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과 조합원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파행을 겪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대치동 구마을3지구와 창원 대원3구역 재건축 사업지다.
서울 대치동 구마을3지구는 조합장이 임시총회에서 해임됐는데도 불구하고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소집해 시공사 선정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임된 조합장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졌고 결국 일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중지해달라고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은 공문을 통해 “조합장 해임이 결정된 경우라면 시공자 선정 절차 진행은 향후 조합원 간 분쟁발생 최소화, 적법하고 합리적인 조합운영 등을 고려해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결국 시공사 선정은 차질을 빚게 됐으며 현장설명회에는 12개 건설사가 다녀갔지만, 입찰마감을 하지 못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64번지 일대에 아파트 273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입지 때문에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최고의 입지를 갖춘 대치동에서 시공사 선정물량이 나와 몇몇 대형 건설사가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조합장과 조합원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시공사 선정이 파행을 겪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창원시 대원3구역 재건축 사업지다.
이 사업은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21-1번지 일대에 1493가구를 신축하는 것으로, 건설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서 갑자기 조합장이 현설 무효를 주장하면서 퇴장했고 이어 조합이 이사회를 소집해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가 결국 대의원회에서 입찰공고를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조합장은 ‘입찰보증금이 30억원’으로 너무 높아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10억원으로 낮춰 재공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지만 이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만 거쳐 대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지난 22일 대의원회가 열려 총 대의원 49명 중 34명이 참석해 찬성 33표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취소의 건’이 가결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장 해임을 진행 중이다.
현 조합장이 해임되면 다시 조합장을 선출하고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갈등이 수주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건설사가 배후에서 조합을 조종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사들의 과열된 수주경쟁이 이 같은 조합과 조합원들의 갈등을 초래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