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소설), 영미소설
피터 팬과 웬디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김명복 옮김|세계문학전집 6|146×210×16 mm|272쪽
16,500원|ISBN 979-11-308-1786-6 03840 | 2021.5.1.
■ 도서 소개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피터 팬 이야기
제임스 매튜 배리의 세계적인 명작 『피터 팬과 웬디』(김명복 옮김)가 푸른사상의 <세계문학전집 6>으로 출간되었다.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과 달링 가의 세 아이들이 독자들을 환상적인 네버랜드로 안내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따듯하고 풍부한 기쁨과 상상력을 되찾아주는 피터 팬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 저자 소개
제임스 매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
스코틀랜드의 극작가이며 소설가. 수공 직조공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9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머니는 배리에게 이야기꾼의 기질을 길러주었다. 에든버러대학 시절에 신문에 쓴 연극 비평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883년부터 1890년까지 노팅엄과 런던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자연과 생활에 대한 글들을 써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때 쓴 글들은 『오래된 리히트 목가』(1888)에 들어 있다. 1902년에 희곡 두 편을 극화한 <우아한 거리>와 <찬탄할 만한 크라이턴>이 런던에서 공연되었고, 1904년에 판타지극 <피터 팬>이 공연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극을 1911년에 소설로 개작한 작품이 『피터 팬과 웬디』이다.
■ 옮긴이 소개
김명복
1953년 철원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어바냐-샴페인)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서로 『로렌스의 묵시록』 『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아이네이드』 『텍스트의 즐거움』 『인간은 섬이 아니다』 『묘비명 글쓰기』 『어느 영국인 아편 중독자의 고백』, 시집으로 『그림자만 자라는 저녁』, 저서로 『영문학 예술사』 『영국낭만주의 꿈꾸는 시인들』 『문학의 환상력-블레이크의 「천국과 지옥 결혼하다」』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영문학과 명예교수이다.
■ 목차
제1장 피터, 네버랜드를 빠져나오다
제2장 그림자
제3장 떠나자, 가자!
제4장 비행
제5장 섬이 꿈에서 깨어나다
제6장 귀여운 집
제7장 땅속의 집
제8장 인어들이 사는 바다 호수
제9장 네버새
제10장 행복 가득한 집
제11장 웬디가 들려준 이야기
제12장 아이들, 해적에게 잡히다
제13장 요정을 믿으세요?
제14장 해적선
제15장 결전의 순간, 승자는 후크냐 피터냐?
제16장 집으로 돌아오다
제17장 웬디, 어른이 되다
작품 해설
역자 후기
작가 연보
■ 출판사 리뷰
『피터 팬과 웬디』는 스코틀랜드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가 1904년 희곡 『피터 팬』으로 선보여 1911년 개작한 소설로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명작이다. 무성영화부터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되어 오늘날 대중문화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전 세계 가정집의 책장에 자리 잡아 어린이들의 동심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이 불멸의 작품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만 볼 수는 없다. 무거운 삶을 살아가는 어른들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일상생활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상상력을 되찾아 새로운 꿈을 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른이 되기를 싫어하는 피터 팬과 소년들이 어울려 사는 환상의 세계 네버랜드를 배경으로 기상천외한 모험담이 펼쳐진다. 달링 가의 세 아이들은 피터 팬을 따라 밤하늘을 날아 심술궂은 인어들과 악어들이 사는 그곳에서 집 잃은 소년들을 만난다. 아이들은 후크 선장이 이끄는 해적 무리에게 위협을 받는데…….
이 소설은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더한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인어와 요정이 등장하지만, 마냥 신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독특하고 낯선 환상의 세계에서 작품의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의 본성과 작가가 날카롭게 풍자하는 현실을 감각할 수 있다. 이야기가 없는 세계에서 사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벗어나 마음만은 영원히 늙지 않는 신비의 세계로 떠나보자.
■ ‘작품 해설’ 중에서
피터 팬(Peter Pan)은 스코틀랜드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가 창조해낸 우리 가슴에 언제나 살아 있는 “영원히 나이 먹지 않는 소년”이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작가”로 불리는 배리가 1904년에 써낸 희곡 『피터 팬』과 이 희곡을 토대로 1911년에 개작한 소설 『피터 팬과 웬디』는 세계 문학사상 불멸의 작품이 되었다. 이 소설은 전 지구상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이다. 우리는 모두 피터 팬의 놀랍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 이 소설은 답답한 도시에서 고단한 일상을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 우리의 몸,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맑게 해주는 산소 같은 소설이다. (중략)
소설 『피터 팬과 웬디』를 어린이를 위한 소설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어린이들이 이 소설을 읽고 일상생활의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상상력을 길러야 하는 동시에 무겁고 어두운 삶을 이어가는 어른들도 이 소설은 반복해서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은 결코 아동문학만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아동문학’이라는 범주를 설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문학은 나이를 초월하는 것이다. 물론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읽기 어려운 시나 소설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모든 문학은 나이차별주의(ageism)를 초월해야 한다. 노인들도 아동문학을 읽고 꿈을 꿀 수 있어야 하고, 어린이들도 예언할 수 있어야 한다. 『피터 팬과 웬디』는 영어로 쓰여진 소설이지만 번역을 통해 나이와 민족과 지역을 뛰어넘어 함께하는 전 지구 문학이다.
