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나서, 글의 내용에 동의하며,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사실들을 적어서 답글을 달고자 합니다.
저는 여섯 해 전부터 양력 2월 14일인 발렌타인 데이를 즐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평범한 한국인 남성인 저는 그 때부터 이른바 ‘ 발렌타인 데이 ’ 에 여성으로부터 초컬릿을 받는 일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우선 그 날에 초컬릿을 받는 풍습이 ‘ 일본 ’ , 아니 왜국(倭國)에서 비롯된 날이라는 걸 참을 수 없었고(그 풍습을 따르는 것이 ‘ 왜국에게 항복하는 것 ’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이 서양에서 비롯된 날인데, 서양인도 아니고 백인은 더더욱 아닌 제가 그 날을 기려야 할 까닭이 없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었으며(유럽 중심주의와 백인 우월주의에 무릎 꿇고 싶지 않았죠. 저는 북방 황인종[ ‘ 몽골로이드 ’ ]이고 한국 시민이고 동아시아인이니까요),
나아가 그 날이 (아무리 ‘ 우연의 일치 ’ 라지만) 대한제국의 군인인 안중근 의병장이 근대 왜국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으신 날이라는 걸 알자, 도저히 맨 정신으로는 그 날을 축하하거나 즐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인이 그 날을 즐기는 것은, 근대 왜국[메이지 유신 때부터, 서기 1945년 양력 8월 15일까지 유지된 나라. 스스로 ‘ 일본 제국 ’ 이라 일컫는 나라이기도 하다]의 침략을 묵인하는 짓이며, 안 의병장님을 비롯한 대한제국의 의병들 – 정미의병[丁未義兵] - 과 그들을 목숨 걸고 도와준 모든 대한제국 국민들, 그리고 의병전쟁 때 근대 왜군[倭軍]에게 죽임을 당하신 의병과 대한제국 국민들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만약 말레이시아나 대만이나 타이(Thai. 흔히 ‘ 태국[泰國] ’ 이라 불리는 나라의 참 이름)나 나이지리아나 비엣남(Vietnam)이나 브라질이나 페루나 이란이나 몽골 공화국이나 바라트( ‘ 인도 ’ 의 정식 국호 )나 이탈리아 같은,
친일국가(저는 비난하거나 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 마치 한국이 캐나다나 뉴질랜드[바른 이름은 ‘ 아오테아로아 ’ ]나 오스트레일리아[ ‘ 호주 ’ 의 참 이름]와 친하게 지내듯이 - 왜국과 친하게 지내고 왜국을 좋아하는 나라를 분류하기 위해 이 말을 씁니다)의 시민/국민(또는 위구르 인이나 뵈[서구식 이름 ‘ 티베트 ’ ]족이나 필리스틴[서구식 이름 ‘ 팔레스타인 ’ ] 사람처럼, 나라가 없으면서 왜국과 친하게 지내는 민족들)이 이런 제 글을 읽으면,
“ 아니, 그게 뭐가 문제예요? 세계 여러 나라가 즐기는 날 아닌가? 그리고 ‘ 일본 ’ 이 뭐가 그렇게 나쁜데? 당신은 당신 감정만 가지고 세계인이 즐기는 날을 비난하고 있어! ”
하고 말하겠지요.
그럼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특히, 이란인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 싶군요).
“ 내가 오래 전에 읽은 글에 따르면, 아케메네스 왕조의 후손인 이란 공화국은 마라톤 경기가 이른바 ‘ 페르시아 전쟁 ’ 때 헬라스( ‘ 그리스 ’ 의 정식 국호) 병사가 승리를 전하려고 달려가서 동족 앞에 갔다가 쓰러져 죽은 일을 기리려고 만든 것임을 기억하고, 오늘날까지도 마라톤 경기에는 자신들의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고대사를 기억하고, 자신들의 선조를 욕되게 하는 일은 안 하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 적 ’ 을 이롭게 하는 일도 안 하고, 적의 ‘ 선전 자료 ’ 가 되는 일도 안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비난하는 나라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이란 사람들에게 ‘ 너희들은 과거를 잊고,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이 마라톤을 좋아하듯이 마라톤을 즐겨야 해! ’ 하고 윽박지르는 사람이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국제사회가 이란의 사정을 알고, 그들에게 ‘ 예외 ’ 를 인정해 주며, 그들을 배려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그들은 헬라스와 싸운 적이 없는 자신들은 마라톤을 받아들이고 즐기되, 한 때 헬라스의 적이었던 이란에게는 그 경기에 참여하라고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 넘지 말아야 할 선 ’ 은 지키는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인, 아니 온 배달민족(조선 공화국 공민[公民]과 500만 명이 넘는 국외 동포들과 한국 국적을 얻어 귀화한 사람들과 ‘ 순혈 ’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사람들 포함)은 그 사례를 거울삼아 ‘ 국제사회가 발렌타인데이를 즐기건 말건 상관없이, 우리는 그것을 즐기지 않겠다! ’ 고 선언하고, 그 까닭(근대 왜국의 근세조선/대한제국 침략과 안중근 의병장의 죽음)을 설명한 뒤, ‘ 우리는 예외를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에게 발렌타인데이를 즐기라고 강요하지 마라! ’ 고 덧붙여야 합니다. 그건 우리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란이 마라톤 대회에 선수를 내보내지 않는 게 ‘ 존중받아야 하는 일 ’ 이라면, 배달민족이 발렌타인데이를 즐기지 않는 것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요!
