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아흔 여섯되신 장모님은 하나 뿐인 아들네 집에 얹혀산다고 생각하십니다.
하나 뿐인 며느리를 불편해하시니 가끔 드나드는 딸내미들이 그저 반가우신가 봅니다.
이번에 생신을 맞으시니 아들딸이 함께 밥 한 번 같이 먹자고 모이기로 했는데
공연히 큰딸에게 괜한 수고하지 말라시며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셨네요.
그런다고 그러지 않을 아들딸 사위들이 아닌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하신 겁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떤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됨을 이르는 말로,
한자 성어로는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 쓰기도 합니다.
연회장에 나오신 장모님은 아침 일찍부터 거울 앞에서 몇번이고 용모 점검을 하셨을 겁니다.
귀걸이도 오랫만에 걸치셨더라구요.^*^
그런데 ‘귀걸이’는 ‘귀고리’로 써야 하는 게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듯합니다.
예전에 표준어 규정이 바뀌기 전엔 ‘귀고리’가 바른 표기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귀걸이’와 ‘귀고리’가 둘 다 널리 쓰여 모두 표준어로 인정됐습니다.
따라서 귀에 다는 장식품을 의미할 때는
‘귀걸이’와 ‘귀고리’ 중 어떻게 표기할지 고민하지 말고 아무것이나 쓰면 됩니다.
날씨가 추울 때 쓰는 귀마개도 ‘귀걸이’라고 표기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귀고리’라고 써선 안 됩니다.
안경다리 대신 실로 꿰어 귀에 걸게 돼 있는 ‘귀걸이안경’ 역시
‘귀고리안경’으로 쓸 수 없으니 주의해 사용해야 되겠지요.
그렇다면 ‘코걸이’와 ‘코고리’는 모두 써도 되는 걸까요?
‘코고리’는 사전에 없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잘 쓰이지 않습니다.
‘코걸이’만 가능하다고 기억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목걸이’는 어떨까요?
‘목걸이’와 ‘목거리’는 둘 다 써도 되는 낱말일까요?
‘목걸이’와 ‘목거리’는 모두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 입니다.
그러나 두 표기는 뜻이 다르므로 내용에 따라 잘 골라 써야 합니다.
목에 거는 장신구를 말할 때는 ‘목걸이’가 바른 표기입니다.
그렇다면 ‘목거리’는 무슨 뜻일까.
목이 붓고 아픈 병을 ‘목거리’라 하며,
“약을 먹어도 목거리가 잘 낫지 않는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