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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 / 창비교육 / 2019.03.01
페이지 272
책소개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땀 흘리는 소설』은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은 책이다. 책에는 아련한 눈으로 동시대 청년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는 작가 8명(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이 8편의 소설 속에는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땀 흘리는 소설』은 현재 노동 현장에 있는 사회 초년생과 앞으로 일을 하게 될 예비 사회인(학생)에게 일하며 먹고살아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소개
김혜진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2005년 대산창작기금과 같은 해 제38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5년 대산창작기금과 같은 해 최연소로 제38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일상을 꿰뚫는 민첩성, 기발한 상상력, 탄력있는 문체로 “익살스럽고 따뜻하고 돌발적이면서도 친근”(문학평론가 김윤식)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칼자국」으로 제9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어머니와 단둘이 반지하 단칸방에 사는 ‘나’가, 만삭의 어머니를 버려둔 채 집을 나간 아버지에 대해 떠올리는 상상을 의뭉스러운 서사와 경쾌한 문장으로 빚은 작품 「달려라 아비」에서는 근원적 결핍 또는 실존적 상처이기 쉬운 아버지 부재의 아픔과 페이소스를 아련히 전달하면서, 한국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아버지와는 다른 모습의 아버지상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아버지 상이 갈등 또는 포용의 대상이었다면 김애란이 제시하는 아버지의 상은 아버지를 철부지로 표현하는 아버지 비틀기를 시도하고 있다.
작가는 엉뚱한 듯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화법을 주로 구사하는데, 가볍고 경쾌하면서고 발랄하고 참신할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사건과 인물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그 예로「나는 편의점에 간다」와 같은 작품을 통해서는 후기자본주의의 일상을 예리한 시선과 단순명쾌한 문장으로 담아 전하고 있다.
또한 ‘딸이 말하는 어머니 이야기’라는 너무나 흔한 이야기를 독특한 감각과 표현으로 전혀 새로운 차원에 펼쳐놓은 「칼자국」에서는 작가 특유의 예리함, 신랄함, 명랑함, 상처가 될 법한 일을 상처로 구성하지 않는 독특한 발상법을 작품 곳곳에서 선보였다.
주요작품으로 소설집 『달려라. 아비』,『침이 고인다』,『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등이 있다.|||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화려한 올가미에 얽혀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을 이야기한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2007년 제5회 문학수첩작가상을, 서른 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을 그린 『쿨하게 한걸음』으로 2007년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을 파노라마처럼 연결시키며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욕망의 빛과 그림자를 이야기한 『당신의 몬스터』등의 책을 출간했다. 어린이책으로는『옹고집전』,『숙영낭자전과 콩쥐팥쥐』,『장끼전과 두껍전』이 있다.|||허공에도 눈이 있고 적막 속에도 귀가 있다고 믿는다. 허공을 겨눈 현미경, 적막 틈으로 내미는 청진기는 덤이다. 수많은 갑과 을의 관계를 만들어냈지만, 정작 회사 생활을 한 적은 없다. 명함에는 이름 석 자만 찍혀 있다. 낯선 곳이든, 낯익은 곳이든 이방인이 되어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감미로운 문장력으로 세상에 없었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소설가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 『밤의 여행자들』 『해적판을 타고』가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용익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활동하였다. 현재는 집필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문장력과 매끄러운 전개, 흡인력 있는 줄거리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녀의 데뷔작 『위저드 베이커리』는 기존 청소년소설의 틀을 뒤흔드는, 현실로부터의 과감한 탈주를 선보이는 작품이었다. 청소년 소설=성장소설 이라는 도식을 흔들며, 빼어난 서사적 역량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을 지배하는 섬뜩한 분위기와 긴장감을 유지시키면서도 이야기가 무겁게 얼어붙지 않도록 탄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촘촘한 문장 역시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뛰쳐나온 소년이 우연히 몸을 피한 빵집에서 겪게 되는 온갖 사건들은 판타지인 동시에 절망적인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며, 일반문학과 장르소설의 묘미를 적확한 비율로 반죽한 이 작품만의 특별한 미감은 색다른 이야기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또한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마법사의 눈에 비친 현대인의 비틀린 욕망은 무시무시하고,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헨젤과 그레텔』 같은 ‘잔혹동화’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이들의 문법을 절묘하게 전복시킨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어 화제가 되었다.
구병모 작가는 한 인터넷 웹진에서 '곤충도감' 이라는 작품을 연재했다. 이름을 가리고 봐도 구병모 작가의 작품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작품으로, 용서에 대한 것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2015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오늘의작가상과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장편소설 『네 이웃의 식탁』 『파과』 『아가미』 『한 스푼의 시간』이 있다. |||1967년 경기도 여주 출생.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전태일문학상에 입상했고, 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코끼리』 『폭식』 등이 있다. 소설 「코끼리」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영문 번역되어 해외에 알려졌으며,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창비, 비상, 천재교육)에도 수록되었다. 대산창작지원금, 문예진흥기금에 선정되었으며, 중앙대, 경기대, 숭의여대, 충북대, 한성대 등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현재 문화예술연구소 ‘바라’의 대표이며 제주 외국인평화공동체 이사를 맡고 있다. |||연세대 공대 졸업 뒤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이달의기자상, 관훈언론상, 씨티대한민국언론인상 대상 등을 받았다.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과 오늘의작가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 단편 <알바생 자르기>로 젊은작가상, 단편 『현수동 빵집 삼국지』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 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호모도미난스』,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과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을 썼다.|||1983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치킨 런」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장편 소설 「중앙역」으로 제5회 중앙장편문학상을, 2018년 장편 소설 「딸에 대하여」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어비』, 장편 소설 『중앙역』, 『딸에 대하여』 등이 있다.
