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5(일) 색다른 투어 cafe의 아침편지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 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끝없이
끝없이...
나이가 들면서
짙은 향기보다는 은은한 향기가...
폭포수보다는 잔잔한 호수가...
화통함보다는 그윽함이...
또렷함보다는 아련함이...
살가움보다는 무던함이...
질러가는 것보다 때로는
돌아가는 게 좋아진다.
천천히...
눈을 감고 천천히...
세월이 이렇게
소리 없이 나를 휘감아 가며
끊임없이 나를 변화시킨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나를...
"나이가 들면서..."
- 김동길 교수 -
김동길(金東吉, 1928년 10월 2일 ~ )
대한민국의 교수이자 정치가이며 방송인이다. 그는 연희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보스턴 대학교에서 링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시민사회단체 운동과 언론, 방송 강연 활동과 연세대학교 교수, 교무처장, 부총장을 역임하였고 이후 조선일보사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신민당 대표최고위원을 지냈다. 1988년 이후부터는 방송에 출연하여 강연, 사회자로 진행하였으며, 사석에서 한 발언 '이게 뭡니까'를 희극배우 최병서가 풍자하여 화제가 되었다. 김옥길 前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은 그의 친누나이다. 호는 산남(山南)이며 본관은 풍천(豊川)이다.
토요일 아침 뭄이 좀 찌뿌등하여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었지만, 습관적으로 아침 6시는 어김없이 기상을 해왔기에 용기내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습니다.
토요일이라 피크닉을 가듯 김밥으로 가볍게 아침식사를 후 오랫만에 목욕탕을 가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아들녀석을 살살 꼬디켰으나 약속이 있다며 마이동풍이라 혼자 마포의 공덕동 소재 '풍림사우나'로 갔습니다. 이곳에는 약탕을 비롯해 온탕, 열탕, 냉탕, 안마탕, 향신료탕 등이 있고 동네 목욕탕보다 가격이 같으면서도 비교적 시설도 좋아 비록 집에서 먼곳이지만 이사를 오기전 용산에 거주할 때부터 늘 이곳을 이용하곤 했었습니다. 그동안 날씨가 따뜻해 그냥 샤워만 했었는데, 뜨끈 뜨끈한 탕에 몸을 담그고 나니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가시는 듯 했지요.
마포 풍림사우에서 나와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가 아까워 마포대교 건너 여의도의 IFC에서 영화감상을 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였습니다. 이 영화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처음 시작될 때, 장대비가 엄청내리는 가운데, 장물아비 도둑 틈에 섞여있던 한 여자가 사기꾼 백작의 제안을 받고 승용차로 빗속을 뚫고 으리 으리한 궁전같은 숲속의 집의 하녀로 가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곧 뭔가 큰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호기심이 가득했으나 예상했던 애정과 사랑이 가득한 그런 테마영화가 아니었기에 기대에는 어긋났습니다.
어떻든 이 영화는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으나 한참 후 1부, 2부, 3부로 나누어 앞서 방연된 장면들을 다시한번 반복 설명해 주었기에 그때서야 아~!하고 이해가 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역시 박찬욱 감독이 만든 영화의 "친절한 금자씨"처럼 친절한 안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의 전개 그리고 야한 춘화와 같은 만화와 그림 또 성적 장면을 묘사하는 글을 어린 소녀때 부터 아가씨로 성장할 때까지 노예처럼 혹사 당하며 읽어왔고 또 이 아가씨가 낭독하는 음담패설을 청취하는 노인네들의 이상야릇한 장면과 그들의 표정, 또 귀족집 아가씨와 하녀의 진한 동성애 장면은 너무 리얼했습니다.
아마 그래서 19세이하 관람불가였나 봅니다. 어떻든 예상치 못한 영화를 제목만 보고 얼떨결에 보았습니다. 청춘남녀와 가족들이 관람하였다면 낯이 너무 뜨거웠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IFC 제일면옥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마나님과 같이 용문동 시장에서 장을 보고 일단 집으로 귀가하였습니다. 딸아이가 카카오 가족 그룳으로 집안 기쁜 소식을 전해왔기에 우리 가족 모두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축하와 감사의 멧세지를 보내기 바빴습니다.
이어 저녁 늦은 시각, 마나님과 함께 척추 수술을 하였다는 고교동창생 朴사장 병문안을 갔습니다. 멀리 용인지역인데다 토요일 저녁은 고속도로에 엄청 차량이 밀려 무려 2시간이나 소요되었습니다만,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친구의 밝은 얼굴을 대할 수 있어서 또한번 기뻤습니다. 귀가 길은 야심한 밤 11시였는데 그시각 아들녀석이 영등포의 만화 cafe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와 집으로 귀가 도중에 차량을 돌려 영등포로 향했고 함께 집으로 귀가하였습니다. 힘든 하루였으나 어느때 보다도 기쁘고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 오늘의 일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