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최근에 중국에서 수술받고 왔습니다. 그 동안 겪은 일을 대충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만 정리했으니 그만큼 시야가 좁습니다. 경험이 다는 아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왕년에 ~~를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하는 인간을 아주 싫어합니다.ㅎㅎㅎ
중국에서 이식수술에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 간암에 걸리다
간암이 발견되기 3년전부터 직장이 바빠졌습니다. 눈에 띄는 성과도 드러나면서 회식이 잦아졌습니다.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집사람의 잔소리도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B형간염과 오랫동안 동거하다보니 그만 본인이 환자라는 사실을 망각한 듯 합니다. 간암 발견 6개월 전에 실시한 초음파 검사에서 평상시와 같이
"간 표면이 좀 울퉁불퉁하지만 다른 이상은 없으니,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6개월 후 전에 다니던 종합병원에 먼저 진료받던 쌀쌀맞은 의사가 싫어서 환자가 제일 많이 몰리는 의사로 변경해서 외래진료를 신청하였습니다. 이것저것 보던 의사선생님이
"오랜만에 왔으니 MRI를 하고 다음 외래 때 봅시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때도 역시 B형간염은 비활동성이어서 항바이러스제 처방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MRI 검사결과 불행중 다행으로 작은 간암이 발견되었습니다. 순식간에 B형간염 보균자에서 간암환자로 엄청난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2. 중국 이식을 준비하면서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은 마치 끝없는 지뢰밭을 통과하는 것과 같아서 일시적으로 간암을 제거하더라도 재발한다."
는 의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간이식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의 이식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중국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수술하고 오신 분들도 만나고, 그 분들과 인터넷을 통해서 직접 접촉하게 되었으며, 그 중 한 곳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접촉한 곳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가) cXXXXXX
워낙유명한 곳이라 접촉 경로가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족 간호사, 국내병원에서 소개, 관련카페를 통한 소개, 선교사 등이 있지만, 희안하게 자칭 의약품납품업자라는 조선족 청년을 이 리버가이드 카페에서 수술받은 분의 소개로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조선족 청년을 소개해준 환자 보호자라는 여자분은 여기에 수술 받기까지 일기식으로 글 올리다가 수술받고 귀국한 뒤 시골로 내려간 뒤 일체 글 올리는 것도 없고, 제가 다른 곳에서 수술받고 온 뒤에 쪽지를 보내니 "누구세요?" 라는 쪽지를 답장으로 보내왔다는 것입니다. 혹시...
하옇든 c공항에서 소개받은 조선족 청년을 만나서 중국식 렌트카 검은색아반테를 타고 병원을 둘러보러 갔습니다.
소개해준 병실을 본 뒤에 병원 지하에 있는 다방에서 수술 조건을 알아보았습니다. 기본 수술료, 수술빨리받게하는 급행료, 간병비, 통역비, 식사비, 통신비,대기하는 동안의 병실료 등등해서 별 옵션을 다 가져가 붙입니다. 그러다보니 비용이 엄청나게 늡니다.
한마디로 한국인 간이식 환자는 조선족의 봉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하니 공항까지 바래다 주지도 않습니다. 제가 병원앞에서 알아서 택시타고 천진공항까지 갔습니다.
얼마 전에 고인이 되신 남은인생은 덤님의 글을 읽으면서 c병원의 횡포가 그려졌습니다.
제가 접촉했던 팀은 모두 조선족 남자2, 여자1가 고정 멤버고 상황에 따라 통역과 밥해주는 분이 투입됩니다.
나) sXXXXX
이 곳도 cXXXXXX과 함께 한국인들이 많이 수술 받은 곳 중 하나입니다. 현재 이 곳은 이름과 달리 s시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하지 않습니다. S시에서 비행기로 1시간30분정도 가는 c시에서 수술을 하며, c시 현지 병원의 의사가 수술을 합니다. 상황에 따라 s시내에 있는 숙소에서 대기할 때도 있고, c시에 있는 숙소에서 대기하다가 수술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보다는 신장이식 횟수가 더 많습니다.
여기의 수술 비용은 합리적이며 패키지식이라 cXXXXXX의 조선족처첨 옵션질을 하지 않습니다. 업무 총괄은 한국인이 하고, 간병, 식사 등은 조선족이 지원합니다. 병실은 cXXXXXX, bXXX등과 비교하면 제일 깨끗하고 좋습니다. 때에 따라서 c시가 아닌 무한, 낙양 등에서 할 때도 있습니다.
단점은 현지 병원의 의사가 수술을 한다는 점이고, 혈액형에 따라 수술받기까지 시간이 천차만별이라는 점과 최근들어 여기에서 수술받고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bXXX
3대 메이저 환우회의 하나입니다. 여기 이식환우회까페는 다른 곳보다 자유롭습니다. 어떤 환우회까페는 까페나 자기네 병원에 불만있는 글을 올리면 운영자 맘데로 삭제합니다. 그러나 여기는 그런면에서 좀 자유롭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임감도 더 있는 듯합니다.
