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학교, 공원 등 우리의 생활이 도시형으로 가속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을이나 건물의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시설과 수단을 적용 한 ‘범죄예방환경디자인(셉테드)’가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셉테드란,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블로그에서도 몇 차례 소개되었다시피, 셉테드는‘범죄예방 환경디자인(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인 ‘C.P.T.E.D’입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널리 활용되고 있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은,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 발생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향으로 환경 자체를 설계/조성하는것인데요. 그 미적 효과와 함께 범죄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우범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랍니다. ▲ 법무부의 셉테드 사업으로 도화동의 분위기는 점차 밝아지고 있습니다. 마포구에 위치한 도화동 역시 이 셉테드 지역으로 선정돼 준공을 마친 곳입니다. 도화동은 5호선 마포역이 가까이에 위치해있지만 건축물 대다수가 1980~1990년대에 지어진 노후주택 밀집 지역이었습니다. 이에 범죄발생 위험성이 늘 있어왔고, 역세권의 상권 확장에 따라 유흥업소까지 증가해 야간에는 범죄가 자주 발생될만 한 환경이 조성된 곳이었습니다. ▲ 법무부의 셉테드 사업 이후 입구부터 달라진 도화동의 모습입니다. ‘법질서 실천 - 나부터 릴레이’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역세권과 인접한 지역의 특성상 외지인의 출입이 빈번할 수밖에 없는데요. 거주민과 지역상권 이용자 사이의 갈등도 야기되고 있었기에 ‘셉테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던 것이지요. 뿐만 아닙니다. 도화동 지역은 좁고 복잡한 골목길 등에서 흡연, 폭력, 갈취 등 청소년 비행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지역주민 분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고, 인근 관공서에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업시행 전에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지역 내 범죄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경찰 순찰활동 강화와 공공장소 CCTV 설치 등을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 비좁은 골목이 많았던 도화동에 아름다운 예술의 꽃이 피었습니다. 결국 작년(2014년) 6월, 법무부가 ‘법질서 실천운동’ 선도지역으로 선정했고 이후 지역주민 설문조사 및 간담회(사업설명회) 개최 등을 거친 끝에 셉테드 사업 세부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모든 준공을 마치고 마을 주민들의 삶을 하나씩 바꿔놓기 시작했답니다. 셉테드로 인해 달라진 도화동 마을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새로웠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바닥에 표시된 ‘법질서 실천! 나부터 릴레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곳곳에 표시된 이 같은 내용은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도 읽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었습니다. 주민 김영화 씨는 “법질서 실천지역이라고 하니까, 보면 뭔가 법이 지켜주고 있는 동네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여기가 특별감시구역 같은 그런 느낌도 들어서 괜히 안심도 되고 그래요.”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반사경 설치와 함께 양 도로에 다수의 CCTV가 설치된 도화동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반사경과 LED보안등, 가로등의 설치를 늘린 점 역시 눈에 띕니다. 기존에는 반사경이 전혀 없어 골목길 인근 커브길에 접어들 때면 공포를 느끼는 여성분들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반사경을 통해 저 너머의 상황도 한눈에 들어오고, 더불어 갑자기 나타나는 자전거나 차량도 피할 수 있어 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 도화동의 과거(좌)와 현재(우) 모습 비교 새롭게 칠해진 벽면도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습니다. 주민 박용순 씨는 “아무래도 분위기가 엄청 화사해졌잖아요. 예전에는 정말 말도 못했죠. 대낮이나 아침에도 스산하고 그랬으니까요. 이런 거 보면 참 벽화 하나가 분위기를 다 바꿔주다니 놀랍고 신기하면서도, 법무부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라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제가 방문해본 도화동 곳곳 좁은 도로에는 이처럼 모두 밝은 톤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듯 보였습니다. ▲ 도화동에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합심해 자율방범대를 조성하여 순찰 등의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도화동에는 다양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을 자율방범대 순찰 장려’ 및 ‘마을쉼터 조성’이 바로 그것인데요. 도화 현대아파트 주민 여러분들을 중심으로, 자율방범대가 조직되어 순찰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인정과 놀이터 등 공용공간 중심으로 커뮤니티 활동도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범죄예방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및 주민주도형 범죄예방 활동을 추진해, 지역주민들의 주체적인 범죄예방 역량을 강화하도록 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합니다. ▲ 도화동 셉테드 조성 사업에서는 디자인과 시설물 등 전반적인 설계 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습니다. 도화동 셉테드 사업은 기존의 다른 지역들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먼저, 지역주민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셉테드 사업 전반에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맞춤형 사업 진행이 가능했는데요. 애초에 ‘도화동 셉테드 도입’의 목표가 ‘주민참여형’이었다고 하니, 짐작이 가능하시죠? 그렇기에 법무부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와 사전 설문조사를 작년부터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제시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고, 사업 내용도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여 결정한 것이죠. ▲ 비좁고 음침한 골목 너머, 반대편이 보이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반사경 설치로 모든 방향의 확인이 가능해졌습니다. 민?관?학 협력을 통한 범죄예방 사업모델을 창출했다는 점 역시 눈에 띕니다. 도화동 셉테드 지역은 법무부는 물론, 검찰(서울서부지방검찰청), 마포구청, 법사랑위원회, 홍익대학교가 함께 협력한 결과물이라는 점 때문인데요. 디자인, 색상 및 시설물 설치 등의 설계단계부터 여러모로 함께 의견을 모아 공조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 내에 소재한 모든 관련 기관들이 상호협력을 진행해, 지역의 범죄예방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사업모델을 창출한 선도적인 사례로 주목받았죠. ▲ 도화동 골목길을 걷다보면, ‘법질서 실천지역 - 나부터 릴레이’ 문구와 함께 신주소 안내가 표시된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느덧 첫 삽을 뜨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도화동의 셉테드 마을.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실시됐는데요. 전체 주민 76.3%, 상인의 80.6%가 셉테드 사업이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달라진 도화동 마을을 통해 범죄로부터 안전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인 것입니다. 도화동의 사례처럼 셉테드가 도입된 이후 점차 더 나은 모습으로 전국 각지에 퍼져나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주민들에게 범죄로부터 안전하다는 심적 안도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나아가 마을 전체의 발전도 가능하도록 여러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참 반가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곳곳에 퍼져나갈 셉테드! 그 현장에서는 또 어떤 결과물이 나타나 마을을 크게 변화시켜줄지 큰 기대가 됩니다. 글 = 제7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준영(일반부) |
출처: 행복해지는 법 원문보기 글쓴이: 법무부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