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미슐랭' 마라맛 라면 브랜드 론칭 팔도 "마라 볶음면 등 제품 확대" 농심도 참전 이젠 '한국형 마라맛'으로 히트 상품 발굴 포
국내 라면업계가 ‘마라’(麻辣) 라면 흥행에 다시금 도전장을 던졌다. 마라탕 등 마라의 매운맛에 대한 인기가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어서다. 마라는 중국 사천지방의 향신료로 톡 쏘는 매운맛이 특징이다. 앞서 마라 라면은 기존 국내 매운 라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업계는 한국형 마라맛이 진일보한 만큼 이젠 히트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뚝이(007310)는 마라라면 브랜드 ‘미슐랭’을 선보였다. 첫 신제품으로 용기면(컵라면)인 ‘마라탕면’을 오는 14일 선보일 예정이다. 오뚝이 관계자는 “제품은 얼얼한 2단계 맵기의 마라탕으로 ‘푸주’와 ‘두부피’ 건더기를 넣어 전문점의 맛을 재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뚝이는 앞으로 미슐랭 브랜드의 상품군을 더욱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마라샹궈 등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만큼 마라 라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오뚝이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자사 용기면 컵누들의 마라탕 맛을 출시했는데 현재 누적 판매량 900만 개를 돌파했다. 앞으로 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을 겨냥한 마라 볶음면 등의 출시도 예상되고 있다.
팔도도 마라를 주요 신제품으로 점찍었다. 지난 3월 신규 라면 브랜드 ‘마라왕’을 선보이고 ‘팔도마라왕비빔면’을 출시했다. 팔도 연구진은 찬물로 헹군 면에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수프’를 개발했다. 특히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향신료에 익숙지 않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했다. 팔도 관계자는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군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라면 업계 1위 농심(004370)도 마라에 진심이다. 지난 3월 ‘사천마라탕면’을 출시했다. 현재 농심의 가장 매운 라면인 ‘신라면 더 레드’의 7500 SHU(스코빌 지수)과 비슷한 맵기의 제품이다. 포두부, 청경채 등 마라탕의 핵심 건더기를 다양하게 넣어 깊고 진한 마라 국물맛이 특징이다.
특히 마라는 라면의 잠재적 주력 소비자인 10~20대 ‘잘 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라탕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의 이용 건수를 확인한 결과, 10대(7.2%)와 20대(26.1%)를 합친 비율이 33.3%로 나타났다. 40대의 이용 비중인 30.3%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마라의 인기는 수출입 지표로도 확인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소스류(소스·소스용 조제품·혼합조미료)는 8만 250t(톤)으로 나타났다. 전년 (7만 8398t)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 중 최대치다. 중국 소스 수입은 △2019년 6만 5795t △2020년 7만 2171t △2021년 7만 6378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물론 마라의 인기와 별개로 마라 라면 자체의 흥행은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마라의 맛이 기존 국내 소비자가 기대하는 라면의 맛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라면 업계는 지난 2020년 마라탕 봉지 라면 등 여러 제품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킨 제품은 없었다.
업계는 과거처럼 마라가 주는 이색적 맛에 집중하기보다 한국식 마라맛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마라 라면 붐이 일었을 당시는 색다름에 집중해 낯선 맛에 대한 현지화 노력이 크지 않았다”며 “지금은 기존 출시 제품에 페이버(맛)를 출시하는 등 이질감을 줄이고 한국형 마라 라면을 내놓는 추세다. 마라 맛도 더욱 익숙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