여기도 수술하는 병원이 b시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b시에 있습니다만, 집도의는 현지병원 의사가 아니라 큰b시에서 옵니다. 병원이 한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도시에 있다보니 설마 거기서... 하겠지만, 간이식 수술이 특별한 외과적 장치보다는 의사의 수준에 따라서 성공여부가 많이 결정된다고 봅니다. 여기도 sXXXXX처럼 병원 근처의 숙소에 대기하다가 수술을 받게 됩니다.
병실은 메이저 3곳 중 가장 작지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수술비는 패키지식이라 옵션이 없으며, 일단 수술대기자로 가기만하면 비교적 수술이 빨리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총비용은 cXXXXXX보다는 많이 낮고, sXXXXX보다는 조금 높습니다. 한국분이 업무총괄이며 통역,간병,식사는 역시 조선족입니다. 단점은 변방의 도시라 대기 기간이 좀 심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라)기타
인터넷XXXX와 n시의 병원도 접촉해 보았지만, 소개하는 분의 열정만 있지 검증된 사례가 없어서 패스합니다.
3. 중국이식 후기
저는 위의 메이저 3곳 중에서 한 곳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수술 받고 한달, 두달 뒤에 정상생활로 복귀했다고 하지만, 어떤 분은 몇 년 째 담도협착으로 바일백 차고 다니는 분들도 있고 직장을 잃으신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돌아가신 분도 계십니다.
중국의 간이식 시술 횟수는 한국보다 많을지 몰라도 의사에 따라 병원에 따라 성공가능성에서 많은 차이가 많습니다. sXXXXX같은 곳도 s시에 있는 병원에 있는 의사가 출장와서 하는게 현지 병원 의사보다 더 성공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아울러 중국병원 시설은 CT나 MRI를 아직도 필름으로 보는 수준입니다. 병원엘리베이터에서 담배피는 인간이 있을 정도이고, 간호사의 마스크 낀 입에서 밤참냄새가 풍기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어쩔 수 없이 중국행을 택하시는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 이제 정리합니다.
가)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수술받으신 분들의 의견은 전설입니다.
수술비 4,5천만원, 도너의 나이와 상태를 보고 장기를 선택한다는 것, 어떤 의사가 수술 했다는 거 이제 모두 전설입니다.
여러 환우회에서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합법적으로 수술받은 분들의 후기는 이제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지금은 한국인이 중국에서 수술 받는 자체가 불법인 시기입니다. 선택의 경우가 그만큼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병원도 달라졌고, 의사도 달라졌습니다. 수술성공율도 달라졌습니다.
나)현지병원의사보다 메이저병원의 의사가 시술하는 곳이 성공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에게 좋은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흔한 말로 국내 메이저 병원 외래 진료하는 날 알아보시던가, 입원하실 기회가 있으면 환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
다)항바이러스제 복용하지 않던 분은 수술전에 복용할 필요없습니다.
모든 약은 중국에 가면 업무총괄하는 분의 능력에 따라 현지에서 다 조달 가능합니다.
쓸데없이 의사 처방없이 항바이러스제 복용해서 내성 키울 필요 전혀 없습니다.
라)환자 몸 상태와 성공가능성은 큰 관계가 없습니다.
건강하게 수술받으러 오신분도 수술후유증으로 고생하는가 하면, 정말 흑색이 되어 중국에 오신 분이 수술 후유증없이
회복되는 경우를 봤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내분비계통 질환이 없으시면 도전해 볼만 합니다.
병원이나 환우회를 실명처리 하지 않은점 이해해 주십시오.
이상 저의 좁은 소견으로 본 중국이식경험기를 마칩니다.
첫댓글 고생 하섰고,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건강 하십시요
고생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수술한 병원은
최고 병원이라고 자랑하며, 자신의
수술 집도의를 신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것은
인간애 때문이 아닐까?생각합니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조류가 알에서 깨어날때,
처음본 물체(사람을 비롯한 동물)를 엄마라고
생각하고 따르는 동물적인 본능과 비슷 할수도 있겠지요.
자기가 수술한 병원과 의사가 최고이고,
실패한분의 가족은, 고발하고, 피켙 시위도 합니다.
늘푸른하늘님은 비교적 상세하게 중국 간이식 기행을
올려 주셔서 많은 참고 자료가 되었습니다.
기증자를 못 구하여 고심 하시는 분이나,
재 이식이 필요한 분들을 위하여 계속
올려주세요.
세심한 정보 감사합니다
북경쪽은 제대로 소계되질 않은듯 싶네요...
잠실사랑/ 죄송합니다. 제가 미쳐 소개하는데 틀리거나 빠트린거 있으시면 댓글로 다시거나, 본인 글로 소개하는 글 올려주시면 다른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될 듯합니다.
간이식전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서 DNA수치를 낮추는 건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이식전 환자분 상태가 안좋은 경우...더 큰 부피의 간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물론 간 상태도 좋아야 하고요..... 하여간...잘 수술 받으시고 건강해 지셨다니... 다행 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귀한 말씀에 깊히 감사 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메일로 문의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