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ktk 입니다. 11시 40분까지 서울역으로요!
네, 3층 개찰구로 가면 되지요?
11시 40분까지 나오랬으니 12시 차나 되는가 보다. 이것 저것 챙길 거 챙기고 버스 타고 4호선으로 갈아 탈 예정이었다. 그리고 나가는 길에 돈도 몇푼 찾아서 지갑에 넣고... 그런데 아차 하는 사이에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남색 지선 버스를 타면 거의 모든 차가 쌍문동을 거쳐간다. 그러나 어디다 정신을 팔았는지 아차 하는 사이에 전철과 연결도 안되는 정류장에서 내리고 말았다.중앙차로에서 길을 건너면 곧바로 전철역이 보일텐데 아무 것도 안보인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차! 쌍문역이 아니구나? 한 정거장 잘못 내렸어.
고개를 돌리니 때마침 버스 문이 열린채 부르릉거리고 있었다.
"아저씨, 저 죄송합니다. 한 정거정 미리 잘못 내렸어요."
차가 떠날세라 후다닥 다시 올라탔다.
"휴 우~"하고 한숨을 쉬고 나서 생각했다. 버스가 중앙차선에서 정차하게 되기 시작한 때 부터는 대중교통도 많이 달라졌다. 급정거 안하고, 천천히 오르내리는 노약자들 그리 무시하는 거 없는 것 등 전형적인 버스기사들의 횡포가 많이 사라졌다. 기사들의 월급 받는 체계가 달라져서 그렇다나. 그런데 이 아저씨들이 때로는 야속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버스 문을 한번 닫아 걸면 정류장을 벗어나지 않은 곳인데도 태워주지도 않고 그대로 내달린다. 그런데 왠일? 버스문을 열어둔 채 그냥 부르릉거리고 있잖은가. 잘 됐다. 덕분에 다시 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사설이 길고 서두가 길었다. 부산행 ktx를 겨우 1~2분 차이로 타게 되었으니 괜히 가슴 쓸어내리던 그 아슬아슬함을 이렇게나마 뒤늦게라도 진정시키고 있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제풀에 그 아슬아슬한 순간을 복기하고 있는 거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지금도 귓가에서 뱅뱅 도는 소장님 말
"괜찮습니다. 시간 충분합니다."
'괜찮다시니.......'
귀에 와서 박히는 한마디 말을 진정제 삼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1. 2. 3, 첫번째는 최광우위원님이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기다리고 섰고, 두번째는 김광수소장님, 세번째는 남대표님이 순서대로 서서 아슬아슬한 기차시간을 두고 분초를 다투고 있었던 것이다.
"어,어, 어? 11시 40분 기차인 거에요."
"괜찮아요. 충분합니다"하고 소장님이 말했다.
올라탔다. 부산행 기차가 출발했다. 운행시간은 2시간 50분이라고 했다. 부산역에 내려서 바쁜 걸음으로 걸어갔다. 복잡복잡 왜 이렇게 와글바글 사람이 넘쳐날까? 택시를 타니 바로 눈앞에서 2층버스가 가고 있다.
"웬 2층버스요?"
"시티 투어 입니다."
"부산, 뭐 볼 것 있어서 투어버스입니까?"
"왜요? 부산 그리 보면 안됩니다. 부산 생각보다 볼 거 많습니다. 바다도 있잖아요"
한 20분 달리는 동안에 남대표님은 이거 저거 잘도 묻는다.
"민주당이 45% 나왔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민주당 찍었습니다."하면서 기사님 덧붙이는 말인즉 앞으로 천지가 개벽을 한다 해도 다시 이런 투표율이 나올까 말까 하다나. 기사님도, 뭘 모르는 소리,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는 김대중 정부시절 민주당에서 문화체육부장관을 한 사람이고, 부산사람이니까, 45% 나올만 하니까 나온 것이다. 민주당 보고 찍은 사람도 있겠지만, 부산 사람 김정길을 보고 찍은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여기가 부산에서 제일 번화가 입니다."
"네? 아 예~~"
또다시 소장님이 사람들의 틈을 헤치며 한 마디 해주는 말이 귓가에 걸렸다. 남대표님, 최광우위원님, 소장님의 뒤만 졸졸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도대체가 안개 속에서 헤매는 사람 마냥 그 모든 동선(動線)이 기억 속에서 아득하기만 하다. 다만 기록사진만이 온전히 남아 기억을 붙들어줬다. 다행히 사진 속의 장면을 통해서 다시금 기억을 회복할 수 있었다.
부산 공부방 모임이 진행된 곳은 토즈라는 곳이었다. 16명 정도의 인원을 예상하고 예약을 했다고 한다. 결국 시간이 되자
앞서거니 뒤서거니 도착한 인원은 31명이었다. 원래 2시간 단위로 예약을 했지만 부랴부랴 1시간을 더 연장을 했다. 소장님이 약 2시간 30분 쯤 강의를 했다.
