 소개한 내용 중에 책을 만들면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어서 그 자료를 올립니다.
사이토 오토사쿠에 대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용은...
순종 4권, 3년(1910 경술 / 대한 융희(隆熙) 4년) 1월 9일(양력) 1번째기사
사이토 오토사쿠〔齋藤音作〕를 농상공부 기사(農商工部技師)에 임용하고 칙임관(勅任官) 3등에 서임(敍任)하였다. |
▲ 망우리 산책길을 걷다보면 조봉암선생 묘역(우측 사진) 직전의 언덕에 특이한 비석이 보입니다. 이 곳이 사이토 오토사쿠 묘역... |
<그와 나 사이를 걷다>라는 책을 만들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내용이라고 합니다.
- 이상 생략 - 제가 답사한 망우리 공원에서 조차 자신을 깨워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3년을 돌며 보았는데, 저는 불과 4시간만에 새로운 인물을 찾았습니다. 식민지 조선에 아카시아와 포플러를 심은 장본인인 조선총독부 영림창장 출신인 사이토 오토사쿠가 그였습니다.
공원 묘소들을 정신없이 답사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부르는 듯해 돌아 본 순간, 우리의 묘비들과는 다른 특이한 비석하나가 나를 붙잡았습니다. 비석에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분명히 일본인 이름이었고, 사망시기가 '소화00'년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비석에는 그의 이름과 사망 년월일만이 있었습니다. |
▲ 묘비만 남고 봉분은 없어졌습니다. 흙이 마르지 않은 것을 보면 최근에 개장하여 후손들이 있는 일본으로 가져 간 듯 합니다. |
사무실로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하니, 그는 근현대 한국의 임업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이토 오토사쿠가 틀림없었습니다. 저자에게 촬영한 비석 사진과 인터넷 검색 자료를 보내고,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저자의 원고에는 망우리 공원에는 단 한 명의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만이 잠들어 있는 것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제 메일을 받고, 다시 망우리로 향했습니다. 제가 헛것을 보았을지도 모르고, 저자도 원고 수정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에... 저자에게 메일이 왔습니다. 그가 바로 사이토 오토사쿠가 맞고, 우리나라 임업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맞다고... 그리고는 사이토 오토사쿠에 대한 원고를 첨부해왔습니다. |
▲ 사이토 오토사쿠 묘에는 이렇게 묘비만 남아 있습니다. |
그러나 문제는 그 원고가 일제시대의 기록과 일본측 기록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 객관적인 평가인지 불확실했습니다. 최근에 씌어진 우리나라 임업에 대한 글을 조사하고, 관련 글을 쓰신 모 교수님께, 저자의 원고를 송부하고 자문을 요청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지적한 여러가지 내용을 다시 저자에게 보내고, 저자의 의견을 기다렸습니다.
저자는 그 교수의 글을 읽고, 다시 더 조사를 해서 원고를 수정했습니다. 또 그 와중에 일본에 있는 사이토 오토사쿠의 후손들과 연락을 했습니다. 대단한 저자입니다. 자신의 원고를 확실히 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는 존경스러운 분입니다. |
▲ 사이토 오토사쿠 묘비 앞면과 뒷면 모습 |
책을 편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서 연락이 왔고, 그 내용은 책에 소개 되어있는 것처럼, 망우리에 있는 비석이 사이토의 무덤이 맞고, 지난 60여년간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의 후손들이 1970년대 초에 망우리에서 그의 무덤을 찾다가 못찾아 포기를 했었다고 연락이 온 것입니다.
지난 4월 4일 저자와 함께 출간된 책을 들고, 망우리 고인들을 찾아뵙고 술 한잔씩 올렸습니다. 가장 뿌듯했던 것은 약 70년만에 처음으로 잊혀진 한 인물에게 술 한잔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망우리 공원 묘역 안내도 |
소재지 : 중랑구 망우동
지하철 7호선 상봉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구리 방향 버스를 타고 망우리 고개 조금 지난 정류장에서 내리게 됩니다.
지나온 고개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있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서 쭉 올라가면 망우리 공원 묘지가 나옵니다.
◀ 안내도 15번 위치에 있는 조봉암선생 묘역 직전의 산책길 바로 위에 사이토 오토사쿠 묘터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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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공부 많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