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강성지지층을 향해 "대화하자"며 손을 내민 비명(非明)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안동에서 개딸들과 마주친 당일의 동영상을 올리며 "만나서 대화를 통해 민주당을 위한 서로의 역할을 찾자"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를 수박으로 부르는 분들께"라며 동영상 하나를 올렸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칭하는 단어로 당내 비주류를 비하하는 뜻으로 쓰인다.
[사진출처=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 동영상은 그가 안동예천 지역위원회와 협력 협약식과 당원강연회를 하기 위해 행사가 있는 경북도당 사무실을 찾았을 때의 상황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사무실 앞에 '박용진을 거부한다' '사람답게 살아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든 강성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제가 여러분들이 이러고 계실거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부러 온 것은 오히려 여러분하고 말을 나누고 싶어서 그랬다"며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말을 나누고 싶지 않다"는 차가운 반응만이 돌아왔다. 이에 박 의원은 "우리 처음 뵙지 않나, 저는 처음 뵙는다. 그런데 보자마자 적대적으로만 얘기하고 말도 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은, 이게 민주당인가"라며 "민주당이 이렇게 하는 건가, 그렇지 않지 않나. 여러분 의견이 분명하시지 않나"고 계속 대화를 시도했다.
박 의원은 "앞으로 그러면 저도 여러분한테 배워서 똑같이 하겠다. (그러면) 당 대표하고도 얘기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의원들하고 얘기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여러분 어떻게 되나. 당이 두 쪽 난다. 두 쪽 나는 당이 어떻게 정권을 교체하고 어떻게 국민들과 민생을 구하나"며 설득을 시도했다.
그는 "당신이 입만 닫으면 된다"는 한 개딸의 말에 "그게 아니다. 그렇게 윤석열(대통령)이 우리한테 얘기하지 않나. 노동자들에게 입 닥치라고 얘기하지 않나. 그런데 우리가 우리 내부에서 우리 당원들끼리도 이렇게 얘기해야 하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영상 말미에 "박용진 등 당 비주류를 수박이라고 부르고 공격하고 비난하는 분들에게 부탁드린다. 당 안에서의 혐오·공격·분열을 자제해 달라"며 "일방적인 욕설문자 말고 만남을 요구해 달라. 숨어서 비난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욕하는 일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 연락 기다리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염전정치를 벗어나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대화하고 또 대화해야 한다"며 개딸들에게 대화를 하자고 손을 내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