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세상이 이야기로 만들어졌다는 건
이야기를 만들 줄 아는 인간만의 이야기이다
포유류는 포유류의 방식이 있다
새에게는 새의 방식이 있다
나무에게는 나무의 방식이 있다
모든 생명체는 오로지 지금만 열중해서 산다
지금의 방식이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세상은 흐르는 자연일 뿐이다
이야기로 우선하는 순간
인간은 우뚝 서버린다
이야기 만들려고 흐르는 자연을 짜깁기한다
막고 부수고 변형시키고
그걸 창의적인 창조라고 한다
자연은 자원이 된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을 뒤튼다
책으로 동영상으로 SNS로 이야기가 쌓일 때마다
지구 온도는 올라간다
이야기는 인간만의 생존 방식이기에
이야기를 버려야 한다
포유류 본성을 눌러야 한다
직관으로 자연과 상호작용해야 한다
지금 충실하려는 이야기 생성을 멈추어야 한다
인간은 이야기 창조자가 아니라 자연이라는 거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 지구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불가능하다
가설로도 부적합하다
더군다나 글쓰기로 생존을 도모하는 이는
그래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럼 어떤 인식이 만들어질까
난감한 질문에 갈증이 난다
갈증 해소엔?
오늘은 몹시 추우니 조금만 마시자
새 질문을 잘 풀려면
까먹지 않으려면
이야기를 버리려면
우리 방식이 아니라
지구 생명 방식을 똑바로 알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