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부정맥, 전극도자절제술 효과
심장 박동이 병적으로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불규칙한 박동뿐 아니라 규칙적이라도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고, 혹은 빨리 박동해야 하는 순간에 빨리 박동하지 않거나, 천천히 박동해야 할 때 천천히 박동하지 않는 현상 모두가 부정맥에 포함된다.
국내 부정맥 증가율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4~5배에 달하며 숨어있는 환자를 포함하면 40만~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학계는 분석한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손환기내과 노태호 교수(64·대한심장학회 회장)는 "위험한 부정맥을 방치하며 심장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심장이 두근 대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는 경우, 갑자기 숨이 찬 증상, 흉통, 실신 등 위험한 부정맥의 자각 소견이 느껴지면 지체 없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뛰면 서맥(느린맥), 100회 이상으로 빨리 뛰면 빈맥(빠른맥)으로 구분한다.
맥박이 매우 불규칙하며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이란 부정맥도 있다.
서맥 부정맥은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지럼증, 피곤함, 기운 없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하며 영구심박동기가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빈맥 부정맥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과 아랫부분인 심실 중 어느 곳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심방성 빈맥, 심실성 빈맥으로 구분한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심하게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흉통이다.
가장 위험한 부정맥은 심실빈맥이고 심방성 빈맥 중 가장 중요성이 큰 것이 심방세동이다.
"부정맥은 심장질환이 있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고혈압 관리가 소홀해 심장에 부담이 생기는 고혈압성 심질환, 협심증·심근경색증 같은 허혈성 심질환,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 같은 심질환이 대표적으로 부정맥을 유발하죠. 심장질환이 아닌 경우라도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같은 폐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 약물부작용, 전해질 이상이 있을 때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어요.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부정맥 증상은 심장 박동의 빠르기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는 시간도 종잡을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나타나서 응급실로 달려가면 이미 증상이 사라져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사결과를 받아들이기 일쑤이다.
심장이 병적으로 매우 빨리 뛰면 두근대고, 아주 심하게 빨리 뛰면 어지럽고 숨차고 실신까지 한다.
심장이 아주 늦게 뛰면, 뇌 혈류가 감소되어 어지럽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정신을 잃고 졸도하게 된다.
어쩌다 발생하는 간헐적 부정맥(기외수축)이 생기면 가슴이 덜컹하는 불쾌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진단은 심전도 검사가 기본이다.
그러나 심전도는 검사시간이 불과 5분 내외여서 하루 24시간 중 극히 일부 시간의 심장 박동 상태를 나타낼 뿐이다.
그래서 24시간 생활심전도(홀터검사)가 필요하다.
운동하면서 찍는 심전도(운동부하심전도)는 원래 협심증 진단에 사용하는 검사지만 특정 부정맥을 확인하는데 활용한다.
휴대용 홀터검사기를 1~2주간 가지고 다니다 증상 발현 등 필요시 가슴 부위에 대어 기록하는 '사건 기록기' 검사도 있다.
"최근 심방이 바르르 떨리는 심방세동이란 부정맥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입니다. 심혈관질환은 선진국에서부터 감소 추세이지만 심방세동은 향후 20~30년 사이에 유병률이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폐정맥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전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요. 요즘은 '전극도자절제술'로 빈맥을 일으키는 심장 내 부위를 찾아내어 정밀 파괴해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노 교수는 "특수한 예방법을 찾기보다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의 실행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을 잘 조절해야 한다.
술·담배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생선, 채소, 제철 과일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운동, 즉 극심한 운동보다는 편안한 유산소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아주 약하게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였다가 마무리할 때 서서히 낮추는 것이 요령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술은 특히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과 매우 밀접하다.
특히 내일 쉰다고 오늘 과음하는 것은 부정맥이나 심장질환 모두에 독약이나 마찬가지이다.
'휴일심장증후군' 이라고 하는 심방세동 발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맥 치료와 심전도 부정맥연구·교육의 권위자인 노 교수는(탁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등 여러 권의 책을 냈다.
심폐소생술 전도사로 통하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 이야기'(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도 연재하고 있다.
노태호 / 순환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