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지는 사람, 암을 이기는 사람
김의신 박사는 수식어가 무척 많다. 세계적인 암 권위자,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암센터 '엠디 앤더슨'에서 32년간 재직한 종신교수, '미국 의사들이 뽑은 최고의 의사'에 무려 11차례나 선정된 암박사...
우리나라에서는 굴지의 모그룹 회장 주치의로 유명하고, 학계에서는 '핵의학의 선구자'로 전 세계 의사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2013년, 암 연구의 최전선 엠디 앤더슨 암센터에서 32년간 종신교수로 재직해 온 김의신 박사의 책 '암에 지는 사람, 암을 이기는 사람'이 출간되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현대암의 모든 것, 그리고 그가 경험한 암을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놓은 책이라, 출간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김의신 박사는 엠디 앤더슨 암센터에서 한국인 환자들을 볼 때마다 무척 안타까워했다.
엠디 앤더슨에 온 한국인 환자들은 한눈에 봐도 유난히 웃지 않고, 잘 먹지 않으며, 구역질을 해대고, 태아 자세로 누워 죽을 날만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의신 박사는 늘 환자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것'과 '마음을 편히 먹을 것'
병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으라고, 우울한 태도는 시작부터 지는 싸움이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그는 살아서 해야 할 일을 찾은 사람들이 치료과정을 꿋꿋이 견디고, 암세포를 달래가며 남은 생을 잘 살아가는 모습을 여러번 확인했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얼마나 살지 묻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라고...
'암에 지는 사람, 암을 이기는 사람' 이 책은 김의신 박사가 지난 32년 동안 세계 최고의 암센터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암의 모든 것, 그리고 암을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의 기적 같은 스토리뿐 아니라, 한국인 암환자의 치유성적이 유독 저조한 이유, 검사 환자보다 조폭 환자가 더 잘 낫는 이유, 암 때문이 아니라 굶어서 죽는 암환자들, 한국인 환자는 한국인 의사가 잘 고치는 이유, 1%의 기적을 만드는 마음의 힘,
암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식습관, 시작부터 암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는 마음가짐, 면역력을 키워 암세포가 살 수 없는 몸을 만드는 법, 암을 만드는 바이러스와 염증에 대한 이해, 종교와 의학과 영성의 관계를 소개하며, 암과 '함께' 가기 위한 사회적 의식전환을 제안한다.
세계적인 거장의 따뜻하면서도 거침없는 조언은, 암에 관한 여러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잘못된 상식과 공포로부터 해방시켜줄 것이다.
한국의 암환자들은 대부분 암선고를 받으면 회사를 그만두고, 쉬어야 한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집에 가두는 것 같다. 그것은 쉬는 것이 아니라 고립이다.
나름대로는 집에서 쉬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여긴 듯하다. 하지만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가 암과 '함께'가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가령 고혈압이나 당뇨증상이 있다고 해서 하던 일을 그만 두는 사람은 없다. 일을 계속하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자신을 돌보면, 세포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과식하면 세포가 빨리 늙는 것처럼 휴식도 과도하게 하면 안좋다.
아무런 긴장감 없이 마냥 쉬기만 하면 기분도 처지고 기운도 점점 없어진다.
몸에 암세포가 생겼다고 해서 하루종일 방에 누워 '생각' 블록으로 성을 쌓고 허물기를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체념하고 소심해지기 마련이다.
혼자서 발전시키는 생각은 자꾸만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쁜 감정이나 고통을 외부로 흘려보내야 한다.
식탁은 마음만 먹으면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개선할 수 있다.
흰쌀밥은 온전히 흰 설탕 덩어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주 앉아서 식사 하는 사람이 숟가락으로 흰 설탕을 푹푹 퍼서 먹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무섭지 않은가?
실제로 쌀밥을 오래 씹어보면 단맛이 난다.
한번은 호기심이 발동해 흰쌀밥으로 식사를 하고 나서 혈당을 체크해 보았다. 잡곡밥을 먹고 나서 혈당을 측정했을 때와 확연한 차이가 났다.
당연히 흰쌀밥을 먹었을 때는 혈당이 많이 올라갔고, 잡곡밥을 먹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에 머물 때 난감한 점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면 대부분 흰 쌀밥이 나온다.
보리밥이나 잡곡밥이 나오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심지어 병원에서도 환자들에게 흰쌀밥을 주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상식 이하의 모습에 내 눈을 의심하기도 했다.
※저자 김의신(金義信, E. Edmund Kim, M.D.) 의학박사. 前 엠디 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 1942년 생, 전북 군산에서 자랐다.
이름 '의신'은 '올바른 믿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이다.
어릴 적부터 '군산의 수재'로 불리던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전공)을 졸업한 후 군의관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1970년 도미해 존스홉킨스대와 피츠버그대, 미네소타대, 워싱턴대 등에서 수학했다. 1980년부터 엠디 앤더슨 암센터에서 종신교수로 일하면서 '미국 최고의 의사'에 11차례 선정됐다.
1994년 미국 핵의학 회장을 지낸 김 박사는 '암의 방사면역 검출법' 개척자이자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의 대가이며, 35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2012년 가을 엠디 앤더슨에서 퇴임한 후 현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WCU교수,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석학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 한국인 의사의 명예를 드높인 공적을 인정받아 2000년과 2005년에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바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후학 양성과 강연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