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무현 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1심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이번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이동재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다.
지난 2020년 3월 26일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조인원 기자
7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황 전 최고위원을 정보통신망법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전 최고위원은 YTN 방송과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이 전 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반복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황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20년 4월 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채널A 기자가 ‘허위 진술’을 요구하고, 그러지 않으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 대해서 아주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처럼 이렇게 말한 것 자체는 분명한 ‘팩트’라는 거죠”라고 발언했다. 같은 해 3월 31일 유튜브 정봉주TV에선 “(이 전 기자가) 겁박을 하면서 ‘허위 진술을 해달라’라고 요구를 했고요, 청와대에 있는 중요 인물이면 누구든지 괜찮다는 얘기입니다”라고 했다. 그가 발언한 내용들은 이 전 기자의 편지와 녹취록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또 같은 해 4월 2일 유튜브 김용민TV와 7월 17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도 이 전 기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021년 11월 24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 전 최고위원을 고소했다. 지난달 최 의원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이어 황 전 위원도 1년 반 만에 송치된 셈이다. 황 전 위원은 지난 2020년 3월 당시 MBC의 이른바 ‘채널A사건’ 보도에 앞서 최 의원과 함께 관련 녹취록과 편지를 검토했고, 두 사람은 MBC 보도 직전인 2020년 3월 2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간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관련 기사
황희석 “한동훈, 유시민 계좌추적” 발언… 검찰, 거짓말 유포 혐의 기소
“盧재단 계좌추적은 허위주장”… 한동훈, 황희석·TBS에 2억 소송
앞서 황 전 최고위원은 한 장관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노무현 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지난 2일 1심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21년 11월 TBS 유튜브 채널 ‘국회 앞 유정다방’에 출연해 “(검찰이) 2019년 9∼10월 노무현재단 계좌 추적으로 거래내역을 다 열어봤다. 그 과정에서 신라젠을 통해 유시민 전 재단 이사장을 잡으려고 채널A 기자와 정보를 공유해 소위 검언유착했다”고 발언했다. 이에 한 장관은 노무현재단이나 유 전 이사장의 계좌를 추적한 적이 없다며 2021년 12월 황 전 최고위원을 경찰에 고소했다.