|||1987년 목포 출생. 서울시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세계의 문학]에 「얕은 잠」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소설집 『가만한 나날』이 있다.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머리말
김혜진, 「어비」
김세희, 「가만한 나날」
김애란, 「기도」
서유미, 「저건 사람도 아니다」
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김재영, 「코끼리」
윤고은, 「P」
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출판사 서평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어느 날 그는 책가방을 메고 야산을 내려가던 언니에게 말을 걸어왔다. 빨간색 티코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민 채였다. “어디까지 가세요?” 언니는 그때 고시생 총각이 웃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한다. 언니는 그 차를 타지 않았다. 그러고는 곧 읍내에 있는 독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생리통이 오거나 몸살을 앓을 때도 언니는 첫차를 타고 독서실에 가 막차를 타고 돌아왔다.(김애란, 「기도」 81쪽)
연애는 고사하고 꿈과 인간관계마저 포기해야만 하는 청춘들에 관한 8편의 단편 소설. 인터넷 방송 BJ, 가짜 블로그 홍보 대행사 직원, 공시생, 일과 육아에 시달리는 이혼녀,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산재로 고통받는 생산직, 알바생.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우리 시대 청년 근로자들이다. 이 청년들은 직업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부단히 고민하고,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하며, 때론 ‘을’로서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통해 독자는 땀 흘리며 일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애환을 엿보게 되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정당한 무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 회사라는 게 그래요. 조직에서는 합리적이라고 결정하는 게, 당하는 개인 입장에서는 참 매정하죠. 나도 혜미 씨랑 똑같은 처지예요. 이러고 일하다가 회사가 너 나가, 그러면 짐 싸야지.
― 합리적이라고요……. 과장님, 지난달에 태국인 바이어들 왔을 때 환송회 한 거, 제가 영수증 정리하다 보니까 1차 밥값만 제 월급보다 더 나왔던데요.(장강명, 「알바생 자르기」 258쪽)
고달픈 청춘 25시를 가장 리얼하게 포착한 우리 시대 8인의 작가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목차순). 청년들의 애환을 대변하고 사회에 끊임없이 문제적 메시지를 던지는 8인의 소설가를 『땀 흘리는 소설』을 통해 만난다. 소설을 읽어 가며 독자는 ‘일의 가치(「어비」), 직업 선택과 직업 윤리(「가만한 나날」), 청년 실업(「기도」), 여성 노동(「저건 사람도 아니다」), 감정 노동(「어디까지를 묻다」), 이주 노동(「코끼리」), 산업 재해(「P」), 해고(「알바생 자르기」)’ 등 ‘노동’에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그렇다고 소설들이 딱딱하거나 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일하는 청년들의 삶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노동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력서를 동시에 네 군데 보냈는데 첫 번째로 지금 있는 카드사에 몇 단계의 시험을 거쳐 합격했어요. 제가 지원한 분야와 전혀 무관한 부서에 배치되었는데도 회사 방침이라나, 업무 파악을 위해 뭐든 기초부터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수상쩍고 무성의한 답변을 들은 뒤론 거기에 대한 추가 의문을 제기할 틈도 없이,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신입 사원 연수와 엠티를 비롯한 여남은 차례의 사내 교육 코스가 모두 끝났더라고요.(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152쪽)
탄탄한 플롯을 가진 이 소설들은 글을 읽는 내내 재미와 함께 ‘노동’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청춘들에게 근로기준법보다 먼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문학을 업으로 삼은 평론가들과 출판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에서 출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을’로 태어난 개인은 누구나 일을 한다. 그 노동의 대가로 돈을 받고 그 돈으로 삶을 영위한다. 현대 사회에서 일(노동)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여서, 당연히 끊임없이 치열하게 다루어야 할 난제이다. 1970~1980년대에는 이러한 문제가 불거져 나와 누구라도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문학적 시도도 많았다. ‘노동 문학 선집’이라고 불리던 것이 그러한 시도들인데, 현재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노동에 관한 문제가 해소되었을까?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문제는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고착화되어 풀기 힘든 과제가 되었다. 그래서 더욱 더 노동의 문제에 대해 문학이 이야기해 주어야 하고, 실제로 그러한 문제를 다룬 문학 작품도 젊은 작가들이 무수히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은 문학을 업으로 삼은 평론가들과 출판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에서 출발했습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읽을 만한 제대로 된 노동 문학 선집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오래된 서고를 뒤져 깊은 잠에 빠진 70~80년대의 노동 문학을 끄집어내는 것은 주저되는 일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세상은 청춘에게 더 가혹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1세기에 새롭게 일과 직업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 선집을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머리말」 8쪽)
『땀 흘리는 소설』은 문학 즉, 소설을 통해 일과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기획한 책이다. 문학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텍스트라서, 현대 사회에 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읽고 오래 전 끊겼던 토론을 이어가 보고자 한 것이다.
[출처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