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에 '곱창전골이 먹고플 땐...'이란 제목으로 망원동에 있는 곱창집인 청어람을 소개했던 적이 있습니다. 나름 숙원(?)이었던 노모의 입맛을 저격할 곱창전골을 찾아냈단 기쁨에 들떠 장광설을 늘어 놓느라 마치 곱창전골만 맛있는 집인 것인냥 오해 할 만 하게 소개를 해놨었습니다. 그 바람에 그 집의 주메뉴인 양깃머리와 곱창 등 구이류가 새로 유입 된 손님들에게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가 되는 바람에 갑판장이 오히려 그 집에 손해를 끼친 것 같아 쥔장을 보기가 영 송구스럽습니다.
이제라도 사실을 밝히자면 갑판장은 청어람을 방문했을 때 곱창전골만 주문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코스를 먹는 기분으로 양깃머리와 곱창구이를 안주삼아 술을 마신 후, 마무리로 곱창전골에 우동사리를 추가하여 먹는 선주후식을 즐겼었습니다. 특히 인원이 4인 이상일 때는 양깃머리와 곱창구이를 구분해서 각각 한 판씩 따로 먹었습니다. 촉촉하게 굽는 것이 더 맛난 양깃머리와 기름에 튀기듯이 굽는 게 더 맛난 곱창을 한판에서 동시에 굽는 것 보단 따로 굽는 것이 훨씬 맛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양깃머리의 육즙을 머금은 촉촉한 대파와 곱창기름에 튀기듯 구워진 대파구이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에도 따로 굽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어찌됐건 청어람은 곱창전골의 명소가 되었고, 갑판장의 어머니도 친구분들과 곱창전골을 드시러 청어람에 다니신답니다. 또 갑판장의 소개로 청어람의 고소한 맛에 빠진 이들도 지들끼리 열심히 청어람에 드나든다는 첩보가 탐지됩니다...만 정작 갑판장은 최소 지난 2년간 청어람에 가보질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청어람이 일요일 영업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갑판장도 외식업에 종사하는 지라 강구막회의 영업일(월~토)에는 바깥출입이 막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ㅡ.,ㅡ;
곱창전골/아사달
에구구...먼 동네(망원동)에 있어 갑판장이 드나들기 쉽지 않은 청어람의 대타로 갑판장의 서식지(가산동)에서 가까운 독산동에서 또 다른 곱창전골집을 찾아냈단 말씀을 전하고 싶었는데 말이 영 딴 길로 샜습니다. 하여간에 주제도 못 챙기는 갑판장입니다...궁시렁 궁시렁...각설하고 독산사거리 시티렉스(홈플러스 옆 건물) 지하1층에서 새로 발굴해낸 따끈따끈한 곱창전골 전문점인 '아사달'에 대해 집중을 하겠습니다.
독산동 시티렉스에서 영업중인 수 많은 식당들 중에서 나름 유명한 곳은 아사달과 같은 층에 있는 샤브샤브전문점입니다. 1인당 1만원이 안 되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영업을 하는데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에 비해 갑판장이 지금 소개해 드릴 집은 입식과 좌식 테이블을 동시에 갖춘 비교적 큰 규모의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하는 순간 '어, 뭐지?'싶을 만큼 한산합니다. 매 번 그런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갑판장이 봤을 때(일요일 저녁)는 그랬습니다.
'동네에서 곱창전골이 맛있을 것 같은 냄새를 솔솔 풍기는 집을 찾았는데 갈래?'
툭 던진 미끼에 마눌님이 왠일로 반응을 했습니다. 아마도 갑판장이 요통으로 인해 1주일간 두문불출 하고 자숙모드에 빠진 척 했던 게 짠해 보였던 것이지 싶습니다. 암튼 설렁설렁 걸어서는 아니고 식사를 한 후에 장을 봐야해서 승용차를 몰아 시티렉스(롯데시네마)의 바로 옆 건물인 홈플러스에 주차해 놓고 아사달로 향했습니다. 시티렉스도 주차가 편하지만 나중(쇼핑)을 도모하기엔 이 편이 더 편했기 때문입니다.
