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영화보기를 좋아했었던 나지만 단편영화제를 관람하라고 한것에 조금은 망설였다.
극장을 가면 현란한 특수효과와 쟁쟁한 배우들로 흥미를 돋구는 영화들이 많은데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단편영화제를 보게되었으니 말이다. 영상예술의 이해 수업을 들으면서 단편영화를 교수님을 통해 몇편씩 보아와서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에 영화를 관람하러 갔다.
단편 영화제는 동성아트홀에서 관람하게 되어있었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길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도 극장이라해서 다른 극장처럼 큰 규모에 눈에 뛰는 영화관일것이라 생각하고 찾았는데 건물이 눈에 쉽게 뛰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동성아트홀을 찾았을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면 더 좋은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할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가본 단편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당신은 피터팬과 키를 재본적이 있습니까?’이다. 제목부터 특이했고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다른 네편의 영화도 잘보았지만 이날 본 영화중에 상영시간이 제일 길었고 마지막에 상영되어 기억에 더 남는다.
12살에 성장이 멈춰버린 희귀한 병에 걸린 형과 그런형을 부끄럽게 여기고 미워하게 되는 한 고등학생 동생사이를 그린작품이다. 어린시절 두형제는 우애가 매우 깊었지만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의 신임과 사랑을 받는 형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동생은 형이 희귀한 병에 걸리면서 그런 형을 부끄러워하면서 갈등이 쌓여간다. 그러다가 동생의 여자친구가 준 100원짜리 동전을 형이 쓰게 되면서 둘사이는 더욱더 악화되었고, 그날 형은 병원에 입원을 하게된다.
동생은 형이 없는 침대 방에 흩어져있는 자신의 동전을 줍다가 1980년짜리, 즉 형이 태어난 연도가 적힌 동전을 줍게된다. 동생은 어느 여중생의 남동생이 동네 아이들의 물건을 훔쳐서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나는 사랑으로 동생을 감싸준다. 그러던 누나가 그소년에게 따귀를 때리고 당당하게만 보이던 그 소년은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마는데 그장면을 보면서 동생은 형을 생각한다. 항상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했지만 아무것도 아닌 형의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며 감추려고 했던 자신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듯 했다. 그리고 동생은 형의 출생연도가 적힌 1980년도 동전을 쥐고 형의 병실로 뛰어갔다. 이장면이 가슴뭉클했다. 형은 수술실로 들어간 뒤였다. 마지막 장면은 형과 동생이 같이 키를 재어보면서 끝을 맺었다.
무엇보다도 이영화를 보면서 내 자신을 한번더 돌아 보게되었다는 것이 뿌듯하다. 내가 알고 있는 내주위 모든 사람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더 소중하게 아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때 내 주위 친구들중에는 이런 친구가 있었다. 자신의 부모님이 붕어빵 장사를 하는게 챙피하고 부끄럽다며 부모님을 원망하는 친구였다. 그땐 그럴수도 있겠지라고도 생각했는데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였던 같다. 직업에 상관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같을 것이고 그부모님역시 친구를 무척 사랑하고 아꼈을텐데 친구는 항상 곁에 있는 부모님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 같다.
내가본 단편영화는 다섯편이 였지만 앞으로 더욱더 좋은 작품을 접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가 좀더 관심을 가지고 열의를 보내면 이런 영화제들이 대중들이 주로 즐기는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인기를 얻게 되고 발전할 것이다. 교수님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이런 단편영화를 접해볼 기회가 있었을까? 마지막으로 단편영화제를 관람할 계기를 마련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첫댓글 허허허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