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메리츠화재는 내년 적용할 자동차 보험료를 현행보다 2.5% 내리겠다고 21일 밝혔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보험료를 2%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롯데손해보험은 가장 큰 폭인 2.9%를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해상은 내년 2월 26일 이후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KB손보는 같은 달 25일부터 각각 할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 KB, 메리츠와 함께 국내 5대 손보사로 꼽히는 삼성과 DB도 2% 이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는 방안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DB는 이번 주 중 인하 폭을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나서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사고율이 크게 줄어 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의 평균 누적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79.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손해율은 가입자들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사고 등으로 인해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80%를 밑돌 경우 손보사들은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 수익이 크게 증가하자, 정치권과 금융 당국에서는 줄곧 보험료를 낮출 것을 요구해 왔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손해보험사들이 국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동차 보험료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중소형의 보험사들의 경우 대형 손보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험료를 낮출 지는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흥국화재를 포함한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손해율이 95%에 이르기 때문에 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대형사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지 않거나, 인하 폭이 2% 수준을 밑돌 경우 내년에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