여기서 특기사항은 부산대표 데미안님이 숙부상을 당했다는 거다. 그 바쁜 틈을 내서 공부방식구들을 다 챙기고 소장님과 일행을 맞이해서 소개시간까지 소화하고 식장으로 급히 달려갔다는 사실이다.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던가. 탄생의 순간에 죽음이 있고 죽음의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또다시 생명들은 탄생한다. 가시는 분 아무쪼록 극락왕생하시고, 직천국 하시라!
시간을 연장한 덕분에 공부방모임은 시간에 쫒기지 않고 단체사진까지 잘 찍었다. 그리고 뒤풀이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 날 '인간은 언제 젤 행복할까?'를 생각해본 일이 있다. 사람마다 백인 백색이요. 천인천색일 것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있다. 그리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누구나 부정하지 못할 행복한 시간이 있다는 거.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담소를 즐기는 때 나눔의 시간이다.
짜잔~ 부산 공부방휘원들이 예약해 놓은 곳은 '봉이 김선달'이라는 숯불석쇠구이 전문점이라는 곳이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유명한 집인 것 갔았다. 사람들이 1층에서 3층까지 온통 시끌벅쩍했다. 우리 김광수경제연구소 포럼회원들은 3층으로 올라갔다.
석쇠돼지구이에 육회가 딸려나왔다. 노란냄비에 묵은지가 걸쳐있고, 새콤달콤한 절임배추가 긴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놓여있었다. 밥을 시켜 먹을 때는 당연빠따로 나오는 거 그거 된장국, 아 그렇다. 된장국도 맛있고 시래기가 얹어 나온 두부도 좋았다. 식욕들 대단했다. 우측에 앉은 대학생들 잘들 먹었다. 놀라운 사실은 반찬으로 딸려나온 육회를 시키는 대로 군소리 없이 더 갖다 주는 것이었다.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은 붙들어 매놔야 하는 것인 줄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한창 나이에는 돌도 삭힌다는데 음식 놓고 다 못먹을까봐 괜한 걱정을 했다. 아서라, 걱정 매둬라. 아까운 음식 시켜만 놓고 남길 염려는 없구나. 남들한테는 들리지 않도록 혼자 말했다.
전태욱집행위원 음식 수발, 커피 수발 드느라 애 많이 썼다. 오늘 일행을 음식점으로 안내한 엘리뇨님은 서울 상경기에 대해서 무용담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강남역 근처의 소주값은 한병에 4500이라고 했다. 아니 뭐 이것은 최광우위원이 말한 거고, 다시 엘리뇨님 얘기에 의하면 뚝섬 근처와 일산 호수공원도 가봤노라고 했다. 마주보고 있던 젊은이는 서울이 살기 좋은가고 물었다.
섬기고, 나누고, 사귀고, 김광수경제연구소 포럼회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만났다. 만나서 2010년 6월 19일 저녁, 토요일 밤의 열기 속에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밌게 보냈다. 서울로 가는 기차안에서 소장님은 우선 우리 포럼회원들이 큰 이슈를 터뜨리거나 거창한 행보로 대사회적인 주목끌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여러가지 주제를 가지고 공부해나가면서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산발 9시 서울행 열차를 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통은 생명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 포럼회원들이라는 이름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주제를 가지고 우리 다시 또 만나자
서울로...
탱큐 엘자 ...
첫댓글 KTX 시간 맞추시느라고 마음 고생하셨습니다. 박정례 대표님 맛갈 스러운 생중계 레포트 감사드립니다. 박정례 대표님의 헌신과 노고가 포럼 발전에 귀한 거름과 보약이 될 것 입니다.
부산 잘 다녀왔습니다. 차갑거나, 뜨겁거나 하라! 2천년 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슈퍼스타가 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지져스 크라이스 슈퍼스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앉아서 부산 소식까지....
부산모임 소식이 KTX 처럼 안락하고 섬세하게 빠른속도의 하루일정을 잘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님의 후기는 지루하지 않아서 컴을 열때마다 기대감이 있어서 좋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육회를 시키는 대로 군소리 없이 더 갖다 주는 것이었다" 그랬나요? 술만 퍼내니 안주가 그리웠습니다. 암튼 서울에서 내려온 것만도 고마운데 거기에 더하여 경제적 부담까지 지게 만들어서 죄송스럽습니다
입구 쪽에서는 몇번 더 시키더군요. 그래서 속으로
육회를? 과연 또 갔다 줄까? 그러나 한 접시 갖다주더군요.
인심 괜찮네 생각했지요.
봉의산님 엘자님 좋은 이야기 그리고 관심감사합니다..^^
다음기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