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다 읽지 않아서 독후감이 아니라 독중감입니다.
'몰입'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서울대, 카이스트, 외국에서 박사후과정을 해보고 지금은 교수로 있는 사람인데요.
전공은 재료공학이라는 과학자입니다.
이 분은
대학때인가 대학원때인가에 지도하는 교수님이 논문, 데이터, 실험 등으로 판단하기 전에 자기의 연구분야에 대하여 집중해서 생각해 보라는 말을 그냥 흘려보냈다가
이대로 살다가 후줄근한 논문 몇 개만 세상에 남고 나중에 세상떠날 때에 내가 얼마나 후회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니까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연구하는 지를 유심히 보게되었답니다.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어떤 이가 A4용지에 자기연구와 관련되는 내용을 한페이지에 써서 계속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면서 밥먹으면서도 걸어다니면서도 암튼 자나깨나 생각하는 장면이 보였다더군요.
저자도 이걸 해 봤는데요.
그 결과가 매우 놀라웠답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척척 풀리고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쏟아지고요.
이걸 어느정도 한 후에 중학생 대상으로 미적분을 푸는 걸 시켜봤답니다. '미적분은 이렇게 하는 거다'라는 걸 알려주질 않고 대강만 말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는 것만으로 다음날 이걸 푸는 학생이 나왔답니다. 약간의 힌트를 주니까 다음날 또 나왔고, 좀더 많은 내용을 알려주니까 전원 학생이 다 풀었다고요.
저자의 주장은
이런 좋은 아이디어는 머리가 좋으냐? 나쁘냐?와는 전혀 상관없고 '몰입'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몰입을 해보려면,
자신이 정말로 관심있고, 중요한 주제를 선택해서 합니다.
(저자에게는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가'라는 주제였는데요. 재료공학과 관련되는 주제들도 한동안 붙들고 있으면서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딴 생각도 들고 잘 안되지만, 3일이 지나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답니다.
뉴톤, 아인슈타인, 에디슨, 모짜르트....등등이 모두 이렇게 몰입한 상태에서 중요한 성과를 얻어내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저는 화담 서경덕이 생각났습니다. 어릴때 새가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를 며칠간을 참구해 보고, 나중에는 멍하니 앉아서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는 것이 취미였던 소년이었다고 하지요.
몰입하려면,
몰입에 방해되는 외부요인을 끊고
(TV, 신문, 인터넷 끊고...점심도 혼자 먹고...사람을 될 수 있는대로 만나지 않고)
오로지 그 주제만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데 머리를 끓이면서 빨리 생각하면 안되고
(그러면 머리아파지고,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이나 기타 환상이 오기도 한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생각하랍니다. 그러면서도 그 생각에만 집중해서..
몰입이 잘 되면 쾌감이 느껴지고,
그 주제를 생각하기만 하면...또는 그 주제와 관련있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우주에서 이 문제와 나밖에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다가
다음으로
내가 이 문제고 이 문제가 나인 것처럼 느껴져서...
혹시 이 문제를 해결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든답니다. 하지만, 나의 최선을 다해서 생각했으니 여한은 없겠지요.
몰입이 잘 되어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하면,
잠이 잘 안 온답니다. 그리고 이 주제를 생각하는 것이 워낙 재밌기때문에 잠이 안 와서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이 주제만 붙잡고 앉아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정신분열증, 우울증으로 가기도 쉽고 몸이 쉬지를 않아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답니다.
그러니 하루에 1시간정도 땀을 내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답니다. 땀을 내는 운동을 하면, 잠을 안자고 그 것만 생각하는 것이 어느 정도 조절되고, 일상생활도 하면서 몰입도 자기페이스대로 자신이 조절할 수도 있고 잠도 잘 오는 것이지요.
몰입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화두참구와 흡사합니다. 하나를 붙잡고 늘어지고...
문제가 내가 되고 내가 문제가 되는 것도 그렇고..
이 저자는 몰입을 하는 자세가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대개는 편안한 의자나 쇼파에서 뒷목을 기대고 편안히 앉은 상태에서 하는 것 같은데요. 걸어가면서도 운전하면서도 한답니다.
이 분은 과학자라서 이걸 과학적으로 설명하는데요.
장기기억은 어딘가로 저장되서 일상생활에서는 돌아볼 시간이 없는데, 잠 잘 때는 장기기억을 우리의 뇌와 신경이 돌아본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잠을 깰 때는 그걸 기억을 못하고 잠 깨기 직전에 있었던 꿈만 기억을 하는 거고요.
일상생활을 할 때는 우리가 바로바로 판단을 해야하기때문에 단기기억만 보고 명철하게 깨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데요. 잠을 잘 때는 이렇게 깨어있는 이성이 아닌 깊숙한 곳에 있는 감각이 장기기억을 만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몰입을 하면, 명철하게 깨어있는 이성은 가라앉아서(이걸 '심파가 안정된다'고 수행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건가 봅니다.) '판단중지'상태를 만들고, 장기기억을 만질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몰입상태는 '선잠'(잠깐 잠들음)상태에 드는 것이 많고, 그 상태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는 거죠. 장기기억+판단력이 서로 만나게 되니까요.
우리가 감정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오래 반복한 것은 '장기기억'으로 들어가고...그렇지 않은 것은 단기기억에서 잠깐 있다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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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니,
주문수련, 이미지 연상법, 화두.....등등의 수련법의 작동원리가 손에 잡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불교경전총론의 박경식님의 글 옮겨옴
첫댓글 저도 얼마전 소개 받은 책인데 아직 못읽었는데 내용을 소개 받으니 더 빨리 보아야 겠네요 . 감사^^
논리적인 답을 원하는 아이에게 왜 능엄주독송을 해야하는지 설명하기 힘들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옮겨보았습니다. 불교만큼 과학적인 종교도 없는 것 같아요.
참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두참구와 흡사하다는 말도 동감이 되구요..역시 까만콩님 이군요
감사합니다. _()__()__()_
재미있어집니다^^...감사...
저도 이책을 살려고 하는 중이었는데 빨리 사서 봐야겠네요 .정보 고맙습니다.
잘요약해주셔서 책을 한권 읽은것같습니다.감사합니다.()()()
정말.. 까만콩님 감사해요.. 요새 집중을 많이 못해서 걱정했는데.. 자나깨나 몰입하는 습관을 들여봐야겠어요!^-^
이 책 저자가 황농문 님이 맞나요? 좋은책 소개시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