책자형 메뉴판에는 더 저렴하고 간단한 1인용 메뉴들도 보입니다만 식당의 곳곳에 부착된 액자형 메뉴판엔 '곱창전골/낙곱전골 1인 12,000원(2016년 6월 기준)' 딱 두 가지 메뉴만 표기 되어 있을 뿐입니다. 또 한 번 뭐지? 싶으면서도 심플한 메뉴판에서 오히려 기대감이 상승했습니다. 어차피 곱창전골을 먹을 작정을 하고 왔으니 당연히 곱창전골을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반찬 몇 가지가 차려졌고, 조금 더 후에 곱창전골이 테이블 위 가스렌지에 안착을 했습니다. 냄비 한 가운데 소복히 돋아둔 곱창에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 대개는 곱이 가득 차 있었고, 꼬슨 맛이 나는 것과 씁쓰레한 맛이 나는 것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 아래로 잘게 썰은 양도 제법 보였는데 곱창, 양 등의 주재료는 모두 수입산(호주, 뉴질랜드)입니다. 그 외에 느타리버섯, 파, 쑥갓 등 뻔한 채소들이 들어있는 뻔한 비주얼의 곱창전골입니다만 전체적으로 맛이 순하달까...자극적이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은, 게다가 간도 세지 않은 그래서 갑판장의 입맛에 잘 맞는 전골이었습니다.
좋은 안줏감을 눈 앞에 두고 보니 지난 한 주일간 억제해 뒀던 본능이 꿈틀거렸습니다. 어느새 소맥을 말고 있는 손이라니...허참...술이 달디 달았습니다. 간만에 마시는 술이라서 더 맛있었는지 아니면 동네에서 샤방샤방 걸어다닐 만한 식당을 발굴해 낸것이 기뻐서였는지 국물 떠 먹고, 한 잔 마시고, 곱창 건져 먹고, 또 한 잔 마시고, 점점 줄어드는 곱창전골의 수위에 비례해서 술도 술술 새는 것 같아 무척 아쉬웠습니다.
우동사리는 처음부터 주문을 하든지 곱창전골이 나오자마자 바로 주문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딱 먹고싶을 때주문을 하면 이미 늦은 겁니다. 마눌님은 국물에 말린 곱창과 양은 본척 만척이고 곱창의 달큰, 고소함이 잘 우러난 슴슴한 육수와 채소류만 건져 먹었습니다. 덕분에 2인분 분량의 곱창과 양을 먹어야만 했던 갑판장은 미리 줌누하여 놓은 밥을 포기해야 하는 불행한 사태에 직면을 했었습니다. 갑판장네 이웃동네 주민인 모씨부부와 함께 출동을 했더라면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을 터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이 다음엔 그 부부와 함께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맛있기만 한데 왜 손님이 없을까?
첫댓글 청어람이나 아사달이나 갈 길 먼건 도낀개낀...ㅠ.ㅠ
낮에 찾아오면 기쁜 마음으로 아사달 곱창전골에 소주 쏴주고,
더 기쁜 마음으로 커피예술에서 커피 얻어 마시겠음.
일요일 저녁이라면 다이닝살룬(아직 안 가봄)에서 싼 와인 얻어 마시겠음.
우동사리와 밥이 빠지면 곱창전골 완전체가 아니지요 ^^; 출동~~~
추운날 청주 따끈하게 뎁혀 마시도 참 좋겠더만요.
크리스마스 날 저녁에 아사달의 옆집인 뽕잎사랑 샤브샤브에 갔더니만 대기줄을 서야하길래 아사달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 날 따라 아사달도 손님이 엄청 몰려서 일에 부하가 걸린 상태였습니다. 기본찬 한 둘 쯤 빠뜨린 것은 그러려니 하는데 문제는 전골의 주재료인 곱창의 상태가 무척 아쉬웠다는 것. 곱이 씁스레해서 국물 맛은 물론이고 야채에 까지 베어들어 먹기가 영 그랬습니다. 기복이 커도 너무 큽니다. 다음에도 또 갈지 몹시 망설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