나는 뵈 족이나 몽골 시민이 그 날을 즐기는 건 따지지 않겠습니다. 그들은 서구나 왜국에게 짓밟힌 적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그 날을 즐기는 건 그들 마음이죠. 거기까지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배달민족 앞에서 그 날을 찬양하거나, 배달민족 앞에서 ‘ 너희는 왜 <일본>에 쓸데없는(?) 반감을 품고 발렌타인데이를 싫어하는 거야? 그러면 안 돼! ’ 하고 ‘ 설교 ’ 할 권리는 없습니다. 나는 지금 그 상황을 문제삼는 겁니다! ”
그렇지만 만약 상대가 타이족인 타이 국민이라면, 그리고 캄보디아의 다수민족인 크메르 인이라면, 헬라스 사람이라면, 저는 이렇게 덧붙여야겠죠.
“ (타이족한테는) 만약 당신의 동족이 당신 나라의 오랜 적이었던 버마( ‘ 미얀마 ’ )의 문화를 따른다 해도 받아들일 겁니까[타이 왕국은 오래 전 버마 족의 침략을 받은 적이 있고, 지금도 두 민족 – 버어마 족과 타이 족 – 사이는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저는 세 해 전, 타이족이 페이스북에 버어마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걸 본 적이 있어요 – 잉걸]?
( 그리고 크메르 인에게는 ) 당신은 당신 동족이 당신들과 원수[ ! ]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비엣남의 비엣[ Viet. 다른 이름은 ‘ 킨 ’ . 비엣남의 다수민족 ] 족의 문화를 좋아해도 아무 소리 안 할 건가요[ 비엣남은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를 침략하기 전, 캄보디아를 여러 번 침략하고 그 땅을 빼앗았습니다 - 잉걸 ]?
( 헬라스 사람한테는 ) 댁은 댁 나라 국민들이 튀르키예[ ‘ 터키 ’ 의 바른 이름 ]의 튀르크 인들을 무작정 따라해도 좋아하겠네요[ 헬라스의 전신( 前身 )인 동( 東 )로마 제국은 중세시대부터 줄곧 튀르크 인의 침략을 받아왔고, 헬라스 사람들은 서기 15세기 중반에 튀르키예 공화국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380여년 동안 지배를 받았습니다 – 잉걸 ]? 아닌가요?
( 이렇게 하고 나서 세 사람 모두에게 ) 만약 당신들이 그런 일을 못 참겠다면, 내가 왜국식 발렌타인데이를 따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비난하지 마세요. 난 댁들처럼 내 옆에서 오랫동안 ‘ 원수 ’ 로 지낸 것들의 문화를 좋아할 의무는 없으니까. ”
그렇게 말하면, 뼛속까지 친일파인 사람이 아닌 한, 그들도 제가 하는 말의 뜻을 알고, 더 이상은 저와 다른 배달민족을 비난하지 못할 겁니다(부디 그렇기를 바랍니다). 그들을 설득하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은 “ 멀지만, 가야 할 길 ” 이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굳이 민족주의나 나라 사랑하는 마음( ‘ 애국심 ’ )을 강조하지 않아도 발렌타인데이를 멀리해야 할 까닭은 충분합니다.
우선 그 날에 치르는 행사는 건강에 안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발렌타인데이에는 수많은 초컬릿이 오고가는데, 이 초컬릿들 가운데 99%는 설탕이 듬뿍 들어간 것들이라, 이(치아)와 뼈에 안 좋고, 당뇨병을 불러올 수 있으며, 살이 찌고, 눈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거든요. 그러니, 의사의 신세를 지기 싫다면 당연히 안 즐겨야죠.
그리고 ‘ 사랑하는 마음 ’ 을 확인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생일을 직접 챙기거나, 아니면 만난 지 1년(또는 그 이상)이 되는 날(결혼한 사람이라면, 결혼기념일)을 챙기면 됩니다. 굳이 그 이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나요? 장사꾼의 돈주머니만 만족시키는 일을 할 필요는 없단 말이죠.
여러분은 여러분의 개성을 지키면서, 상술에 휘말리지 않고, 얼마든지 (연인이나 배우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때문에라도 오늘날의 발렌타인데이 행사에는 매달리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어요. 그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침략자에 맞서 싸우신 분에게 억울하게 사형이 선고된 일을 기억하고, 힘 센 침략자/지배자가 퍼뜨린 문화를 뿌리치며, 국제사회에서 정당한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힘쓰고, 건강을 지키고, 상술에 휘말리지 않고, 정말로 개성 있게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저를 비롯한 배달민족이 발렌타인데이를 거부하는 명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이 글을 매듭짓겠습니다.
여러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에게 “ 천(즈믄/1000) 번의 감사를 ” 하는 바입니다.
- 단기 4355년 음력 1월 19일에, ‘ 이제는 남북통일과, 친일파 청산과, 친미 사대주의자들로부터의 해방과, 유럽중심주의에서 벗어나는 일과, 중화사상과 싸워 이기는 일과, 문화의 독립/경제의 독립/인식의 독립과,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일이 필요하다. ’ 고 생각하는 잉걸이 드림
첫댓글 발렌타이 데이라고 초코렛을 받으려고 한적이 없었지만 결혼전에도..해외에서 근무를 많이 하다보니 해외에선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 주고 받는 즉 give and take 이죠..여자로부터의 초코렛 남자로부터의 사탕 이런것들은 전부 상술이죠..
말씀을 듣고 보니,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왜국식(倭國式) 발렌타인 데이를 즐기는 건 더더욱 잘못된 일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드네요. 동등하게 선물을 주고 받으며 축하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좋은 정보를 알려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때 님이 말씀하신 사실도 강조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