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 전...전남 고흥에서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곳을 구석구석 발로 누비던 때가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소록도가 바라보이는 녹동항에도 몇번이나 갔지만,
정작 소록도엔 발을 들여놓지 못 했구요...
<녹동항...>
얼마전에 우리 깔방에선가...다른 데선가...
기억은 가물한데(제 기억력이란 게 이렇습니다...동료들도 혀를 내두릅죠^^;;)
한센병에 걸린 아들, 그를 버린 아버지 얘기를 봤는데...
저번 일요일, 진실 뭐시기라 하는 프로에서, 비슷한 얘기를 보여주더군요.
영화 벤허에서도, 누이와 모친이 한센병에 걸려, 어느 산속 동굴에 기거하는 모습이 있지요...
짬짬이 고흥에 대한 사진을 모으다...
소록도에 대한 얘기와 사진도 있어...
한번 올려봅니다.
지금은 여행 장소로도 알려지나 봅니다.
애환이 서려 있는 그 곳이 말이죠...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의 주 무대이자 금단의 땅이었던 소록도.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 만이 넓직한 바위에 남아
당시의 서러움과 인간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처럼 떠 안고 있는 외로운 섬. 다.
소록도는 녹동항 바로 앞 바다에서 거금도와 마주보고 있다.
위에서 보면 작은 애기 사슴이 한발을 들고 막 뛰려는 모습이라해서 소록도라 불린다.
일제 시대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수용하면서 일반인들과는 멀어져 버린 비운의 땅,
소록도는 녹동항에서 불과 300 여 미터. 배로 5분도 안되는 지척의 거리다.
이제는 투병하던 환자들도 죽음이나 완치로 대부분 이 섬을 떠나고, 주말이면 섬을 찾는 외지인들로 붐빈다.
이름처럼 아름답고 나약한 섬, 소록도는 서서히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이른 아침 녹동항에서 철부선을 탔을 때, 선원중 한명이 얼핏 얘기를 해 준다.
" 다 알만한 양반이니 그럴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하는 말씀인디...
섬에 들어가걸랑 행여나 문둥이나 나환자라는 말일랑 입밖에도 꺼내지 마시오.
한센병이라 하시요. 한센병...."
섬안에서 그들을 볼 일은 없다.
그럼에도 섬에 사는 주민들조차도 나환자라는 말을 죽기보다 싫어한단다.
소록도에는 단 두 개의 번지수만 있다. 1번지와 2번지.
1번지에는 소록도 병원 직원들이 살고, 2번지에는 환자들이 산다.
1번지 지역은 선착장에서 가까운 바깥쪽으로 외지 사람들의 왕래가 자유롭지만,
2번지는 섬 안쪽에 있고 지금도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섬에는 한곳의 매점과 파출소,우체국,교회와 성당이 있고,
교도소가 얼마전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폐쇄되었다.
소록도는 녹동에서 섬에 내린 다음부터 중앙공원까지 다녀오는 산책코스가 여행의 전부.
얼핏 돌아만 보는데는 2시간 이면 된다.
선착장에서 내려 언덕을 오르면 작고 아담한 그래서 더욱 눈에 띄는 성당을 만난다.
채찍에 맞고 병마에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오로지 신앙에 대한 믿음 하나만으로 돌을쌓고 십자가를 올렸으리라.
그 느낌 때문인지 하얀 마리아 상과 문앞의 예수상이 퍽이나 마음에 와 닿는다.
성당앞을 지나면 한산한 오솔길을 거닐 듯 시원한 숲길을 걷게 된다.
이 길조차도 문드러져 가는 손과 발로 70여년전 그들이 닦았으리란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길을 따라가면서 차례로 직원들 마을, 교회,우체국, 파출소를 지나서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가면 소록도 병원이다.
아담한 포구와 해변에 벤치와 나무들이 가꾸어져 있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바다와 병원 또는 해변과 하얀 가운의 병자들이 나오는 영화는 의례껏 이곳에서 촬영되어진다고...
병원 옆으로 들어가면 일제시대때 환자들을 강제 수용했던 시설들이 박물관 처럼 남겨져 있다.
감금실과 검시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전시실 등등이다.
수용시설을 지나면 바로 중앙공원. 소록도를 세상에 알린 바로 그 장소다.
공원에서 돌아나오면서 끝으로 들리게되는 곳이 소록도 해수욕장.
이곳에서 소록도 여행을 마감하고 여유롭게 쉬었다 오면 된다.
고흥사람들은 소록도를 돈 섬이라고 부른다. 돈이 되는 어물들은 전부 다 있기 때문이란다.
파도가 고요하고 수온이 따뜻한 탓에 이곳의 갯것들은 종류가 많고 맛도 좋단다.
그래서일까? 환자들이 거의 떠나간 요즈음에...
이곳을 관광명소로 개발하려는 고흥군과
특수 병원 지역으로 계속 유지하려는 보건복지부간의 알력이 심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중앙공원>
단일 공원으로서는 국내 최대.
6천평 넓이에 잎에 금물이 든 듯한 황금편백과 실편백, 히말리야 시다 등
쉽사리 볼 수 없는 나무들이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70년 전 쇠약한 병자들을 강제로 내몰아 3년 6개월여 동안 만든 공원이라는 푯말이
찾은 이들의 마음을 일순 숙연케 한다.
중앙공원에서도 최고의 볼거리는 구라탑 뒤쪽 언덕에 놓인 <메도 죽고 놔도 죽는 바위>다.
딱 이불 한장 크기의 이 바위는 완도에서 옮겨왔다고 하는데,
소록도의 환자들이 이 바위를 떼매올 때 허리가 부러져 죽은 사람이 부지기수고
목도를 놓았다가 매 맞아 죽은 사람들도 숱하여서 이름 붙여진 한서린 바위다.
이 바위 위에 한하운의 보리피리가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굽어보는 중앙공원이 아주 아름답다.
< 소록도 해수욕장 >
중앙공원 쪽을 돌아보고 선착장으로 나가다가 교회앞 삼거리에서 매점쪽으로 가면 된다.
매점을 오른쪽에 끼고 작은 언덕을 내려가면 눈 앞이 탁 트이면서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해수욕장 뒤로는 아름드리 해송숲이 그늘을 만들고 있다.
해변 오른쪽은 절벽, 왼쪽은 갯바위들이 보기좋게 자리잡고 있고,
길게 늘어진 소나무 가지 사이로 파란 바다와 작은 갯바위들이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주로 엠파스 여행정보에서 펐습니다^^)
보통 때...낄낄거리고 히히덕거리는데...
우째 깔방에선...쫌 점잖죠?^^
오늘 글도...분위기 포옥~ 가라앉히는 글이 될 듯...
음악도 그렇구요...
흐린 아침부터 듣던 노래라 올리는데...
지금은 세상이 뽀얗게 밝아옵니다. ㅋ~
편안한 오후 보내시고,
늘 건강하시길...
꾸벅...^^
Phil Lynott & Gary Moore - Still In Lov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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