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rdes
성소에 대한 안내를 마치고 성소의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우리에게 루르드는 성모 발현지의 대명사가 되어있지만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Occitanie) 지방 오트피레네(Hautes-Pyrénées)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13,000명 정도가 사는 곳 이지만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가톨릭 성지로 파리에 이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호텔이 많은 도시가 된 피레네산맥의 기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은 22.8-25.3°C이며, 겨울철 평균 기온은 1.0-1.8°C입니다. 연평균 강수량은 1,042 mm 정도로 우리가 머문 기간에도 비가 자주 내렸었지만 한 겨울인 요즘에도 마사비엘 동굴에는 거의 매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나 유럽이나 겨울은 성지순례의 계절은 아닌가 봅니다.
지금 그곳은 한산하다고 합니다만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돌아다니기에는 좀 그렇죠?
요즘은 세계 곳곳의 대성당이나 성지를 실시간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는 좋은(?) 세상이잖아요.
우선 성소가 있는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는 반갑게 맞이해주는 성물 판매 상점이 즐비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루르드의 물을 받아 갈 수 있는 예쁜 물병들이 보이고 우리네 성당 성물 판매소에서 보았던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으로 몽땅 그리고 가득합니다.
다음 칸부터는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호텔의 숲과 음식점들이 즐비합니다.
거리에는 수녀님인 줄 착각되는 복장의 여성 봉사자가 바글바글, 각종 피부색의 사람들이 뭐가 바쁜지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합니다.
강을 따라 올라가 보면 성소와 맞닿은 위치에 청소년 마을(Sanctuary's Youth Village)과 베르나데트 성인이 양치던 우리를 그대로 재현한 작은 성당이 있는 The City of Saint Peter(citesaintpierre)를 만납니다. 그곳은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치료나 성지순례를 위한 사람들이나 자원봉사자가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있습니다.
The City of Saint Peter에 있는 오자남 숙소
성소에서 강을 건너면 베르나데트 성인의 생가가 있는 방앗간이 있고 그 위로 더 올라가면 1875년 7월 28일부터 1903년 9월 8일 사이에 지어진 스테인드글라스가 아주 예쁜 루르드 성심 교구 교회(Parish church of the SACred heart of lourdes :루르드 사크레 쾨르 교구 교회(Sacre-Coeur Parish Church of Lourdes))가 있는데 이곳에 베르나데트가 1844년 1월 9일에 세례를 받은 세례반이 있습니다.
시내를 운행하는 관광차가 돌아다니고 있고 루르드성은 높은 곳에 위치해서 어디서나 보이고 있습니다.
식당은 가격이 부담스럽고 맛도 그저 그렇습니다만 까르푸가 있어서 매우 매우 놀라운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Parish church of the SACred heart of lourdes
루르드 시내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산으로 케이블카(funiculaire)를 타고 가파른 산을 올라가면 나타나는 곳이 픽두자(pic du jer)입니다. 우리가 묵은 숙소에서는 침대에서 눈을 뜨면 누운 채로 발끝에 강물이 흐르고 그 너머에 폐쇄된 운치 있는 성당이 보이고 그 위로 마주치는 산꼭대기의 십자가가로 밤에는 파랗게 빛나는 십자가가 였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이렇게나 큰 철 십자가 구조물로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숙소는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위치하나 만큼은 매니저 말대로 넘버원이라 할 만한 기가 막히게 좋은 위치였었습니다.
이곳에는 동굴도 있는데 정해진 시간에 동굴의 문이 열리고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물론 못 알아듣습니다. 프랑스어니까... 다행히 다른 나라 말이 들리는 기기를 줍니다만 그래도 못 알아듣습니다 영국에서 쓰는 영어니까..
너무 가팔라서 하산 때도 살짝 무섭습니다.
pic du jer에서 보이는 lourdes.. 강물은 흘러서 성소를 지난다 ...멀리보이는 호수 (Lac de Lourdes)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빙하 호수(Lac de Lourdes)가 있는데 둘레가 6 km 정도라고 하는데 그리 커 보이지 않고 한눈에 다 들어옵니다.
루르드 성소는 축복받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곳 전체가 축복의 땅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기쁜 마음으로 왔을 테고 그분들의 얼굴에서 행복함이 묻어나는 것을 느꼈는데 일반적인 거리에서는 기쁜 사람도 있고 슬픔 중인 사람도 있었을 테고 고민 중인 사람도 있었겠지만 루르드를 찾은 거의 모든 이들의 흥분과 미소가 축복이었고 거의 모든 부부는 손을 잡고 걸었으며, 단체로 온 분들도 풍부한 감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했습니다.
하긴...성모님께서는 동굴만 축복해 주셨을 리가 없지.... 그래서 우리가 자주 했던 말은 "루르드 전체가 축복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