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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젊은국악 원문보기 글쓴이: 프랭스
운동화차림 ‘공격형 전경’ 등장…시위대에 “덤벼봐” | |
인도에 있는 시민 때리고 망설임없이 소화기·물대포 해산 아닌 ‘본때 보여주기’…‘카메라’도 의식안해 | |
석진환 기자 | |
경찰 ‘80년대식’ 강경진압
어청수 경찰청장이 ‘예고’했던 ‘80년대식 진압’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단순한 엄포가 아닌 노골적인 강경진압이 실제로 진행됐다. 경찰은 “시위대의 과격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현장의 시민들은 “80년대 마구잡이 ‘토끼몰이식’ 진압과 다를 바 없다”고 몸서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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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시청 앞 집회에 나온 회사원 최종현(35)씨는 “정부와 경찰이 일부 과격한 시위대를 근거로 집회에 나온 모든 이들을 폭력집단으로 몰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시위대가 흥분하고, 그 결과로 비폭력 주장이 위축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정부의 의도가 먹혀 들어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 노골적 강경진압 28일 밤 11시50분, 서울 종로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 사이로 전경 600~700명이 소화기를 뿌리며 방패와 곤봉을 들고 시민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뿌연 분말 사이로 시민들이 후퇴하면서 몇몇은 넘어졌고, 수십명은 방패와 소화기·쇠뭉치에 찍혀 피를 흘렸다. 물병 등을 던지며 저항해 봤지만 역부족이었고, 비명과 욕설로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상황이 연출됐다.
정부와 경찰은 주말을 기점으로 그간 시위대에게 허용했던 세종로 앞 네거리를 아예 차단하고 방어선을 시청 앞까지 점차 좁혀가며 시위대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경복궁 관람을 불허하고, 지하철 경복궁역을 무정차로 통과시켰다. 해산을 종용하는 경고방송도 시위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경찰은 “여러분은 비폭력을 외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고, 옆에서 이를 방관하는 자들도 모두 공범이니 엄정 처벌하겠다”는 협박성 경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나아가 물대포를 쏘던 경찰은 “비옷 입고 있는 사람도 잡아가겠다”는 황당한 방송을 내보내 시민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 폭력진압 정당화 28일 집회에 앞서 경찰은 집회용 음향기기를 대여했던 사장의 집을 찾아가는가 하면, 집회 장소와 관계없는 곳에서 방송 차량을 빼앗으려 시도했다. 경찰의 집회 방해 공작도 80년대식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대목이다. 경찰 수뇌부가 지난 26~27일 ‘해산 위주 진압을 검거 위주로 바꾸고 물대포에 최루액과 형광색소를 넣겠다’고 선언한 것도 현실이 됐다. 경찰은 28일 밤 10시30분께 형광물질이 포함된 물대포를 약 7분 동안 시위대를 향해 쏘았다. 형광물질은 90년대 초반까지 사용된 뒤 자취를 감췄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간부는 “폭력·반정부 시위에 고립화 전략을 쓴 게 한두 번이냐. 큰 사고만 안 나면 이대로 밀고간다는 게 지휘부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과거 회귀 행태는 경찰 자체 판단은 아닌 듯하다. 29일 ‘최루액 사용’을 공식화한 정부 담화는 ‘선량한 시민’과 ‘일부 과격 시위대’란 이분법으로 폭력 진압을 정당화했던 80년대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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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08-06-29 오후 07:43:03 기사수정 : 2008-06-30 오전 01:20:43 |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960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