『피터 팬과 웬디』는 1911년 출간 이후 전 세계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무성영화부터 팬터마임,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면서 계속 재탄생했다. 앞으로도 『피터 팬과 웬디』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피터 팬의 이야기는 시대와 지역을 넘어 우리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 정정호(문학비평가, 중앙대 명예교수)
■ ‘역자 후기’ 중에서
아동문학은 특별히 독자가 아동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씌어진 특수한 문학 장르입니다. 그러나 아동문학의 내용을 보면 성인과 아동을 모두 아우르는 이중독자를 가정하고 씌어 있습니다. 자주 우리는 아동문학이 성인 독자를 배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동문학을 창작한 사람은 성인이고, 아동문학을 아동에게 추천한 사람도 성인입니다. 아동문학을 아동에게 추천하려면 먼저 성인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성인이 작품을 아동에게 추천하도록 성인 독자를 마음에 두고 책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성인 독자는 아동문학을 읽으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향수의 정서에 빠집니다. 더구나 아동이 책 읽을 능력이 되지 않아서 성인이 아동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성인은 아동이 읽어주어도 좋을 내용의 책을 선택합니다. 작가는 책을 선택하는 성인 독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아동문학은 성인과 아동을 아우르는 이중독자를 가정하고 씌어졌습니다.(중략)
우리는 책의 장(챕터)마다 책의 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뽑아 신호등으로 삼아 각 장의 제목 아래 실었습니다. 이들 본문에서 뽑아 각 장 첫머리에 실은 글들은 원서에는 없는 이 책의 편집입니다.
끝으로 책 읽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으로 인해 우리가 떠올릴 수 있었던 생각입니다. 책의 내용이야 언제라도 다시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은 다시는 없을 나만의 생각이어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사과가 떨어지고 그 사과 떨어짐이 만유인력에 기인한다는 생각은 뉴턴 이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책을 읽고 책의 내용과 관계없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는 아이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독서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우리가 그 책을 읽지 않았다면 도저히 생각해내지 못했을 우리의 창조적인 사고입니다.
■ 소설 속으로
웬디가 예의를 갖추어 물었다. “애야, 왜 우니?”
피터 역시 요정들의 잔치에 가서, 품위 있는 예법을 배워 예의가 무엇인지 철저히 알고 있었다. 피터는 마루에서 일어나 웬디에게 정중하게 머리를 조아렸다. 웬디도 즐거워하며 침대 위에 앉아서 예의 바르게 머리를 조아렸다.
피터가 물었다. “너 이름이 뭐니?”
웬디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웬디 모이라 앤젤라 달링. 그러는 너는 이름이 뭐야?”
“피터 팬.” (38쪽)
잠시 빛의 원형이 깨어지고, 뭔가가 피터를 귀엽게 꼬집었다. 그때 웬디가 부탁의 말을 했다.
“그러면 팅크에게 불빛을 꺼달라고 말해줘.”
“그럴 수 없어. 요정들이 할 수 없는 일이 유일하게 그것이야. 별들이 그러하듯이, 잠에 빠지면 불빛도 저절로 꺼지게 되지.”
“그럼 빨리 잠들라고 말해.” 존이 거의 명령조로 말했다.
“졸릴 때를 제외하고 그녀는 자지 않아. 그것은 요정들이 할 수 없는 두 번째 것이지.”
존이 투덜거렸다. “내 생각에 해볼 만한 가치 있는 것들 두 가지가 바로 그것들인데.”
(68쪽)
바위는 이제 매우 작아졌다. 곧 물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창백한 달빛이 바닷물을 가로질러 살금살금 다가왔다. 이윽고 세상에서 가장 음악적이고 가장 우울한 파도 소리도 더 이상 피터의 귀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인어들이 달빛을 부르고 있었다.
피터는 다른 아이들과 분명 다르다. 그러나 지금은 피터도 무서웠다. 바다를 지나치며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처럼, 공포가 그의 몸을 뚫고 울려 퍼졌다. 바다 위의 파도는 수백 개가 될 때까지 파도 뒤에 파도가 뒤따른다. 그러나 피터는 오직 하나의 파도만 가지고 있었다. 그는 바위 위에 곧게 섰다. 그는 얼굴에 미소 짓고, 마음에는 드럼같이 울리는 하나의 파도를 가지고 있었다. 피터의 마음속 파도가 말했다. “죽음은 다시 없을 하나의 멋진 모험이 될 것이다.”
(128~129쪽)
피터는 혼자 중얼거렸다. “아줌마가 웬디를 너무나 사랑하나 봐.”
피터는 아줌마가 웬디를 다시 가질 수 없는 이유를 모르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났다.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우리 둘 다 동시에 웬디를 가질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웬디를 좋아한다.”
그러나 아줌마는 절대로 웬디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다. 피터는 슬펐다. 피터는 그녀를 보기를 멈추었지만, 피터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피터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웬디에게 웃기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가 그러기를 멈추자,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가 창문 열라고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아, 알았어요.” 피터는 말하며 침을 꼴깍 삼키고는 창문의 빗장을 열었다. “자, 가자, 팅크.” 피터는 어머니 마음에 깊은 조소를 보내며 소리쳤다. “바보 같은 엄마는 필요 없어.” 그리고 피터는 날아갔다.
(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