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발취, 발초]
오늘도 공무원이 많이 쓰는 낱말을 좀 씹어볼게요.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에서
발췌, 발취, 발초... 가운데 뭐가 맞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낱말을 쓰시겠어요?
발췌(拔萃)는 뺄 발 자와 모일 췌 자를 써서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가려 뽑아냄.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초(拔抄)는 뺄 발 자와 베낄 초 자를 써서
"글 따위에서 필요한 대목을 가려 뽑아서 베낌.
또는 그런 내용."을 뜻합니다.
발취(拔取)는 뺄 발 자와 골라 뽑을 취 자를 써서
"물건이나 글 가운데서 뽑아냄."이라는 뜻입니다.
곧,
발췌, 발초, 발취는 모두
여럿 가운데서 중요한 것을 뽑은 것을 뜻합니다.
한자도 그런 뜻의 한자입니다.
꼭 그런 한자 낱말을 써야 할까요?
'보고서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 발취, 발초)하다',
'원문 (발췌, 발취, 발초)가 끝나는 대로 번역에 들어가자.'를
'보고서에서 중요한 곳만 뽑다',
'원문 벼리(뼈대)만 뽑아 번역에 들어가자'로 하면 안 되나요?
저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정보보다는
누리집에서 따온 정보가 낫고,
발취검색보다는 뽑아보기가 더 좋다고 봅니다.
(보태기)
[씹다] :
1. 사람이나 동물이 음식 따위를 입에 넣고
윗니와 아랫니를 움직여 잘게 자르거나 부드럽게 갈다.
2. (속되게)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3. 다른 사람이 한 말의 뜻을 곰곰이 여러 번 생각하다.
저는 공무원을 존경하는 맘을 갖고 3번 뜻으로 '씹다'를 썼습니다. 믿으시죠? ^^*
2.
굳이 따지자면,
'발췌'와 '발초'는 중요한 것을 뽑는 것이고,
'발취'는 그냥 하나 뽑는 것이라고 가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